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초등학교 때까지만 하더라도 내가 서울대를 갈 거라고 상상도 하지 않았음

적당히 근처에 있는 부산대에 가서 적당히 회사 다니다가 적당히 살다 가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상당히 비범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음


'서울 애들이 그렇게 공부를 잘한다더라' 이런 가스라이팅에 당했던 것도 있고, 공부를 그리 깊게 해 본 적도 없으니 딱 기댓값만큼의 기대를 했던 것 같음

초등학교 시험은 나름 상위권이긴 했지만 그리 높은 편도 아니었고


다니던 공부 관련 학원도 영어학원, 수학학원 이렇게밖에 없었고, 이게 내가 초등학교 때 다닐 수 있었던 학원 전부였음

촌동네라 국어학원은 있지도 않았어


그러다 5학년때쯤 수학학원을 옮겼음


원래 다니던 곳이 5명 정도가 같이 수업 하나를 듣는 형식에, 초딩이 다니는 학원이 다 그렇듯이 고등학교 과정까지 쭉 달리는 게 목표였음

그런데 나를 여기다 집어넣고 보니까 내 진도가 엄청 빠른 거임

다른 애들이 반쯤 가 있을 때 나는 다 끝내 놓으니까 그래서 이제 뭐함? 같은 문제가 발생했음


그래서 끊고 다른 학원에 들어갔음


새로 다니게 된 학원은 일주일에 숙제를 50장씩 주는 기예를 선보였고,

수업 방식도 사실상 과외에 가까운 형식이었던지라 진도가 쭉쭉 나가서 6학년에는 고등학교 문제를 풀기 시작했음


생각해 보면 이때 계산 피지컬 키워놓은 게 진짜 컸던 것 같음




하지만 당시엔 아무 일도 없었음

공부 좀 친다 하면 응당 초6때 고등학교 문제를 풀어야 하는 거였거든

일단 우리 동네는 그랬음


그러니까 부모님도 '우리 애가 사람 구실은 하겠구나' 이 정도 생각만 했지, 영과고를 보내야겠다던가 하는 결론까지 이어지지 못했음

나도 그렇게 생각했고


그래서 중학교 때는 진짜 별 일이 없었음

그냥 영어학원 수학학원 뺑뺑이 돌리고 끝이었음


그러다 중3이 되고, 고등학교를 선택해야 할 때가 옴

서울대 수시가 목표라면, 두 가지 선택지가 있었음


1) 주변 일반고를 가서 내신 1점대를 받고 농어촌전형을 쓴다

2) 주변 자사고를 가서 내신 3점대를 받고 지균을 쓴다


내 중학교 최종석차가 21등인가 그랬음

나는 미련 없이 1안을 폐기하고, 자사고에 지원서를 넣음


이제 자사고를 가면 공부를 해야 하니까, 일단 시내에 있는 국어학원을 고등학교 입학하기 전까지만 다녀보기로 했음


거기서 고1 비문학 기출을 풀라고 해서 풀었는데 꽤나 할만했음

그래서 그냥 안 풀었어

딱히 잘 가르치던 곳은 아니라서, 이거 말고는 별로 기억나는 게 없음


국어학원에서 면접 준비도 해 줬음


거기서 뽀로로에 나오는 동물들이 같이 살 수 없는 이유에 대해 '에디가 집을 부숴먹어서' 같은 대답을 하는 짓을 저지르기는 했지만, 다행히 실제 면접에서는 그런 사태가 발생하지 않았고, 합격증을 받을 수 있었음




그렇게 고1이 됐음







다음은 자고 일어나서 쓸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