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내 소개를 하자면 고등학교 시절 전교 탑 쓰리를 다투던 여드름쟁이였고, 이소티논으로 나름 억누르는 새내기 때까지도 결절성 여드름 + 패인 흉으로 가득했으며 20대 후반이 된 지금은 나는 여드름 수는 엄청 줄었지만 각종 흉터가 얼굴을 뒤덮고 있는 A급 곰보다. 

그러나 새내기 때부터 지금까지 순서 상관 없이 3년 반 연애 한 번, 3년 연애 한 번, 6개월 정도 연애 두 번으로 지금까지 총 4번의 연애로 20대를 채웠다. 물론 진짜 여자 경험 많을 인간들에 비하면 새 발의 피겠지만 그래도 연애를 경력이라 치면 충분할 정도라고 본다. 혹시 금수저냐고? 아니 탈세 아니고 진짜 소득기준 2분위였고 아마 지금도 그럴 거다. 

이건 내가 여초과를 나오지 않았다면 쉽지 않았을 일이었을 거라 보지만 이러나 저러나 겪은 바고, 직관적으로든 경험적으로든 내가 깨달은 것들을 제안해보겠다.

(내가 남자라 남자 기준으로 쓰겠지만 여자에게도 어느정도는 적용될 거라 생각하며, 연애를 주 타겟으로 말했지만 사회생활에도 어느정도 적용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대화할 때 상대방의 눈을 쳐다봐라

엥 시발 무슨 픽업아티스트나 할 법한 소리를 하세요? 라고 하겠지만 이유가 좀 다르다. 대부분의 곰보들은 자신감이 ㅈ도 없어서 상대방의 눈을 못 바라보지만, 곰보니까 더더욱 상대방의 눈을 봐야한다. 내가 상대의 눈을 바라보면 상대도 내 눈을 바라보며 이야기한다. 하지만 내가 상대방의 눈을 피하면? 상대방은 일방적으로 내 얼굴을 쳐다보고, 관찰하게 된다. 너의 흉터 하나하나 요목조목 관찰당하기 싫다면 억지로라도 눈을 쳐다봐라. 부담스러울 정도로는 당연히 필요 없고 자연스럽게. 

-그냥 화장해라

(우선 당장 결절성 여드름이 많이 튀어나와있는 사람들이나 여자 포함해서 이미 화장하는 사람들은 스킵해라)

거부감 심할 놈들 많을 거다. 남자가 화장하면 게이 같다는 얘기도 많이 들었을 거고, 흉터 때문에 오히려 별로라는 얘기도 들었을 수 있다. 근데 어쩌라고? 진심으로 여드름쟁이들 얼굴의 붉은기만 제거하고 톤만 정리해줘도 그래도 좀 사람 같다. 가부키처럼 하얗게 하라는 게 아니다. 요즘 남자용 파운데이션이나 비비는 널리고 널렸다. 진짜 까만 피부용도 있으니 니 피부색에 맞는 거 사서 쓰면 그리 티 안 난다. 난다고 해도 울긋불긋한 것 보단 나으며, 단언컨대 이미 연애 시작했는데 니 화장하는 거 알게 됐다고 헤어지자 할 여자는 없다. 

-관자놀이 가려라

많은 여붕이들의 관자놀이가 보기 싫게 황폐해져있을 거다. 흉터가 엄청 잘 생기는 부위니까. 괜히 시원한 머리 한다고 객기 부리지 말고, 머리 내린 스타일도 인기 있는 대한민국에 태어났음을 감사하며 머리 길러서 관자놀이 가리고 다녀라. 가운데 가르마 만드는 애들은 어차피 가려질 거고, 그냥 통으로 내리는 애들은 미용사한테 관자놀이는 가려달라고 하면 알아서 길게 잘라준다. 

-초면이면 그냥 마스크 벗은 채로 봐라

햇볕 아래에서 만나야 한다거나, 니가 마스크 벗은 모습을 볼 일 없는 사람이면 상관 없다. 하지만 어차피 벗은 모습 보여줘야할 상대면 괜히 마스크로 가리지 말고 처음부터 벗고 만나라. 마스크 시대에 마스큰 쓴 모습에 대한 인상과 벗은 후의 인상이 확 다른 사람들은 숱하게 봤을 것이다. 여붕이들의 이목구비가 차은우, 수지급이 아니라면 너네의 벗은 후 인상은 안 좋은 반전을 일으켜 니네의 흉터와 여드름이 오히려 드라마틱하게 보이게 될 것이다. 차라리 처음부터 당당히 까고 플러스 점수를 쌓아가라

-술을 적절히 이용해라

(이소티논 현재 복용자는 걸러들어라)

아니 씹 듣다듣다 여드름 나게 하는 술을 쳐먹으라고 씹새끼야? 라는 반응도 충분히 이해간다. 하지만 타인의 눈엔 8레벨 곰보든 9레벨 곰보든 곰보는 곰보다. 솔직히 니네 급식 때 나던 무수한 여드름은 만날 술쳐먹어서 났던 거였냐? 술 마시고 적당히 이성이 무너지면 내가 곰보라는 사실이 흐릿해진다. 자신감 가지라고 한다고 그냥 생기는 게 아니니 알코올로라도 만들라는 얘기다. 


일단 이 정도만 얘기하고 생각나면 더 추가하든가 하겠다. 


뭐 개소리라 생각할 수도 있고 누군가는 이미 아는 얘기만 늘어놓는다고 생각할 수 있을 거다. 그래도 한 명은 얻어갈게 있겠지~ 하는 생각에 써봤다. 

같잖은 위로가 아니라 피부 박살나도 충분히 세상 잘 살아갈만 하다. 

진심으로 같은 고통을 겪어온 여붕이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다들 행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