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이론이 재밌는 발상이긴 한데, 네가 너무 희한하게 받아들이는거 같다.
일단 나는 나 스스로가 자아가 있다고 착각하는 기계라고 생각해서 설령 내 정체가 볼츠만 두뇌여도 상관 없다는 입장이긴 하다.

다만 너의 말 중에 우주의 질서를 어지럽힌다 이 부분을 읽고 너가 이 이론에 적용되는 엔트로피를 이상하게 오해한것 같다고 생각한다.

염려해서 내가 다시 쉽게 비유해서 설명해주자면,
잉크를 물에 떨어뜨리면 한곳에 덩어리져 있지 않고 즉각적으로 퍼지며 그게 엔트로피법칙의 가장 대표적인 현상이고 또한 이것이 우주 전반에 절대적인 법칙으로 작용한다.

인간의 뇌는 이상하게 그 집결한 상태로 계속 유지가 되기 때문에 따라서 우리는 사실 잠깐동안 존재했다 사라지는 두뇌이고(잉크를 물에 떨어뜨린 직후) 이게 엔트로피 법칙에 따르면 더 자연스러워야 된다 이말인데,

니가 이걸 읽고 멘붕에 빠질만한 요소는 뭐가 되어야 하냐면, 기억이라는 것도 일련의 물리적인 대상이기 때문에 내가 태어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모든 기억은, '대충 10^-50초 전에 우연히 그렇게 만들어진 두뇌'를 통해 만들어진 기억이고,
우리는 항상 '순간'(시간의 한 점)만을 인식 할 수 있기 때문에 절대 그러한 사실을 자각 못하게 되는것
이 생각을 확장시키면,

수능을 조져서 질질 짜고있는 내가 사실 10^-50초 전에 태어났을 수 있다는 가능성도 받아들여야 하고, 따라서 우리가 시간의 흐름을 느끼는 것 자체가 착각이라는거다..
또한 내가 갑자기 어느 외계행성에서 화산에 빠지기 직전이거나, 장수풍뎅이가 되서 나무진액을 먹고 있거나 해도 외계인, 장수풍뎅이인 내가 그때마다 전부 기억의 끊김이나 이상하다고 느끼는 일말의 의문 따위없이 내가 수십년동안 외계행성에서 살아왔고, 수주동안 나무에서 살아왔다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될거다.

멘붕에 빠질만한 요소는 요정도고 다시 돌아와서 너가 멘붕에 빠졌다면서 말했던 질서를 흐트러뜨린다고 생각하는 거 자체가 볼츠만두뇌이론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말인거다.

그리고 엔트로피의 감소는 국소적으로 우연히 일어날 수 있고 그 우연히가 우주의 입장에서 우연히기 때문에 우리가 볼츠만 두뇌가 아니라 생명체로써 존재하는 사실이 마냥 말이 안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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