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 갤에 공부 잘하시는 분들도 많고 뭔가 조언을 얻을 수 있을 분들이 많은 것 같아 글을 씁니다. 꽤 긴 글일텐데 재미로라도 읽어주시면 정말 감사드리겠습니다. 만약 이글이 불편하시다면 사과드리고요, 어디 하소연할 데가 없어서 염치 불고하고 양해 부탁드립니다...
세줄요약
1. 내신 1.30, 서울대 지균 목표 고3
2. 최근 모고, 3학년 내신(중간고사) 성적 매우 하락
3. 과거의 나름 만족스러운 성적에 자만하고 매몰되어 공부량 부족과 실력 부족을 외면한 채, 우울증과 번아웃이라는 핑계로 회피하려다 보니 실제라도 무력감이 드는 악순환...
우선 제 상황을 말씀드리면 지방일반고 재학 중인 고3이고 내신은 2학년 2학기까지 1.30입니다. 서울대 지균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올해 모의고사 성적은 3모 33333 5모 22222 5덮 43255(보정:33244)입니다.
내신에 비해 모의고사 성적이 매우매우 낮다는 것을 아실텐데요. 이런 모의고사 성적으로 서울대를 지망한다는 것이 저 역시 부끄럽습니다. 그리고 설상가상으로 이번 3학년 1학기 중간고사도 확률과 통계 과목을 5등급을 받았습니다.
변명 따위 것들을 해보겠습니다.
저는 고1, 고2 때까지만 해도 교육청 모의고사든 사설 모의고사든 거의 대부분 1이 나왔고 못해도 2가 나왔지, 3은 나온 적이 없었습니다. 국어 같은 경우는 백분위 100을 세 번이나 해봤고 거의 대부분 높2에서 1까지 왔다갔다하는 정도였고, 수학도 백분위 95에서 98을 진동하는 수준이었습니다. 영어도 높2에서 낮1 정도였고요.
근데 3모 때 당시 기준으로 역대급 커리어 로우를 찍은 것이 뭔가 첫 출발부터 꼬인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고3 첫시험을 망치고 고3 내신 중간고사까지 확통 5등급이 뜨는 이런 악재가 계속되니, 스스로 이유를 찾아야했습니다. 그래서 당시 내렸던 결과가 우울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 보면 정말 한심한 생각이죠) 우울증과 번아웃 증세 등을 구글에 검색해보니 제 상황에 얼추 맞는 것 같더라고요.
하지만 지금 생각하기로는(한 발자국 물러서서 메타인지를 조금 해보았는데) 그건 단지 현실을 회피하고 싶어서 만든, 스스로 합리화한 것 같습니다. 현실을 회피해야하니, 계속해서 과거에만 집착하고 우울증이라고 번아웃이라고 치부해버리고... 그렇게 합리화했던 것 같습니다. 고2때까지 나름 만족스러운 결과를 성취하고 나니 뭔가 이루어냈다는 성취감과 내신이 거의 마무리되었다는 안도감, 그리고 자만감 등이 저도 모르게 팽배해졌던 것 같습니다. 그러한 제 안일한 생각과 감정들 때문에 겨울방학 때부터 해이해지고 집중력도 떨어지고... 학기 들어서도 공부를 고1, 고2에 비해 더 안했던 것 같습니다.
근데 문제는 한 번 그렇게 생각해버리고 나니 진짜 우울증이나 번아웃이 온 것 같습니다. 요즘 들어서 계속 마음이 심숭생숭하고 심란하고, 집중도 안 되고, 재미도 잘 못 느끼고, 울고 싶다는 생각만 가득합니다. (차라리 시원하게 울고 털어버리면 좋을텐데 망할 놈의 눈물 한 방울도 안 나네요.) 또 수행은 과목마다 두 세 개 씩 있고, 창체활동으로 실험이랑 독서, 탐구도 해야하고, 공동교육과정도 들어야하고, 내신 특히 확통도 신경써야하고, 6모도 잘 봐야하고... 이런 바쁜 삶에서 여유없이 살아가는 것도 한 몫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저보다 훨씬 바쁘신 분들도 많으시겠지만요) 뭔가 제가 주체적으로 키를 잡고 운행하는게 아니라 계속 타의에 의해 이끌려 가는 기분입니다.
물론 5월 달 들어서서 학교 행사도 많고 날씨도 좋아서 기분 좋은 날들도 많지만 뭔가 마음 한 켠이 계속 공허한 기분입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러한 기분도 내가 우울증이란 것을 합리화하기 위해 스스로 감정을 속이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이제는 뭐가 원인이고 뭐가 결과인지 모르겠습니다. 계속 악순환만 될 뿐인 것 같습니다. 분명한 문제는 공부량 부족과 그로 인한 실력 부족에 있을 텐데, 그걸 분명히 아는데, 그걸 인정해야 된다는 것도 아는데, 그런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습니다. 저 3모와 5덮의 결과가 제 점수라고 인정하고 싶지 않습니다. 저는 되게 공부를 잘하는데, 가형 30번도 맞히고, 이번 5모 22번도 맞히고, 작수 수학 공통만 시간재고 풀어서 14, 22만 틀렸는데 그리고 에이어 지문 헤겔 지문도 다 맞히고 하는데, 내신도 전교 1등인데...
이런 계속 과거에 매달린 생각들에 사로 잡혀서 현실을 직시하고 인정하기 힘든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우울증이라느니 그런 변명을 한 번 하고 나니 더욱 그런 방향으로만 마음이 가는 것 같기도 하고요.
혹시 여러분들도 이런 고3을 보내셨나요? 고3이면 모두가 이런 건가요? 그렇다면 어떻게 이겨낼 수 있죠? 진짜 서울대에 꼭 가고 싶은데, 꼭 가서 부모님 어깨 펴드리고 싶고 자식농사 성공했다고 자랑 맘껏하시라고 하고 싶은데, 어떻게 극복할 수 있죠?
답변해주시면 너무너무 감사드리고요, 제 긴 글을 읽어주신 것만으로도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저는 고3때 하루하루 열심히 사는 게 즐거웠어요 학교 선생님, 가족, 병원 등 도움 요청해보세요 다들 얘기 들어주시고 도와주실 거임
감사합니다 6모 끝나고 학교 상담선생님 한 전 찾아가뵐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