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제목: 노베 고2에서 현역 정시 설물천까지 (스압)


난 고2 1학기까지는 공부에 뜻이 없었음


그냥 강물처럼 흘러가는 대로 살다가 적당한 대학교 가서

적당히 취직하고 평범하게 사는 게 꿈이었음


그래서 내신도 열심히 안 챙겼고,


그냥 시험 3일 전에 교과서랑 학교 프린트만 풀어보고 시험을 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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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내 2학년 1학기 내신 성적임 ㅇㅇ


(표준편차를 보면 알겠지만 난 좆반고를 다녔음)




찍은 킬러 4개 중 3개가 맞아서 전교2등 날먹한 확통이랑


이상하게 학교 프린트만 풀고 갔는데 넉넉하게 만점이 나온 물리


이 두 과목 빼고 나머지는 걍 처참했음


국 수는 각각 3등급이고


영어는 열심히 풀어서 6등급이었음


근데,


난 이런 점수를 받아도 별로 낙담하지 않았음


애초에 목표도 없었고 그냥 흘러가는 대로 살고 싶었으니까 ㅇㅇ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시간을 죽이다가 여름 방학이 찾아왔고,


집에서 뒹굴거리던 나는 어떤 애니를 하나 보게 됨


이게 내 인생을 바꿨음





"사쿠라장의 애완 그녀"





이걸 다 보고 나니까


그냥....그냥 충격이었음.


걍 현타가 존나 왔음.


인터넷 세상에서라면 몰라도,


난 현실에서 한 번도 노력해 본 적이 없었다는 걸 깨달았음


미칠듯이 세상에 내 존재를 알리고 싶었음



그 때 마침,


공부할 때 그나마 술술 풀리고 재미있었던 물리가 생각났음


그리고 물리랑 관련된 교양 서적을 잔뜩 읽었음


책들을 읽는 내내 가슴이 뛰는 게 느껴지더라.


그 순간부터 내 꿈은 우주론을 연구하는 물리학자였고,


목표는 설물천이 되었음.


(이때 유동으로 물2갤에 정시로 설물천 가려면 어느 정도 성적 받아야 되는지


ㅈㄴ 물어보고 다녔는데 낚시성 답변들만 받았던 걸로 기억함.....)







담임쌤한테 공부를 시작해보려 한다고 연락드리니까


인강 패스라는걸 소개 시켜 주셔서


그 날부터 대성 패스를 끊고 한석원 수2 생각의 질서로 공부를 시작했음


솔직히 좀 어려웠는데 꾸역꾸역 해서 생질은 2주만에 끝냈음


그리고 커리큘럼 가이드에 나와 있는 대로 바로 알텍을 들어갔는데....



이게 ㅅㅂ 생질이랑은 비교도 안 될 정도로 ㅈㄴ어려운거임ㅋㅋㅋㅋㅋ


나형 쉬운4점 정도의 문제들도


몇 시간씩 고민해가면서 겨우 겨우 풀고


대부분 틀렸음...ㅋㅋ


근데, 그래도 계속 부딪히다 보면 언젠가 늘 거라는 마인드로


꾹 참고 알텍 5회독을 돌렸음


이 때 실력이 참 많이 늘었던 것 같음



참고 자료로 5회독 하는 동안 3번이나 틀렸던, 그 당시 나한텐 웬수 같았던 문제 사진 첨부함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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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제 다시 보니까 또 짜증나네





암튼


알텍 5회독 돌리고 나니깐 딱 개학을 했고,


이제 감이 좀 잡혀서


닥치는 대로 문제를 풀기 시작했음


다른 과목도 학교 수업 다 들으면서 진짜 열심히 공부했음


진짜 열심히.


진짜.


진짜로.





그래서 결과가 어떻게 나왔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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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 1등을 찍어버림ㅋㅋㅋ




개쩔지않냐


물론 이런 성적 상승은 내가 다니는 학교가 ㅈ반고라서 가능했던 일이었겠지만


난 나 스스로의 가능성을 증명해낸 것 같아서


진짜 너무 기뻤음



이때 이 미친 성적 상승을


초창기 클린하던 빡갤에 유동으로 올려서


개추 5개 받고 념글 갔었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작년 초까진 빡갤 념글 1페이지에 있었는데


언제부턴가 삭제된 것 같더라 ㄲㅂ...








각설,


이제 고3이 되었음.


