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물1

고1 초반에는 별생각없이 수능으로 물1화1 치겠거니 해서 시작함. 배기범 내신대비 강의로 아다 뗐는데 나랑 너무 잘 맞아서 물스퍼거의 길을 걷게 됨.

처음에는 내가 마찰이 존재하는 세상에 살다 보니 역학에서 제시하는 상황이 내 상식과 상충하는 부분이 너무 많아서 좀 힘겨웠는데 적응하니 ㅈㄴ재밌어짐.

그러다가 고2 여름쯤부터 병신같은 수시 걍 포기하고 물2를 접하게 되면서 인연이 끊어지게 됨. 그리고 23물2에 데이고 물1로 도망왔는데 도망친 곳에 낙원은 없었음.

내 물1기출 데이터베이스의 최종 업데이트버전이 21수능까지였는데 22수능부터 점전하 개수가 4개가 돼버리고 요상한 P-T 그래프가 나오질 않나 하여간 내 기억속의 물1과 너무 달라서 적응을 못함.

그래서 24수능 4등급 찍고 다시 개같이 물2로 복귀.


2) 화1

사실 나는 고1때까지는 화학이 과학 중에서 가장 좋았음. 중학생 시절 대학교 영재원을 1년동안 다닌 적이 있는데 그때도 화학반이었음.

그래서 싱글벙글하며 2학년이 되었는데 화학 Ⅰ 이라는 과목은 내가 알던 화학과 너무 달랐음.

일단 몰에서 한대 얻어맞음. 그래도 개념이 정립되니까 대충 그럭저럭 할만했음. 문제는 오비탈부터 시작함.

'이 씨발 오비탈에 쳐 들어간 전자 개수비를 달달 외우는 걸 화학이라고 할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이 계속 생김. 그러다가 이온화 에너지 들어가서 걍 던짐.

이건 화학이 아니라 암기대결이었음.

그래서 화학과의 인연은 여기에서 끝. 아직도 화학 하면 손발이 와들와들 떨림.


3) 생1

생1은 고1 겨울방학 때 속칭 카피캣의 강의로 시작함. 처음에는 은근 재밌었음. 근수축과 신경전달에서 약간 이게 본질이 맞는지 의문이 생겼지만 나름 잘 풀리니 좋아쓰.

호르몬 드가니까 우리 몸 내부에서 이렇게 복잡한 과정을 거쳐 신진대사가 이루어진다는 걸 새삼 깨닫고 생명과학 쪽으로 진로를 잡아 보려는 생각도 잠시 했음.

그렇게 첫 중간고사를 치니 뭔가 심상치 않았음. 생각보다 시간이 ㅈㄴ 후달림. 친구가 도긩이를 추천하길래 올 어바웃이랑 인피니트 에볼루션을 사서 한번 들어봄.

일단 한 강의당 8시간 ㅇㅈㄹ하길래 숨이 턱턱막힘. 강의를 계속 듣다 보니까 문제는 술술 풀리는데 내가 생명과학 문제를 푸는 건지 논리학 문제를 푸는 건지 약간 혼란스러웠음.

문제 하나당 풀이가 존나게 길어지니까 이 풀이법을 그냥 뼈에다 새길 정도로 연습하고 손으로 적지 않고도 대가리 속에서 술술술 써내려가는 경지에 이르러야 한다는 걸 깨닫고 손절때림.

지금 유전에서 기억나는건 매트릭스 다이아 하나뿐임.


4) 지1

고2 막바지 시절, 과탐 나머지 하나를 뭐로할까 하다가 결정. 사실 23수능까지 투투는 정신병 취급받았고 실제로 할 엄두도 안 났기에 화1과 생1을 버린 이상 선택지는 하나뿐이었음.

학교에 노트북 들고가서 오지훈 인강 들으며 고2의 마지막을 보냄. 아직 주변은 지구과학에 대한 멸시가 좀 있는 상태여서 좀 쭈그러지긴 했음.

그런데 생각보다 지구과학이 잘 맞았음. 일단 본인이 모르겠는 건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성격이라 개념 강의를 무진장 돌려들음. 거의 완강까지 5개월은 걸렸을거임.

그래서 한 3월쯤 되니까 웬만한 문제는 잘 풀림. 그리고 명성에 비해 상당히 과학적이어서 납득도 잘 되었음. 과학적으로 설명이 안 되는 개념을 다루지는 않을까 걱정했는데 기우였음.

그래서 수능까지 계속 밀고 나감. 수능 때 15번이었나? 정답률 씹창난 문제가 있었는데 나는 아직도 그 문제를 왜 틀리는지 이해가 안 됨. 그리 고민하지 않고 풀었던 것 같음.

그러다가 서울대 아니면 운지한다는 심정으로 25수능때 지2로 갈아타면서 지1과 작별.


투과목은 한번 끊었다가 쓸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