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잘하는 너희들을 정말 동경했었다

그래서 분수에 맞지 않게 같이 있고 싶었다


하지만 달라진 건 공부를 안 하는 나에서

물2갤을 하며 공부를 안 하는 나로 바뀐 것뿐이었다


그래서 재수를 결심하고 고닉은 지웠다

부끄러워서 갤은 찾지도 않았다


하루에도 수없이 성공을 상상했는데

정작 노력하는 장면은 상상하지 않았다는 것을 이제야 깨달았다


바뀌고 싶다느니 바뀔 거라느니

누군가에게 내 다짐을 인정받고 싶어서

수험갤을 돌아다니며 내 인정 욕구를 채워왔었다


그리고 근 1년간 정말 내가 앰생이 되었다는 걸 뼈저리게 느껴 
군대에 가기로 결정했다



가족들 간의 관계는 나쁘지 않다

삼수까지 했어도 아직 연락이 되는 고마운 친구들이 있다

그런데 나 혼자 없다

노력은 부족했어도 희망이 존재했던 내가 없다



너희들은 여전히 꿈을 간직하고 있을까

나는 꿈을 찾으러 군대에 간다


수능을 포기하진 못할 것이다

나는 열등감에 빠진 추악한 앰생이다

자기객관화도, 쉽게 털고 나올 멘탈도 없는 

그런 앰생이다



하지만 내 가장 그리운 시절,

고마운 사람을 만나 노력을 배우고

충실하게 학업을 보내게 되었던 그런 시절이 있었다


누구나 인정하는 모범생들과 나란히 서

그들과 매일 장난을 치거나 진지하게 공부 얘기를 하던,

그런 학창 시절을 보냈던 적이 있었다



나는 이제 그 희미한 빛을 찾으러 갈 생각이다

너희는 나처럼 빛을 잃어버리지 말기를 바란다



그리고 고맙다

다 포기하고 싶어졌을 땐 항상 너희들이 먼저 생각났었다


나는 너희들이 누군지 모르고

너희들도 내가 누군지 모른다


그렇지만 그냥 너희들이 생각났다

물2갤이 생각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