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년 겨울방학이 되고, 난 입시 방향을 정해야 하는 기로에 섰어. 교과 차이때문에 수시와 정시를 둘다 챙기는 건 불가능한 상황이었고, 안정적이지만 상한선이 어느 정도 정해진 수시와 퍼텐셜이 있지만 하한선도 없는 정시 중 결국 후자를 택했지. 재수를 결정했을 때도 딱히 후회하진 않았어. 그때 수시를 준비했다고 해도 결국 결과는 내 마음에 들지 않았을 거고, 결과론이지만 재수해서 어느 정도 성공적인 결과도 얻었으니까.
근데 그 당시엔 인지 못했던 아주 큰 문제가 하나 있었어. 내가 이전에는 수능 공부를 염두에 둔 적이 없었다는 거야. 그때 입시 커뮤니티는 고사하고 인강 등 사교육 시장에 대해서도 정보가 거의 전무한 상태라 제대로 된 학습계획을 세울 수가 없는 상황이었지. 그런 상황에서 수능을 치겠다고 설쳐댔으니 재수는 운명이 아니었을까... 뒤에 쓰겠지만 이런 점 때문에 나중에 과탐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어.
과탐은 지구과학1과 물리학2로 정했어. 화학과 생명과학이 너무 싫어서 서울대를 목표로 물1지2와 지1물2 중 고민을 했었는데 배워본 경험으론 천체에 좀 약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저렇게 정했던 것 같아.
그렇게 결심을 끝내고, 2021학년도 수능을 바라보고 공부를 하던 중, 코로나가 터졌어. 개학도 미루고, 등교도 미루고, 온라인 수업까지 하게 되면서 자습시간이 늘고, 이 와중에 교육청 모의고사 점수는 어느 정도 나오고... 공부를 안 할 최적의 환경이 갖춰진 상태로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갔지. 얼마 뒤 등교를 하긴 했지만 수험생 치고는 적은 공부량을 유지한 채 6월과 9월 평가원 모의고사를 치게 됐어.
성적은 사진처럼 나왔는데, 저 두 시험을 치르면서 국어는 확실히 부족한 면이 있다고 느꼈고, 수학은 꽤 할만하다는 생각을 했지. 과탐은 내신 베이스로 해결할 수 있을 줄 알았지만 아니더라. 지구과학은 사실상 공부를 안 한 상태여서 6월 이후에 공부를 좀 했고 물리는 역학까지는 어느 정도 기억이 있었는데 2, 3단원 들어가니까 정신을 못 차리겠더라구 ㅋㅋ 암튼 9월엔 꽤 희망적이라고 생각했었어. 확실히 나아지는 면이 있었고 수능까지도 성장세를 어느 정도 유지하면 되는 거니까.
이후로는 나름 열심히 공부를 했어. 국어는 간쓸개랑 이감 모의고사, 수학은 나름 여유가 있다고 생각해 계속 실모만 풀었고... 그런데 과탐이 문제였어. 수능에 맞춰 과탐을 공부한 적이 없는데, 학교 교육과정의 특수성에 기대어 막연히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병신같은 생각만 하고 있었던 것 같아. 인강이나 출판으로 나오는 컨텐츠에 대한 정보도 거의 없고, 그때는 물2갤도 존재만 알았지 이렇게 활성화되어 있을 줄은 몰라서 수특수완이나 더프, 이투스같은 사설실모들만 주구장창 붙잡고 있었지. 개념도 명확히 기억나지 않는 놈이 참 같잖은 짓을 했어.
이때문에 11월 쯤 넘어가니 과탐에 대한 압박이 엄청나게 들더라구. 그런데도 해법을 알 수가 없으니 그저 불안해 하면서 무작정 과탐 공부의 비중을 늘렸지. 자연스럽게 나름 자신있던 수학의 비중은 줄고. 생각해보면 대체 왜 오르비같은 곳에 검색이라도 할 생각을 안 했나 몰라.
결국 결과는 이렇게... 저날 국어는 스스로 실력이 부족하다고 판단을 해서 그냥저냥 넘겼다고 생각했고, 수학을 푸는데 절대 막히지 말아야 할 번호에서 막히고 있는 거야. 한두 문제는 어떻게든 넘겼지만 이런 상황이 몇 문제 더 벌어지니 결국 멘탈이 나가 수학에서만 세 문제를 풀지 못했어. 수능 준비를 하면서 절대 수학에서는 망할 일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큰 충격이었지. 너무 충격을 받아서 정시 원서 접수마저 하지 않고, 재수를 결심하게 됐어.
이거 2편 쓴 지가 한달이 넘었었네... 잘 쓰지도 못하는 글 재밌게 봐주니 고맙다 #4 재수편으로 끝날 듯
언제 올지는 모름
글 읽는거 김은양 해설지 읽는기분이네 ㅆㅅㅌㅊ
갑자기 궁금해졌는데 성적통지표 말고 증명서라 나오는건 올해부터인가? 카이스 홈페이지에서 보니까 증명서라고밖에 안나오던데
통지표는 학교나 학원으로 날아오는 성적표(증명력 X) 증명서는 평가원에서 뽑는 성적표(증명력 O) 이걸로 알고 있음. 그래서 증명서에만 진위판별 번호 있지 않나
ㅇㅎ ㅇㅋㅇ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