근데 뭐 생활적인 면에서 달라진 점은 없었음


그냥 평소대로 공부했을 뿐



다만 심리적으로 너무 힘들었는데,


수능 공부 할 시간이 너무 부족해서 그랬던 것 같음


정시로 서울대를 노리는 나였지만


전교 1등도 찍은 마당에 수시 카드를 아예 버리기엔 너무 아까웠거든.


그래서 학교 수업도 다 열심히 듣고


내신 열심히 챙기고


세특 챙기고 동아리 활동하고....





보통의 수시러들이 하는 것처럼 꾸역꾸역 생기부를 채우는 동안


"난 아무리 생각해도 정시인데 왜 이걸 하고 있나"


이 생각이 오조 오억 번 들었는데


혹시나 하는 마음에, 수시로 붙을 가능성도 1%는 있을 거라는 생각에


도저히 놓을 수가 없었음


대신 수능 공부 할 시간이 줄어들어 간다는 압박감이 너무 무거워서


정말 괴로웠음....


(이 때부터 친구랑 대화하는 상상 하면서 혼잣말 하는 습관이 생김)






그렇게 정신 없이 살다 보니 대망의 6평이 찾아왔음


근데 그날 늦잠자서 ㅈㄴ 급하게 준비하느라 시계를 집에 놓고 간거임ㅋㅋㅋㅋㅋ



시계를 못 보니 뭐 시간 관리를 못 하는 건 당연한 일이지...


국어에선 안 풀리는 고전시가 문제에 빨려들어가서 한참 붙들고 있다가 독서 한 지문을 아예 쌩으로 날렸고,


수학은 의식적으로 빨리 풀려고 하다 보니까 미적 29 30에서 내리 계산 실수가 났음


과탐도 시계가 없으니 걍 망했지 뭐


그래서 그 때 받은 성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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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설물천에 가기엔 턱없이 모자란 점수였음


이래놓고 수시 원서 넣을 때


설대 일반이랑 카이스트


이렇게 딱 두 장만 쓴다고 하니까


쌤들 표정이 얼마나 재미있었는지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


어휴...





근데 6평을 이렇게 못 보고도


수능 공부에는 전념할 수 없었음


왜냐고?


수시 카드를 버리지 않기로 결심한 이상


즐거운 기말고사 대비 해야지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한 달을 또 날려서


결국 3학년 1학기도 1.3 전교 1등으로 마무리했음




대신 여름방학은 정말, 정말 열심히 수능 공부에 전념했었음


그냥 닥치는 대로 공부만 해서 그런가


솔직히 내가 그 때 구체적으로 뭘 했는지는 기억이 잘 안 나지만


이때 그렇게 열심히 한 공부가 참 재미있었다는 인상 만큼은 강렬하게 남아있음





근데 여름방학이 딱 끝나니까 그 잠깐의 행복도 빼앗겨버림ㅋㅋㅋ


왜냐면 좆같은 자소서를 써야 했거든....


난 이 자소서 쓰는 시간이 진짜 존나 아까워서


담임쌤 피드백만 받고 한 2주만에 속성으로 자소서를 완성시킴


근데 이렇게 최대한 시간을 단축해도,


자소서 완성하고 나니까 9평이 일주일 정도 남아있었음ㅋㅋㅋㅋㅋㅋ


그래서 그 일주일 동안 겨우 수능 공부에 대한 감 정도만 되찾고 9모를 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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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여름방학 때 열심히 한 덕인지 꽤 나쁘지 않게 나왔더라


........국어 98점 2등급만 빼면 말이지


(04현역들아 너넨 꼭 언매해라 난 모평이었지만 너넨 수능에서 이럴수도 있다 ㄹㅇ)




이때쯤 물2갤이랑 화2갤이 연합으로 70일의 전사 포스터를 만들었었는데,


마이센빠이 들어간 포스터에 이름 한번 올려 보겠다고


맨날 윾동으로만 갤질하다 오랜만에 로그인했고,


로갓 하기가 귀찮아서 이때부턴 걍 로그인 한 상태로 갤질 하기 시작함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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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그 포스터 자료 사진)








암튼,


이제 진짜 고지가 눈 앞에 보이니까


조금만 더 하면 정말 되겠다는 생각에


있는 힘 없는 힘 다 짜내서 공부에 올인했음




하루 종일 독서실에 틀어박혀서 끼니 다 거르고 공부하다가,


밤에 집에 와서 아침 겸 점심 겸 저녁을 먹으며


22학년도 물2갤 최고의 떡밥인 "오늘의 실모" 를 올릴 때가 거의 유일한 휴식 시간이었음


(그때 내가 쓴 오늘의 실모 글들이 궁금하면 걍 내 닉네임으로 작성 글 검색해서 보셈. 클리너 돌리면서도 일부러 이건 안지웠음)










그러다 어느덧 수능 전날이 되었음


이 날은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만 간략하게 써 보겠음.



