한국 언론의 과학 보도 수준을 뻔히 알기에, 비판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같은 일을 하는 사람으로 민망하기도 하고...
그래서 '디스팩트'라고 한겨레 디지털뉴스팀에서 만드는 포스캐스팅 방송에서 '긴급(?)' 편성해서 다뤘습니다.
들어봐주시길.
포스캐스팅 듣기 http://www.podbbang.com/ch/9039?e=21838643
영재 교육 프로젝트 관련 부분만 따로 쓴 기사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720210.html
디스팩트 잘 들었습니다. 한마디로 지금까지 나온 보도중에서 가장 사태를 정확히 꿰고 있군요. 이근영 기자님 연륜도 느껴지고. 이기자님 시각이 거의 학계 시각과 일치하고요 몇 가지 더 붙이자면.. 모교수님이 잠깐 언급하셨던거 같은데 박사학위 논문과 그 내용이 실린 학술지 논문은 다릅니다. 보통 이런 경우 문제되는 학술지 논문뿐 아니라 통과된 학위논문도 조사하는게 학계 상식입니다. UST에서 학위논문도 조사해야 정상입니다.
후속논문건은.. 천체물리학저널의 공지문에 이미 이 연구의 가치에 대해 나와 있습니다. 2002년 프로시딩과 별 차이 없다는 것. 즉 2015년 논문이 가치가 있다면 그건 박박사의 것이지 송씨 것이 아닙니다. 참고로 이 논문 주제는 13년간 별 인용할 논문이 없는데서 알 수 있듯이 인기가 별로 없는 주제입니다. 어려워서 안 하는 것이 아니라 물리학자들이 별 관심이 없습니다. 이론물리 대학원생 정도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고요 전세계 20명만 이해할 수 있다는 부분은 납득이 안가네요. 오죽하면 공학도가 식을 유도하겠습니까.
이 논문의 학술적 가치는 후속연구와 별 상관없고요 이미 판정이 끝난겁니다. 설사 나중에 이걸 발전시켜서 재밌는 연구를 한다 할지라도 그 건 후속연구의 가치지 이 논문의 가치는 아니죠. 후속연구로 증명해보이겠다는 소리는 어딘가 익숙하지 않나요? 10년전에도 들었죠? 그리고 말씀대로 표절 학자로 낙인 찍혀서 후속연구라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의문이고. 불쌍하게 됐습니다.
후속연구를 잘 한다고 표절이 덮어지는 것도 아니고 이 논문의 가치나 송씨의 기여가 올라가는 것도 아닙니다. 후속연구론은 그저 논점회피의 수단일 뿐이죠. 10년의 세월, 과연 세상은 달라졌을까요?
문제의 본질은 황씨도 송씨도 박씨도 아니고 과학자 -> 언론 -> 국민으로 이어지는 과학보도 사슬에서 자정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풍토이고 우리 사회의 비판의식이나 윤리의식이 매우 낮기 때문에 생기는 일이라고 봅니다. 과장하는 취재원은 떠들고 그걸 간파할 수 있는 동료 과학자들은 침묵하고 언론은 사실보단 흥미위주로 쓰고 국민은 언론을 맹신하고 내부고발자들을 비난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반복됩니다. 어디서부터 고쳐야 할까요?
네, 참 어디서부터 고쳐야 하는 건지 답답합니다. (혹시 오해할 분이 계실까봐, 저는 이근영 기자 아닙니다.)
언론이 시발이에요
젤 나이드신 분이 이근영기자님이시죠? 사실 현재 한국과학계의 큰 문제가 노벨상 병 때문에 연구비를 선택과 집중을 하고 있는 문제입니다. 이번 사건도 이런 선상에서 봐야겠죠. 몇개 대형 프로젝트에 돈을 몰아 주는 바람에 대다수 학자들은 연구비를 못 따고 학회도 못가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국가 연구비 자체는 적지 않는데 점점 연구풍토는 나빠지고 노벨상은 오히려 멀어지고 있죠. 한국에서 필요한 건 소수의 천재나 노벨상 프로젝트가 아니라 다수의 건강한 풀뿌리 연구자들입니다. 어느 구름에서 비가 올지 모르는데.
네, 제일 나이 많은 분이 이근영 기자입니다. 방송에서 목소리가 가장 점잖게 나오는 분입니다. 나머지 세명도 모두 기자이긴한데, 디스팩트 진행하는 사람들입니다. 이근영 기자가 '초대손님'인 셈이죠. (한겨레에서 과학 담당 기자로는 사이언스온이라고 웹진을 책임지는 오철우 기자도 있습니다. http://scienceon.hani.co.kr )아, 연구비 몰아주기 문제도 있군요.
연구비 몰아주기에서 누가 특정주제를 결정하는가가 모순이고 비리개입 소지가 있고요. 선정되면 대박이고 탈락대다수는 연구비가 소소해지죠. 누가 무슨 권위와 능력으로 주제를 정하나요? 노벨상수상자라도 그거 정하는 사람이 될수없어요
영재지원사업 연구비에 대한 감사 청원 부탁드립니다
연구과제 보고서의 부실과 표절의혹도 제기됐고. 현재 일반인 시각의 제일 큰 문제는 송씨의 다음 논문이 실리면 해결되는거 아니냐?, 송씨도 그런 식으로 얘기했지만, 는 오해입니다. 애초에 이문제는 송씨가 실력이 있냐 없냐, 논문이 가치가 있냐 없냐의 문제가 아니고 표절의 문제죠. 황씨의 문제가 줄기세포가 있냐 없냐가 아니고 논문조작이 문제였듯이. 황씨도 얀드릭쇤도 다 실력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실력이나 후속연구가 문제가 아닌데 일반대중들은 그걸 오해하고 있습니다. 이런 조작이나 표절을 한 번 하면 국제 학계에선 "신용불량자"가 되는겁니다. 재기가 불가능합니다. 아인슈타인 뉴튼이래도 인정해주지 않습니다.
사실 저도 천체물리학 저널이 공지하기 전에는 편집장이 박박의 지도교수였기에 republication 판정이나 자기표절정도로 나올줄 알았는데 표절이라고 나와서 좀 놀랬습니다. 심하게 말하면 자기 제자에게 학문적인 사망선고를 내린겁니다. 한국인 정서론 이해가 안 가지만 국제학계는 이렇게 냉정합니다. 국제 학술지는 논문을 심사할 때 조작이나 표절이 없다는 전제하에 심사를 합니다. 그 불문율을 어기는 사람에게는 대신 용서란게 없습니다. 설사 송씨가 앞으로 저널에 몇 편 낸다해도 유명해질수록 이 사건이 더더 문제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