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이고, 올해 수능 성적으론 서성한 공대 쯤 갈 수 있을 거 같다. (전화기컴 빼고)


난 서울대(한국 최고 대학이니까)나 카이스트(학문을 배우기 너무 자유로우니까)를 너무 가고 싶어서 2과목을 선택했다.


매일 최소 13시간씩은 최선을 다해 공부했다.


병원 갈 시간도 아까워서 예약도 다 수능 뒤로 잡았었고, 24시간 스카에서 엎드려 자다보니 허리에서도 쑤시는 듯한 통증이 생겼다.


수능 치기 하루 전에만 해도 서울대나 카이스트 갈 성적이 안 나온다면 당연히 재수할 거라 다짐했다.


근데 수능 치면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더라.


난 재수하면 수학은 삐끗해도 96 받을 자신 있다. 영어도 아무리 어렵게 나와도 1등급 놓치지 않을 자신 있다.


난 국어가 약한데(이번 수능 2등급 나옴), 이것도 내 안 좋은 방법을 버리고 1년동안 뼈 빠지게 노력해서 1등급 받을 자신 있다.


이번 국어에서도 벽이 느껴졌지만, 정말 죽어라 하면 내 노력으로 뛰어넘을 수 있는 벽인 거 같았다.


근데 과탐은 진짜 아니더라.


평가원 이 개새끼들은 이제 고일대로 고이고 썩을대로 썩어버린 놈들을 변별하는 데에만 혈안이 돼 있는 거 같아 보이더라.


대체 이딴 더러운 문제들을 어떻게 30분만에 쳐 풀라는 건지 이해를 할 수가 없다.


그리고 난 애초에 계산도, 발상도 살짝 느려서 타임어택을 남들보다 잘 못한다.


그래도 21수능 수준까지는 노력으로 커버가 될 거라고 확신했다.


근데 22수능은...하..


내가 1년동안 죽도록 한다고 해서 1등급을 보장할 수 없을 것 같더라.


그리고 내 1년을 왜 이딴 병신같은 과목들을 배우는 데에 또 써야 하는지에 대한 회의감이 미친듯이 몰려왔다.


특히 과탐에서 킬러랍시고 내놓은 문제들은, 아이디어만 잡으면 깔끔하게 풀리는 게 아니라,


걍 얼마나 빨리 평가원이 설계해놓은 모형을 찾는 지 찍어서 맞추는 문제로밖에 안 보인다. (특히 생명 16번)


그 문제의 경우를 조목조목 다 따져가며 논리적으로 풀려면, 그 문제 하나만으로 15분은 써야하는데,


시험시간이 30분밖에 안 되는 시험에서 그게 말이 되는 소리냐??


그리고 그 어려운 문제들을 내가 많이 푼다고 해서 내 사고력이나 창의력이 향상될까?


난 아니라고 본다. 설령 향상된다 쳐도 그 시간에 내가 원하는 대학 과목을 공부하는 게 훨씬 더 효과적일 것 같다.


난 그만할 거다. 이딴 퍼즐놀이를 1년을 더 하라고? 진짜 ㅈㄴ게 끔찍하다.


못하겠다. 난 그냥 서성한 낮은 공대라도 감사히 갈 거다. 서울대? ㅈ이나 까라 해.

내가 서성한에서 복전이나 전과, 하다못해 연고대로 편입을 할지언정,


재수는 죽어도 안 할 거다.


이딴 쓰레기 시험에 초3부터 고3까지 9년도 너무 과분하게 쏟아부은 것 같다.


하...그냥 밤에 이런 생각들 때문에 기분이 안 좋아서 여기에라도 털어놔본다.


이번 년도에도 재수, 삼수, N수 하는 사람들은 진짜 존경한다.


그리고 제발 내년 수능은 잘 치길 빈다.


긴 글 읽어줬다면 고맙다. 모두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