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때는 공부를 안했습니다.
초등학교때까진 잘난척하려고 책을 읽고 입터는걸 좋아했는데
중학교때부턴 그게 안되더라고요.
성적으로 이미 누가 똑똑한지 누가 아닌지가 분명하게 가려지는 시점.
더이상 이빨만으론 내가 머리 좋다고 인정해줄 사람이 아무도 없었어요.

근데 초등학교때도 공부는 뒷전이고 맨날 놀기에 바빴었고,
강북에 살던 저는 강남에 이사를 와서야 같은 반, 학교 애들이 너무나도 많은 것을 알고 있단 걸 깨달았어요.
선행이 뭔지도 몰랐던 제 옆자리엔 고등학교 수학을 푸는 아이들이 있었어요.


당연히 학교에서 공부로는 도태되었고, 그냥 대충 책 읽어서 배운 내용으로 시험을 때웠어요.

그러다 중3이 되어 갑자기 하나고에 가고싶단 생각을 했어요.
하지만 성적은 반에서 5등, 그 밑.
그런 애가 한 학교에서 한 두명 겨우 가던 하나고에 가겠다고 갑자기 공부를 시작했어요.

수학은 함수의 정의부터 다시 공부했어요.
함수가 뭔지 이해가 안갔거든요.

근데 그 이해도 하루에 몇 번이고 무작정 외우고 되뇌이니 어느 순간 되어있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수학에도 흥미가 생기고, 자신감을 얻었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과학과목 중에 수학을 많이 쓰는 물리에 계속 관심을 가졌어요.

다른 과목도 꾸역꾸역 챙겨가면서 중3 1학기 중간고사에서 결국 반 1등까지 해봤어요.
물론 메타인지를 하게되고 나선 의지가 점점 사그러들어서 성적은 점차 하락했어요.

결국 졸업할때 보니 상위 10퍼센트, 전교 3-40등 정도로 졸업했어요.
하나고는 당연히 불합격.

나쁘진 않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당시엔 제가 원하던 결과를 이루지 못해 너무 슬펐어요.
아무리 봐도 욕심이 과했고 양심이 없었지만, 인생에서 처음 맛보는 불합격에 인생이 캄캄해지는 기분이었어요.

그 후 그냥 일반고에 붙고 공부를 시작했어요.
고1 첫 3월 모의고사는 전교 3등.

그래도 중학교때 해둔 공부가 헛되지 않았단 걸 깨달았어요.
중학교 성적이 탁월하진 못해서 장학금을 받진 못했지만 담임선생님의 관심은 얻을 수 있었어요.
담임선생님은 제가 입학함과 동시에 교편을 잡기 시작하신 갓 임용된 선생님이셨어요.
1학년 상담때 나 정도면 서울대 충분히 간다고 말씀을 해주셨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입결도 잘 모르시는 선생님의 말씀을 너무 철썩같이 믿어버렸어요.

그 말을 듣고 더 이상은 공부를 할 필요가 없겠구나 싶어서 공부에 소홀해졌어요.

결국 고1성적은 평균 3등급.

코로나가 터져버린 고2때엔 겨우 공부를 다시 하기 시작해서 평균 2등급, 총점 2점대 중반.

저는 이 때에도 정신을 못차리고 서울대는 그냥 이대로도 간다고 생각했어요.
디시를 시작한 것도 고2 중반때였어요.
지금은 사라진 윤갤. 그 당시 처음 맛본 자극적인 커뮤니티의 존재는 제가 공부대신 커뮤에 목을 메개 했습니다.

그 때문에 고3때까지도 정신을 못차리고 서울대를 가겠다는 생각에 물2를 골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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