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는 좋은 대학이었음. 당시에 생각보다 대기업도 잘보내고, 캠퍼스 예쁘고 했어서

하지만 나 자신한테 너무 현타가 왔음. 고딩 때 폰과 노트북만 쳐 하다가 공부를 제대로 안했으니까

아버지가 화를 내는데 아버지 돈으로 학원 다녔던 거 생각하니 아무 말도 못하겠더라

그래서 대학 들어가기 전부터 피트랑 반수 고민하다 결국 반수를 결심했는데

1학기는 일단 대학 다니고, 2학기 휴학하고 여름방학 때부터 기숙 재종에 가기로 함

왜 기숙 재종이었냐?

난 고딩 생활을 마치고 내가 왜 실패했는지를 너무나 잘 알고 있었음

코로나 영향도 있었다지만 전자기기가 내 공부시간을 엄청 잡아먹었거든

폰을 못쓰게하고, 일체 전자기기가 없어도 되는 환경인 기숙재종이 답이라고 생각했음

공부 방법이 좀 틀려도 괜찮으니 공부 시간부터 왕창 늘리고 보자고 생각했음

그렇게 실적 좀 나오는 가까운 기숙학원에 가기로 마음먹고, 전북대를 다녔음

대학생활은 코로나로 아무 것도 못하고 기숙사 안에만 틀어박혀 있었음. 룸메가 기숙사에 아예 안들어와서 더 그랬음

중고딩 때 친했거나 알고있던 얘들 의대, 스카이, 과기원, 홍대 등등 다니는걸 알게 되면서

현타가 더 씨게왔음. 이때 처음으로 무기력증도 걸렸음

하루종일 밥도 굶고, 낮잠자다 수업 빠지고

에타 켜면 은돌이가 그라샤샤샤샤 거리고 있고

물2갤 켜면 보이는 서울대 합격증들은 너무 비현실적이어서 와닫지도 않았음

여튼 말로만 반수한다 하고 아무것도 안하며 살았음

제발 정신좀 차리라고, 너 지금 그게 수험생활을 하는 수험생이 이래도 되는거 맞냐는 소리 들을만큼





1학기를 마치고 기숙사를 나왔는데 전북대에서 2학기 기숙사 등록하냐고 전화가 왔음

반수 때문에 안한다고 했더니 오히려 응원해주더라

기숙재종 본격적으로 들어가기 전에 일주일 정도 미리 공부에 적응할 겸 스터디카페에서 공부하고

수능까지 약 150일 남은 시점에 기숙재종에 들어감

처음 들어갔을 때 목표는 광명상가였음

7월 사설모를 보니 광명상가 성적이 나옴. 목표 국숭세단으로 잡음

8월 사설모를 보니 국숭세단 성적이 나옴. 목표 건동홍으로 잡음

9평 직전 쯤에 기숙재종 룸메들한테 왕따당하는걸 더 이상 견디기 힘들어서 방을 옮겼음

9평을 보니 건동홍 끝자락 성적이 나옴. 목표 건동홍으로 잡음

11월 사설모를 보니 갑자기 서성한 성적이 나옴. 목표 서울대로 잡음

그리고 수능을 보러 갔음

수능은 잘 찍기도 했어서 평가원 커하를 찍었음. 중경외시 공대 정도 라인 떴음

원서 접수한 썰은 여기로 이어짐





하여튼 11월쯤 되니까 몸이 피폐해지는게 느껴졌음

그때 들었던 생각이 '아 이거 한 번 더는 못해먹겠다' 였음

거기다 수능 커하까지 찍었으니, 한 번 더 해도 더 잘 볼 자신이 없었음

미련도 많이 남았지만 이 생각이 제일 컸어서 삼수를 안하게 됨



여담으로,

반수 비용이 천만원이 좀 넘었음

내가 그 비용을 많이 의식하고 있었는데 아버지가

괜찮다고, 자기 탈모 치료하려고 천만원 썼는데 머리털 하나도 복구 안됐다고 하는거임

그래도 불안해하니까 이번엔 주식을 보여주면서

주식으로 천만원 잃었는데 너한테 쓰는 천만원이 아까울줄 아냐고, 괜찮다고 했음









난 진짜 괜찮은 줄 알았음



시험 다 끝나고 화장실 한 쪽에 쌓인 소주병들을 보기 전까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