코동욱 경제 강화클래스를 벅벅 풀고


패스파인더 파이널을 벅벅 풀고


영어는 단어 한 10개 외우다가 집어던지고ㅋㅋ


물리, 화학 실모 하나씩 보고


밤에 집에 와서 어머니랑 싸우고


너무 서러워서 울면서 잠들었음





그리고.....


드디어 결전의 날.


일어나자마자 물2갤에 빰빰빰빰을 올리고 수능장에 갔음


수능 날 아침엔 계속 면앙정가 해석을 읽었는데,


시발 지금 생각해보면 독서 예열지문을 읽었어야 했음


1교시 종이 땡 치자마자 화작을 풀기 시작했는데


아니 이거 분명 쉬운 문장인데 몇 번을 다시 읽어도 이해가 안 되는거임 ㅋㅋㅋㅋㅋㅋ


그래서 평소보다 읽는 속도를 현저하게 낮출 수 밖에 없었음


왜 다들 예열지문 예열지문 하는지 뼈저리게 느껴지더라ㅋㅋㅋㅋ


당연히 시간은 부족했고,


난 평소 실모에서 연습했던 대로 비문학 보기 문제 3개를 전부 읽지도 않고 버렸음


그렇게 나머지 42문제만 풀고 마킹까지 하니까 딱 시간 끝나더라


가채점표는 25번까지밖에 못 썼음...




솔직히 국어가 망했다는 걸 머리로는 알았는데,


그 땐 진짜 내가 가진 모든걸 쏟아붓고 해탈의 경지에 올랐었나 봄


이상하게 감정의 동요가 전혀 없었음



덕분에 수학은 평소 실력대로 여유롭게 다 풀었고,


시간이 꽤 남아서 검토까지 넉넉하게 할 수 있었음



영어는 원래 못 하니까 별로 기대가 없었는데,


평소엔 한 시험지당 11문제씩 버리던걸 이상하게 그날은 잘 풀려서 9문제만 버렸음


물론 결과론적으로 78점 3등급이 떠서 별 의미는 없지만,


단지 문제가 잘 풀린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수능 당일에 심리적으로 많은 도움이 됐음



과탐은 어떻게 풀었는지 솔직히 하나도 기억이 안 남


겨를이 없어서 문제 푸는 일 외에는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음


그냥,


"정신 차려보니 끝나있었다"

"하얗게 불태웠다"


딱 이 정도의 느낌이었지ㅋㅋㅋㅋ





그렇게 전쟁이 끝나고,


집 가는 택시 안에서 국어 가채점을 해 보는데.....


씨발ㅋㅋ


가채점표를 작성한 25문제 중에 틀린게 5개임ㅋㅋㅋㅋㅋㅋㅋ


씨발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오만 가지 생각이 다 들더라



"알바해서 운전학원 비용 벌고 1종 보통을 딴 다음에 재빠르게 공군 운전병으로 입대해서 군수를 조져야겠다. 국어는 강민철을 듣고 수학은 호훈을 한번 다시 믿어봐야지....... 영어는 제대로 공부해서 2등급까진 만들어보고 물리는"


까지 생각하니까 집에 도착했음ㅋㅋㅋ




근데 엥?


평가원에서 시험지 다운받아서 복기로 국어 나머지 20문제를 채점해보는데


씨발 뒤에건 다맞은거임ㅋㅋㅋㅋㅋ


수학도 채점해보니 만점이고


과탐도 잘 떴더라



진짜 이 때 얼마나 감동적이었는지 모른다


안도감에 다리에 힘이 쫙 풀리고 바닥에 풀썩 주저앉았음





그 뒤로는~


물2갤에 호들갑 좀 떨어주고


진학사 보면서 마음 졸이다가


결국 설물천 원서 쓰고 기다리니까?


떡하니 합격해버렸다 이 말입니다 ㅋㅋㅋ



합격인증: https://m.dcinside.com/board/physics2/129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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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수능 4일 전에 쓴 내 목표랑


수능 성적표 보여주고 글 마무리할게


긴 글 읽어줘서 고맙고,


물붕이들 전부 올해 수고 많았다


올해든, 내년이든 전부 관악에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니, 분명 볼 수 있을거다


왜냐하면 너희는 대한민국 이과의 자존심


"물리학2 선택자" 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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