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갤분들. 전역 후 24살이 되어서야 여드름에서 벗어나게 된 여붕이입니다.

굳이 시간들여 갤러리에 장문의 글을 쓸 이유가 없고, 대단한 이야기를 하려는 것도 아니지만, 정말 여드름에 진심으로 스트레스 받고 고민하고 돈 쓰는 친구 단 한 명에게라도 작은 도움을 보태고자 부족한 필력에도 불구하고 처음으로 주저리 주저리 써보려고 하니 저의 이 진심을 양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미리 사과를 드리자면, 여드름의 원인은 의사도 모를 정도로 다양하기에 저와 다른 피부 타입과 다른 염증을 갖고 계신 분들에겐 도움이 되지 않을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저는 이제 염증이 가라앉은거고 그동안 흉터 관리는 신경도 못 썼기 때문에 흉터와 관련된 내용은 정말 1도 모르고 저도 배워야 하는 입장입니다. 앞으로 여갤에서 흉터 관련해서 값진 조언들을 구할 생각입니다.


제 피부는 씹지성입니다. 밤이 되면 앞머리가 떡이 지구요. 정말 피지 분비 많습니다. 중 2때 이마에서 시작된 여드름이 미간 > 볼 > 턱 > 목 심지어 두피까지 번져버렸습니다. 중딩 때는 그저 사춘기라 나는거다, 고딩 때는 청소년이고 어른 되면 저절로 없어진다, 학식 때는 군대 가면 없어진단 개소리들을 들어왔고 이 말에 방심하다 보니 피부가 정말 씹창이 나서 제 주변에서 저보다 심한 사람을 본 적이 없었습니다. 수건과 베개는 항상 피범벅이었고, 학교에서 셔츠를 입고 팔을 베고 누워도 셔츠에 피가 묻어서 손등을 베고 잤었습니다. 저는 여드름을 없애기 위해 안 해본 게 없습니다. 정말 열심히 씻어보기도 하고, 비누, 폼클, 로션같은 화장품은 기본이고 여드름 패치, 화해 어플에서 추천한 가지팩, 피부 전용 한의원, 피부 관리 위주의 피부과가 있고 피부 질환을 치료하는 피부과가 있는데 둘 다 가보았구요. 소위 '톡톡이'라 불리는 크레오신, 연고 '에스로반', 부대 의무실에서 받은 피지분비를 억제하는 이소트레티노인 일명 이소티논(로아큐탄), 두피염을 핑계로 외진가서 받은 미노씬 등등.. 대부분 눈에 띄는 효과를 보지 못 했고 효과가 있더라도 그때뿐이었습니다. 아 식단관리, 운동, 생활패턴 개선도 해봤어요. 덕분에 살도 15kg 감량했습니다. 아무리 돈을 퍼붓고 지랄을 해도 효과를 못 보니까 6, 7년차에는 거의 포기하고 살았습니다. 그냥 세수하면서 하얗게 올라온 것들 보기 안좋으니 손으로 짜버리고 말았죠.


그러다 희망을 본 게 군대에 있을 때입니다. 한 번은 베개를 베고 잠을 못 잘 정도로 뒤통수에 염증이 잔뜩 올라와서 양주병원으로 외진을 갔습니다. 피부과 군의관님이 돋보기 같은거로 제 머리를 보려다 눈대중으로만 보고 심하다며 미노씬 60정을 처방해주셨습니다. 일주일은 하루 2개, 다음엔 하루 하나, 3일에 2개 이런식으로 줄여가며 먹으라고 하셨습니다. 근데 약 3일 먹고 아침에 거울을 봤는데 얼굴에 나던 염증이 하나도 안 올라오는겁니다. 너무 행복했었고 이틀에 하나씩 3, 4개월을 아껴 먹었는데 그 때는 한 번쯤 안 씻어도 정말 1도 안나서 약만 먹으면서 관리는 솔직히 1도 안했습니다. 그랬다 미노씬 다 먹고 약발이 슬슬 떨어지더니 코로나로 하루종일 마스크도 쓰겠다 전보다 염증이 역대급으로 더 심해져서 마주치는 간부 병사마다 얼굴이 왜그러냐고 물어볼 정도였습니다.


