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년에 마스크를 쓰면서 편의점 아르바이트하다가 화농성 여드름 범벅이 되었고 피부과에 돈 쓰기 싫어서 계속 방치하다가 도저히 안될 것 같아서 어머니 말씀대로 피부과 갔더니 너무 심하다면서 바로 이소티논이랑 디페린 처방해주셨지. 


 작년 초까지는 괜찮았어. 여드름은 잡히면서 조만간 나아지겠지라는 생각... 새해가 시작되고 작년 1월 12일,  거울을 어느 각도에서 보니 그냥 피부가 아예 작살 나버린 것을 인지해버리고 이후에 심하게 우울증이 걸림.. 아버지가 사업을 말아 먹어서 집에 돈이 없어 도무지 부모님한테 여드름 레이저 얘기를 꺼내지 못했고 좌절과 후회와 절망에 가득찬 삶을 살아가게 됨.. 


 대학을 입학한 이후에도 누가 내 피부에 대해 험담하고 욕하고 기분 나빠할까 봐 아무한테도 내 얼굴 안 보여주고 그 어떤 행사, 술자리에 참가하지 않고 내 개인 시간을 보내게 됨. 가장 힘들었던 점은 타인과의 관계... 정말 어린 시기에, 남들 다 놀고 하는 시기에, 나만 아무것도 못해보고 청춘을 우울에 찌들어서 낭비한다는 생각과 미래에도 내 주변에는 아무도 없을 거라는 생각에 정말 너무 힘들어 했던 것 같다. 다행히 어렸을 때도 내향적이라 친구들이랑 노는 시간보다 나 혼자 노는 시간이 더 좋아서 외향적인 여드름 갤러들 보다는 덜 힘들지 않았나 싶기도 해.


 1년을 그렇게 힘들게 보내고 2023년인 지금도 조명에 패인 흉터와 색침이 보일 때면 미치도록 힘들지만 다음 달에 군대를 가고 정말 싫어했던 인간관계를 유지할 수 밖에 없기에 나 자신을 최면하고 다짐을 해볼까 한다.


1. 절대 타인에게 내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다. 사회생활을 할 때 만큼은 최대한 무감정적으로 행동한다. 


2. 여드름 때문에 힘들어 했기에 혹여나 있을 탈모를 예방하고 좆같은 성욕을 없애기 위해 탈모약을 먹는다.


3. 사랑과 우정은 나에게 해당되는 일이 아니므로 타인과의 관계에 설레발을 치지 않는다.


4. 타인이 내 피부를 보고 기분 나빠하지 않도록 밖에서 절대 마스크를 벗지 않는다. 


5.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을 영위해야 하기에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공부 분야에 힘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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