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심리학 같은거 좋아해서 프로이트 정신분석이나 피터슨 교수 강의 같은거 자주 찾아 보고 그러면서, 나는 절대 내 정신력이 나약해지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요즘은 또 아닌거 같다

  자살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나약한 정신이라고 속으로 비웃었던 지난 날의 나를 반성함과 동시에, 이제 한켠으로는 공감이 되는 듯도 싶다. 근래 모든 걸 내던지고 삶을 끝내는 선택이 어쩌면 더 추해질 내 미래의 모습을 마주하는 것보다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외면적으로는 굳센 모습을 보이며 버티는 일이 이렇게 힘들 줄도 몰랐다. 모고가 하나 하나 망해가며 다음 시험은 대박이라며, 이전보다 열심히 해서 더 나아진 성적을 보여줄거라 떵떵댔던 내가, 지금 당장조차도 더 나아질 의지를 보이지 못한다는게 한심스럽고 창피하다. 왜 나는 더 열심히 오늘 하루를 보내지 못했을까 하는 책망의 말이 매번 잠자리에 들 때 마다 옆구리를 후벼판다.

  안으로부터 무너지는걸 내 겉 껍데기가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가늠이 가지 않아 매일이 공포스럽다.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내 모습과, 내가 꿈꾸는 내 머릿속의 내 모습 사이의 괴리감이 목을 조른다.

  내 친한 친구, 가족, 존경하는 선생님께 털어놓고 싶지만, 오히려 남에게 의지하는 나약한 모습을 나 자신이 견디지 못할 것 같다. 껍데기가 무너질 것 같다. 항상 나에게 위로받고, 나에게 의지했던 사람들에게 반대로 기대는 나의 모습을 상상하기 어렵다.

  속은 곪아가는데, 껍데기만 부여잡고 늘어지는 내 모습이 한탄스러워, 어디 하소연할 곳도 없고 하여 내 속풀이 하는 겸 적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