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청소년기 피부가 참 좋았다
여드름 나는 친구들이 넌 왜 이리 피부가 좋냐 물으면
마 잘 씻으면 된다고 해서 빈축을 사곤 했다.
깐 달걀 같은 피부와 잘생긴 얼굴,
난 대학교 신입 오티에서도 시선을 한눈에 받았다.
군대 가는 것도 미루고 낭만적인 대학 생활을 즐기던 나에게
이변이 찾아온 건 2학년 여름이었다.
트러블이 조금씩 생기기 시작했다
술을 많이 마셔서 그런가 하고 생활 습관을 점검하고 개선해 봤지만,
차도는 없었다.
난생처음으로 화장이라는 걸 하게 됐고, 내 화장은 점점 두꺼워졌다.
그러나 점점 화장으로는 한계가 있었고, 나는 군대로 도망치듯 떠났다.
일시적인 여드름일 거라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며 지내다 보면 전역할 때쯤엔
다시 피부가 좋아질 거라 믿었지만, 기대는 처참히 부서졌다.
생긴 여드름들은 흔적을 남기고 사라졌고, 계속해서 흉터는 늘어갔다.
군대가 피부 관리하기에 좋은 환경은 아니라지만
전역한 나는 다른 사람이 되어있었다. 소보루빵 같은 얼굴이었다.
복학을 앞두고 나는 수십 수백번을 고민했다.
지인들이 내 얼굴을 보고 어떻게 생각할지 두려워졌다.
전역 축하한다고 얼굴 보자는 친구들을 애써서 달래며
나는 어떻게 이 흉터들을 가려야 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프라이머 그래 이거다.
나는 몇 주간 여러 화장품을 시도해 보며 거의 완벽하게 흉을 가릴 수 있었다.
얼굴에 화장을 떡칠해서 뭔가 붕 떠 보이긴 했지만, 어쨌든 흉은 보이지 않았다.
친구들을 만났다.
야 이 새끼 화장을 왜 이리 진하게 하고 다니냐 피부도 좋은 놈이
통했다. 친구들은 내 흉터를 눈치채지 못 했다.
나는 매일 한 시간씩 화장하며 대학 생활을 시작했다.
화장 때문인지 피부가 점점 안 좋아지는 것 같았지만,
괜찮다 대학 졸업할 때까지만 이렇게 버텨보자.
그날은 지금도 생생히 기억한다.
오랜만에 만난 고등학교 친구들과 같은 과 여후배 몇 명을 데리고
근처 바다에 바람을 쐬러 갔다.
사실 친구들과 만나기로 한 거였는데, 옆에서 이를 듣게 된 여후배 세 명이
저희도 갈래요 하길래 그냥 하는 말로 알아듣고 알겠다고 한 걸,
그날 이후도 몇 번씩 일정을 확인하길래 이제 와서 안 된다고 하기도 그렇고
친구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같이 가기로 했다. 친구들은 극구 환영했다.
바다를 갔지만 수영복은 없었다.
나는 화장 때문에 얼굴에 절대 물 묻힐 생각이 없었으니까
해변이나 거닐 생각이었다.
갑자기 시작된 게임과 벌칙은 분명 내 예상 밖이었다.
갑작스레 날 들기 시작한 친구들, 웃기 시작하는 후배들
어어 하는 사이에 나는 친구들에게 들려 바다에 입수했다.
황급히 나가려는 날 웃으며 붙잡은 친구들에 나는 몇 번이나
바다에 빠졌고, 화장은 흘러내렸다.
어어 너 얼굴이...
친구의 당황한 말과 후배들의 흔들리는 눈빛은 아직도 잊지 못한다.
그날 이후 난 모든 연락을 끊고 잠수 탔다.
오랜 시간이 흘렀고 인정했다.
그래 나는 곰보다
억지로 부여잡고 있던 무언갈 드디어 놓아버린 느낌이었다.
언제까지 과거의 영광을 회상하며 내 자신을 가두지 않겠다.
이젠 다시 나아가야지
- 여갤 고닉의 일지
재미없어 븅아 화장으로 가려질정도면 여갤안왔어 여기사람들이 우습냐 기만글 내려라 - dc App
너가 쓴글이냐? 존나 문학 시 한편 읽은것같노 눈물난다이기야
여갤문학 존나웃기노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