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친구가 모교 놀러 가게 따라오라고 하면서 나 포함 민간인 몇 명을 끌고 갔었는데, 현역 성대 1명에 재수 중경외시 정도 3명, 나 혼자 버저리 삼수생인 조합이었음..
1, 2, 3학년 교무실에 본교무실까지 쭉 끌려다녔는데
지나가는 선생님들마다 ㅇㅇ이 올해는 서울대 가야지~ 이러고
3학년 부장은 언제 내 성적 진학사?에 돌려봤는지
ㅇㅇ이 이번에 물리학과는 안되고 어디 써라~ 이러시느라 상당한 데미지를 입음..
뭐 이럴 거 예상하고 끌려간 거긴 한데..
그 3학년 부장이 지구과학 담당이라 그런지 자꾸 나한테 지과교 바이럴 하다가 안 먹히니까 농대 바이벌 간호대 바이럴까지 함ㅋㅋ
그러고 마지막으로 '남들은 못가서 안달인 한양대인데..' 하면서 말을 흐리셨는데
음.. ㅋㅋ 그러게요?
그냥 웃으면서 은퇴하실 때 지구과학 교사 자리 넘겨주십쇼! 하고 나옴
나 고딩 때나 적어도 작년까지만 했었어도 이런 소리에 대해 내 귀는 차폐율 100퍼였을 텐데.. 여전히 지금도 그럴 생각은 전혀 없긴 해도 일단 귀담아 듣기는 했음
으른이 되어가나 봄..
나는 나름 그래도 멘탈이 강한 편이라 솔직히 작년 올해 크게 힘든 적은 없었음
물론 재종 다니거나 한 애들과 달리 집에서 공부를 설렁설렁했기 때문에 더 그렇게 느끼는 것도 있을 거임
근데 이렇게 애들이랑 모교를 돌아다니다 보니 원래부터 계속 느끼기도 헀고 N수 마음먹을 때부터 감수하던 거였는데 더 크게 다가오더라고
내 왼쪽에 있는 애는 2학년 마쳤다~ 그러고 오른쪽에 있는 애들은 1학년 마쳤다~ 그러고 누군 학점 4.xx라고 자랑하고..
반면 나는 음.. ㅋㅋ
이 4명은 다 곧 군대 간다는데 전문연 타령하던 나는 대학원은커녕 대학도 불투명하고 먼 훗날 전문연 운지해서 노병으로 입대할지도 모르고..
이런 머릿속으로 밤에 부모님과 다른 주제로 대화를 하던 중 어쩌다 내가 먼저 말을 꺼냈음ㅋㅋ
이미 농사범은 안 쓸 것 같다고 작년부터 얘기는 해뒀었음
하고 싶은 공부, 가고 싶은 과(전과도 힘든)가 아니기도 하지만, 겨우 21살인 내가 이때만큼은 인생에서 나름 중요한 선택일 텐데 벌써부터 타협을 하고 싶지 않았음
지금 타협하면.. 언젠가 이런 상황이 또 닥쳐왔을 때 몸부림 쳐보지도 않고 더 쉽게 타협할 거 같으니까.. 이런 게 참 무섭더라
암튼 부모님도 뭐 나랑 비슷한 성향이니까(하기 싫은 공부는 죽어도 못하겠는) 바로 ㅇㅋ 하셨는데
그럼 이제 떨어졌을 때를 생각해야 하잖아? 성적표 받은 이후로 계속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ㅋㅋ
암튼 그래서 아마 난 떨어진 뒤에 얌전히 한양대 복학은 못할 것 같다~
근데 이젠 내가 망집에 사로잡혀서 이러는 건지 정말 설물천에 가고 싶은 건지 슬슬 헷갈린다~ 라고 말했음
이거 듣고 하시는 말씀이
올해 붙으면 정말 좋겠는데 혹시 떨어지더라도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해보라고..
사수 반대는 안 하시냐 물어봤는데
반대한다고 해서 안 할 것도 아닌데 그럼 지원해 줘야지~ 하심
일단 만약 떨어지면 내년 상반기 정도는 돈 다 지원해 줄 테니까 국내든 해외든 여행이라도 다니면서 머리를 좀 비워두고
그래도 다시 한번 도전하고 싶다고 생각이 들면 그때 시작해 보라고 하셨는데
살짝 감동이었음
이런 대화했다고 합격 확률이 올라가는 것도 아니겠지만 마음은 한시름 놓이더라ㅋㅋ
부모님께 잘 해야겠어..
뒤늦은 후회지만.. 고3 때는 무슨 자신감인지 공부를 안 했고ㅋㅋ 작년, 올해는 '공부를 열심히' 한 게 아니라 '공부 열심히 하는 척을 열심히' 하지 않았나 싶더라고
수능 때 미끄러졌다, N월 모의고사 때처럼만 나왔으면 됐다, 2~3개만 더 맞았으면 물천 비벼봤다..
뭐 이런 소리도 한 두번 해야지 3번째가 되니까 좀 그렇더라
근데 한숨이 세월을 돌려주는 것은 아니니까.. 후회는 이 정도에서 끝내보려고 하고 지금은 원서 영역 백분위 100 뜨길 물 떠놓고 기도해야겠지ㅋㅋ
두서없이 썼고 퇴고도 안해서 글이 어떨지는 모르겠는데.. 마지막으로 한? 마디 하겠음!
재수를 생각하는 04나.. 나와 비슷한 상황에 처한 02, 또는 그 이전에 태어나신 어르신분들..
2020년 기준 대한민국 기대수명이 84세인데, 남들보다 뒤처졌다 이런 생각 하지 말고 더 윤택한 60여 년, 후회없는 60여 년, 낭만으로 가득 찬 60여 년을 보내기 위해 다가오는 1년을 투자한다고 생각하자구ㅋㅋ
어떤 힘든 일에 다리가 걸려 넘어졌을 때, 우여곡절을 겪어온 사람들은 무릎이 까지는 걸로 끝날 수 있는 일도 힘든 경험 없이 살아온 사람들은 다리가 부러질 수도 있는 거고
너희들의 1년이 무의미했던 1년이었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무가치한 1년은 결코 아니었으니까.. 너무 상심해하지는 말고ㅋㅋ
너희의 노력과 실패를 통해서 얻는 가치는 물론이요, 재수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가치도 있기는 확실히 있음
근데이게1년갈아넣어서얻을만큼의가치가있냐라고물어본다면..몰?루
원래 인생이란 게 환희와 고통의 연속인 것인데.. 아직 우리들의 환희의 대선율은 시작되지 않았을 뿐임
부디 원서 영역에서 너희들만의 환희의 대선율이 연주되길 빌고, 만약 그렇지 않더라도 너희는 1년 뒤 꼭 성공할 것임!!!
내일 원서 잘 쓰고!
혹시 올해 나의 스나가 성공한다면 적어도 싸이 20개 정도는 뿌려보겠음!!!
관악에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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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같이 합격한 뒤 화학부 과방 두드리고 예비대학생이 누구임!! 할 예정..
존나 눈물나서 코드까지 입력하고 개추줬다 스나 같이 성공하자
안 될 거 뭐 있노
내얘기같노... 화이팅임 ㅠㅠ
같은 02년생 틀딱으로서 열렬히 응원합니다ㅋㅋ
꼭 붙을거임
예아
아직 방 안뺀 02틀딱이다... 응원할게
작년 설컴 스나 성공의 기운 받아갑니다..
01틀딱이다 삼수는 성불 타이밍이다 붙어라.
관악에서뵙겠습니다
글 잘 쓴다.. 감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