그때 깨달은 게 나는 모낭염이고, 항생제를 먹으면 모낭균 감염을 막아서 염증이 나지 않는다는 점과, 항생제 복용 후에는 정말 매일 아침 저녁으로 씻어야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 이후 외진 갈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 급한대로 의무실에서 로아큐탄을 처방받았었는데, 효과가 늦게 나타난다고 해서 기다려봤으나 너무 심해서 그런지 효과 못 봤었고, 외진 다시 가서 미노씬을 재처방 받았지만 내성이 생겨서 효과를 늦게 봤습니다.


그렇게 겨우 군대에서 버티다 전역하자마자 피부과에 가서 항생제를 처방받았습니다. 이제 안 와도 된다고 할 때까지 격주로 약 처방받으러 갔습니다. 그렇게 약 끊고 나서 술을 먹던 밤을 새던 하루도 빠짐 없이 아침 저녁으로 머리 감고 세수는 꼭 하고 있습니다. 마스크를 오래 쓴 날은 간간히 하나씩은 나는데 나두면 금방 없어집니다.


해주고 싶은 말은

1. 피부과에서 "항생제"를 받아 먹어야 하고 의사가 그만 먹어도 된다고 하면 하루도 빠짐없이 2번씩 세수와 머리감기를 통해 위생관리를 하셔야 합니다.

가슴에 손을 올리고 솔직히 주말에 어디 안 나가거나 하면 아침 정도는 안 씻는 경우 한 번쯤은 있을텐데 약 복용 끝나고 그러면 바로 염증 올라왔습니다. 화장품은 의약외품이라 한계가 있고, 압출은 당장의 치료는 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닙니다. 로아큐탄은 개인적으로 효과를 못 봐서 추천은 못 해드리지만 많은 분들이 드시고 계신거 같아서 로아큐탄에 대해서는 댓글로 부탁드리겠습니다. 저의 경험상 추천드리는 방법은 당장의 염증은 압출 한 두번 정도로 급히 해결하시고 항생제 복용을 통해 세균을 피부에서 쫓아내는 겁니다. 복용이 끝나면 재감염되지 않게 하루 2번 절대 빠지지 않고 머리감고 세수해주면 됩니다. 좀 씻어라 이딴 소릴 하는게 절대 아닙니다.


2. 군인들은 외진갈 때 진료명에 '여드름'말고 '두피염'이라고 말하고 가시면 미노씬 받을 수 있습니다.

국군장병분들 정말 고생 많으십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여드름이 시부레 미용목적이라 진료가 안된다 ㅇㅈㄹ하는게 너무 화나던데 '두피염'이라는 명목으로는 진료 가능하고 미노씬 처방 받았습니다. 민간병원은 갈 수 있으면 좋은데 코로나 떄문에 아마 거의 못 가시는 걸로 알고 있어서 말씀드립니다. 저 또한 그랬습니다.


3. 제가 여드름이 어떤식으로 나냐하면 빨갛게는 잘 안나고 고름이 하얗게 올라왔습니다. 세수를 하거나 살짝만 건드려도 톡 터지는 그런 모양새입니다. 저와 다른 유형의 여드름은 죄송하지만 잘 모르겠습니다.


요약

1. 갤에서 고민하지말고, 화장품과 영양제에 의존하지 말고 의사에게 약 처방을 받아라.

2. 약 안 맞으면 안 맞는다고 갤에서 하소연하지말고 처방해준 의사한테 가서 얘기해라.

3. 맞는 약을 처방받아서 여드름이 올라오지 않는다고 맘대로 그만 먹지 말고 의사가 그만 오라고 할 때까지 가서 처방 받아라.

4. 의사가 그만 오라고 한다면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다시는 더러운 피부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다짐해라. 그리고 세균 감염 없게 이악물고 하루도 빠짐없이 아침 저녁으로 씻어라.


막상 써보니 볼품없는 글이긴 한데 우선 게시하고 자주 첨삭도 하고 댓글로 궁굼한거 질문해주시면 제가 경험한 선에서 진심으로 같이 고민해주고 답변드리겠습니다. 제가 겪은 고통을 다른 사람들이 겪지 않았으면 하는 인류애를 가지고 적었습니다. 부디 더이상 피부 따위에 고민하지 않고 자신들의 창창한 미래를 위해 고민하는 사람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