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때부터 여드름이 심했었는데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때 부모 졸라서 피부과 열심히 다니고 관리 잘할걸

하는 후회가 남는다. 당시에 여드름을 손으로 짜고

심지어 친척 이모들도 와서 볼펜으로 짜고 이랬으니

결국 얼굴에 패인 흉터랑 여드름 자국 모공이 가득 자리잡은

피부가 되었다.

20대 초반 대학생 때는 특히 심했다. 대학 친구들이 지금와서

회상하기를 얼굴이 빨갰다는게 기억이 난단다.

근데 웃긴게 또 그때는 우울증이나 대인기피 증상은 요만큼도

없었다. 하고 싶은거 해 볼 생각 밖에 없었고 20대 초에

피부 치료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때부터 피부과를 다니기

시작한다. 문제는 두번째 후회도 여기서 시작한다는거다.

나는 인내심을 가져야했고 이기심을 가져야했다.

아무래도 흉터다보니 드라마틱한 변화가 없다고 느낀것도 있고

당시 피부과 비용을 부모님이 대주셨기 때문에 그거에 대한

죄송함도 있었다. 그래서 길어야 1-2년 정도? 다니다가

발길을 끊었다. 공무원 공부하겠답시고 알바를 안한 내 자신이

지금 생각하면 바보같이 느껴진다. 그때 그냥 알바 다녀서

내 돈으로 치료 계속 받을걸 아니면 부모 걱정 안하고

이기적으로 부모 돈으로 치료 계속 받을걸

당시 공무원 학원을 또 다닌다고 외출은 매일 하다시피 했는데

지하철에서 내리려고 문 앞에 섰는데 문 너머로 지하철 타려고

서있던 한 커플이 날 보자마자 놀란 표정을 지으며

쿡쿡 웃어대며 "에이 난 저정도는 아니지~" 하는 소리를

면전에서 들은게 화근이었다. 그 이후로 무심코 마주치는

사람들의 시선이 전부 내 피부를 가지고 험담을 하는 망상을

가지기 시작한다. 마스크가 없으면 외출을 못했고 흉터를

가리려 파운데이션을 왕창 바르기 시작한다. (난 남자다)

학교 가려고 화장을 하는데 1시간이 넘는 준비를 해도

길가에 세워진 자동차 창문유리로 보이는 내 모습이

맘에 안들면 그날은 집으로 되돌아오기 일쑤였다.

결국 나는 출석문제로 학사경고를 3번이나 당해서

겨우 제적은 면한 채로 졸업을 한다. 졸업을 하면 취업을 해야

하는데 친구들은 자격증 따고 취업준비에 한창일때

나는 은둔생활을 시작한다. 세상이 무섭고 사람이 무서워서

이걸 은둔형 외톨이라고 하던데 나는 다행히 외톨이는 아니다

트라우마가 생기기 전에 사귀었던 중고등,대학 때 친구들이

내가 연락이 없으니 죽었나 살았나 불쑥 찾아오기도 하고

안부전화도 톡도 해주니까 외톨이는 아닌거 같은데

은둔생활은 벌써 8년차다. 그 사이에 사회생활 해야겠다고

5년 전에 부모님 지인 회사에 취직했다가 회사 적응못해서

그만뒀던 기억도 있다. 지금도 마스크는 벗질 못한다.

나는 코로나가 개인적으로 매우 반가웠다. 왜냐하면

나만 마스크 써서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봤는데

코로나가 창궐하면서 다들 마스크 쓰는게 당연해졌으니까

내가 이상한 사람이 안된거 같아서 그래서 반가웠다.

문제는 평생 마스크를 쓰고 다닐 순 없을텐데 언제쯤 이 외모

트라우마를 벗어날런지가 걱정이다.

지금은 빨갛던 여드름 자국은 다 사라지고 흉터랑 모공이 좀

심하다. 내 친구들은 날보면 그때보다 더 상태 좋아졌는데

왜 은둔을 하냐고 답답해하지만 내 정신은 이미 붕괴된 상태인걸

이 와중에 확실한 건 하나 있다. 이대로 가면 나는 무조건

살자엔딩 이라는 것을.

친구들도 있고 나를 온전히 이해못하지만 아직도 걱정해주고

지지해주는 가족들도 있는데 나는 이미 망가질대로 망가져서

그런 긍정적인 주변환경은 안보이고 부정적인 미래만 그려진다.

그래도 이겨내고 지금이라도 치료 다시 열심히 받아서

사람새끼 처럼 살아야하는게 맞는거겠지

밤에 갑자기 미쳐서 징징대본다. 긴글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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