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는 눈이 오던 여름..  
"히히 병욱아 눈이 온디 눈이 온다잉"
형은 반쯤 부러진 항미생물 화학제를 들고 요란을 떨었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저 점순이가 준 감자가 참 맛있는데이..  애 너두 하나 해라"
나는 고개를 떨구고 비균질한 질점을 향해 발걸음을 옮길 뿐이었다.
그때 멀리서 총성이 들리고, 형이 푹 하고 쓰러진다.
그것은 옛날 내 가상의 날개가 돋았던 흔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