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럴 소리 들을까 봐 (병원, 치료법, 레이저 등)고유명사 일절 안 꺼낼게. 그냥 여기 나처럼 고통받았던 사람들이 분명 있을 테니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기 위해서 쓴다.

본인 피부갤에서 3년 전에 추천 200개 가까이 받고 갤주등극했을 정도로 흉터 체급 Goat이었음. 과장이 아니라 요즘 도는 극혐 Ai짤 수준이었음.

지금 병원 비포&애프터 가장 위에 박제되어서 특정되니 여기에는 사진 안 올릴게. 궁금하면 댓글 남기세요. 쪽지랑 인증 보내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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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졸업 후 4년 동안 대인기피증에 시달렸다.(당연하지만 왕따였다. 입학초기에는 다른반에서 내 얼굴 구경하러도 오곤했다.)

이제 와서 덤덤하게 말하는데 순수 피부를 이유로 ㅈㅅ시도도 했었다. 역설적이게도 이 시기에 모든 희망을 놓았어서 훨씬 심해졌다. 오죽하면 정공이 아니라 그냥 면제였겠나.

여자를 만날 생각은 당연히 안 해봤고, 사람들(특히 내 얼굴을 봐야 하는 의사 간호사)이 징그러워할까봐 치과를 하나 못 가서 이빨 ㅆ창난 적도 있었다.

저주받은 유전자라 그냥 손대기만 하면 다 흉으로 남았고, 커뮤랑 각종 SNS에서 떠도는 방법 다 써봤다. 무슨무슨 크림이며 연고며 약이며 할 수 있는 건 다했다. 모든 생활 습관까지 다 하라는대로 했다.

그래도 피부과는 무서워서 못 갔다. 의사와 간호사 그리고 대기중인 환자들의 시선이 너무도 좆같을것 같았다. 피부과는 젊은 여자들이 많을텐데 아무리 마스크를 쓰고 모자를 눌러도 다 보이니까. 정신과 다닐 때도 꼭 가야하는 날이면 발작했다. 결국 복면쓰고 다녔다.

방구석에서 유튜브로 편집 배워서 비대면으로 할 수 있는 게임 스트리머 편집자로 3년을 살았다. 다행히 일이 잘 풀려서 심각한 돈걱정은 안하게 되었다.

2022년 크리스마스. 내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날. 엄마랑 아빠한테 용돈을 드렸다. 요즘 일이 잘된다고. 그날 엄마는 울면서 나한테 미안하다고만 했다. 고등학교 때부터 얼굴을 덮은 여드름에 피부과를 보내달라고 떼를 썼지만, 그 때 집 사정이 너무도 좋지 않았다. 당시 나와 엄마는 어른이 되면 나아지겠지라는 막연한 생각이었다. 그 기억이 죄책감이 되어서 엄마는 엉엉 울면서 연신 사과했다. 그 장면이 인생에서 제일 치욕스러웠다.

다음날 바로 안되면 ㅈㅅ한다는 마인드로 가장 비싸다는 피부과에 갔다. 집에서 2시간 반 거리였다. 예상은 했지만 사람이 많았다. 상담 차례가 되고 의자에 앉았을 때, 복면을 벗어달라는 상담실장의 말에 병신같이 엉엉 울었다. 상담실이 통유리라서 쪽팔려서 벗기 싫다는 말이 안꺼내졌다. 거의 20분정도 진정하고 의사 진료실에서 벗었다. 의사 간호사 분들은 예상외로 덤덤한 척을 너무 잘해주셨다. 몇 천만원이라도 좋으니 꼭 살려달라고 또 울면서 빌었다. 

그들은 내 상태가 도전의 영역이라고 했다. 매일 유튜브랑 국내 해외 커뮤니티 사이트를 돌며 나랑 비슷하거나 심한 수준의 환자들 찾는 취미를 가진 나였지만, 그런 나 조차 이런 케이스가 거의 없다는걸 알기에 이해했다. 성형과 피부시술 그 중간의 영역이었다. 3개월 치료를 최소 5번에서 10번 반복해야 할 것 같다는 소견이 나왔다. 필요한 레이저 종류도 다양했다. 이 영역에 대해서 공부를 많이 했기에 다 아는 종류였다. 

한 달전, 드디어 10회의 걸친 치료가 끝났다. 그리고 오늘 원장님의 서비스 레이저(흉터 외 미용)를 마지막으로 진짜 마무리 됐다. 그 바쁜 의사 선생님이 엘레베이터까지 배웅하시며 안아주셨다. 오후 4시에 집에 도착해서 새벽 1시까지 그간 기록사진들 보면서 울었다. 남들처럼 맑고 뽀얀 피부는 아니지만 부끄러운 피부가 아니게 되었다. 아니, 그냥 살짝 울룩불룩하지만 평범한 피부가 됐다. 이제 진짜 내 인생을 살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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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몇 년동안 너무 고생했고 여긴 매일 눈팅했던 곳이기도 하니 새벽감성이 올라와 주저리 주저리 내 이야기 일방적으로 썼다. 

나와 같은 이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말 : 힘들어도 병원을 하루 빨리 가. 전문의한테 상담 받아라. 커뮤 정보들도 상당히 도움되는 부분이 있었지만, 꼭 상담은 받아. 내 기준으로, 좋은 병원과 최신의 치료 그리고 가성비에 대한 정보는 커뮤로 얻고 그 이외의 본인에게 해당되는 치료법, 그리고 학계적인 근거 등은 전문의한테 맡겨라. 꼭. 그리고 여기 갤러들이 진짜 싫어할 소리지만, 자체 TCA 정말 조심해라. 오늘 원장쌤한테 여쭤보니까 본인들 환자중에 욕심내서 병행하다 상태 안좋아지는 경우도 많고, 켈로이드 자국 발생, 농도 조절 잘못하여 불필요한 화상 등 동료 의사분들도 요즘 이런 환자들이 많이 늘어서 주의준다고 한다. 꼭 실력에 자신 없으면 그냥 돈들여서 병원가라.

혹시 궁금한거 있으면 다 물어봐 대답해줄게.(단, 병원이 어딘지는 못알려줘 미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