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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어렸을 때부터 외모에 관심이 별로 없는 공부 벌래였어.

내가 살아온 환경이 그리 윤택하지 못했기 때문에, 일단 학생의 본분부터 챙기고 다른 건 나중에 신경써도 늦지 않다는 생각을 했었지.

그러다 수능을 치고 남들이 부러워하는 대학에 다니기 시작하며 세상에 눈을 떠보니 공부가 다가 아니라는 게 느껴지더라.


세상에 정말 멋있는 사람이 많고(외모 뿐만이 아니라) 나도 그 무리에 끼고 싶은데

나는 꾸며본적도 없고(꾸며본 적 없다는 건 핑계고 못생긴거지) 키도 작고(170cm) 연애 경험도 없어서 진짜 볼품 없는 것 처럼 느껴지는거야.

대학에 진학하기 직전까지는 지역 사회에서 많은 관심도 받았고 "최고다, 멋지다, 부모님이 부럽다"라는 소리만 들었었는데

대학교에서 진짜 잘난 놈들을 만나보니까 나는 아무것도 아닌 것 같고 완벽해지지 못한다는 생각에 괴로워서 자살하고 싶었지.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저 사람은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못난 찌질이라고 생각하겠지..라는 생각이 드니까 대인기피증도 생기더라.

어쩌다 여자를 만나도 말 한마디 못하고 눈은 아래로 깔고 있고 어버버 하다가 헤어지면 그 길로 연락이 끊기고 그랬지.



 나도 당당하고 멋진 여자들과 연예하고 싶고 클럽 가서 여자도 꼬셔보고 싶고 여자들이 먼저 다가오는 남자가 되고 싶으며

철 없는 남자애들이 여자를 따먹었네 어쩌네 하는 대화에도 껴보고 싶은데

나는 그러지 못하니 열등감이 생기고 그게 또 분노로 나타나더라(여혐, 사회부적응 등)

그 당시에는 오후12시에 기상해서 온갖 사이트에 눈매교정, 양악수술, 코성형 검색하다 밤 되면 새벽4시까지 게임하다 잠드는 게 하루 일과였어.

그러다 군 문제부터 해결하려고 22살에 입대했는데 훈련소 가는 버스에서 이렇게 살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더라.

외모를 떠나서 이렇게 자신에 대한 자신도 없고 스스로를 못났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면 내가 여자라도 싫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

문제는 외모가 아니라 마음이라는 결론을 내렸지.

 훈련소에서도 그 문제를 깊게 고민해보다 성형도 좋지만, 일단은 내가 가진 것에서 최선을 다해보자고 결심했어.


 나는 볼품없지만, 나보다 더한 사람도 많다며 자위하기 시작했지.

'세상엔 팔다리 없이 앞도 안보이는 장애인도 많고, 질병 때문에 병원에서만 사는 사람도 많고, 공부 못하고 기술도 없어서 변변찮은 직장을 전전하는 사람도 많고, 나보다 키 작은 사람도 많은데 나 정도면 괜찮은 거 아니야? 나 정도면 평균 냈을 때 중간은 할 껄?'이라는 생각을 했지. 그렇게 생각하니 기분이 좀 나아지더라. 

(이것도 올바른 마인드는 아니지만)


 훈련소를 수료하자마자 자기관리를 시작했고 살을 빼고 피부를 관리하고 철학을 공부했어.

(관리라고 해봤자 거창한 게 아니라 그냥 비누를 클랜징폼으로 바꾸고 스킨로션 챙겨 바르는 정도? 밥 평소보다 적게 먹고 푸쉬업 풀업 꾸준히 하는 정도?)

철학을 공부한 이유는 '삶의 목적은 무엇인가?' , '진정으로 추구해야 할 이상향은 무엇인가?' 등등을 고민하며 내 안에 남아있는 근본적인 열등감을 몰아내기 위해서.


 내 안의 열등감이 다시금 기어오를 때면 철학 뿐만 아니라 자서전 같은 것도 많이 찾아 읽었어. 

키 162에 가난한데다 배운 거 없고 못생기기까지 했지만 중국을 가진 알리바바 그룹의 마윈 회장

키 작고 전형적인 동양인 얼굴이지만 백인 주류의 미국 사회에서 인기있는 방송인이자 변호사인 권율

모두가 알고 있는 슈퍼스타 메시.

원래는 볼품없었지만 노력해서 누구도 무시 못하고 매력적인 사람이 된 사람들이 쓴 책을 주로 읽었어. 


 그렇게 스스로를 다잡으며 2년간 성실하게 생활하니까 몸이 건강해지고 자신감도 생기고 만성적인 피로도 없어지고 

 죽은 줄 알았던 내 안의 학문에 대한 욕구도 다시 생겨서 서울대 로스쿨에 진학하여 검사가 되려고 다시 만연필을 잡기도 했지.


 2년 후 군생활을 마치고 복학했는데

여자임에도 키 177cm 장신에 과 대표를 하고 있는 동갑내기 여자애가

나를 잘생기지 않았냐며 신입생들에게 소개하는거야. 놀리는 게 아니라 진심으로. 평생 못생겼다는 소리만 들었던 나였는데.

 물론 소개받은 여자애들은 별로..라는 표정이였지만 그래도 나는 기분이 좋았지.

나랑 친분없는 외간 여자에게서 처음으로 잘생겼다는 말을 들어봤으니까.


솔직히 외모를 객관적으로 보면 2년 전의 나랑 지금의 나는 큰 차이가 없긴 해.

조금 관리한다고 본판이 얼마나 바뀌겠냐.

중요한 건 '나도 누군가에겐 잘생겨 보일 수 있구나.. 멋져 보일 수 있구나. 그거면 됐다.' 라는 생각을 할 수 있게 됐다는거야. 자신감이 생긴거지.


 열등감이든 우월감이든 모두 인간이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다는 인정욕구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해. 

우리가 열등감을 느끼는 이유는 역설적으로 우월감을 느끼고 싶기 때문일꺼야.

헌데 생각해보면 우월하고 싶다는 생각 자체가 참 어리석은 생각이지 않아? 

우리는 우월감을 느끼기 위해 칭찬에 나를 옭아매어가면서 계속 인정받고 싶어하고 사랑을 갈구하며 시선에 신경쓰지.

 나는 나이고 너는 너일 뿐이야.

열등감과 우월감이라는 프레임을 벗어나려면 나 자신을 남들에게 인정받으려 하기 보다는 내가 나를 인정해야해.

남들의 나를 비하하든 말든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고 단점을 농담거리로 삼을 수 있는 포용력을 기르는 훈련을 해야해.

이런 사람들은 섹시하지. . 자신감이 넘치고 인정을 갈구하지 않아.


 열등감이 너를 사로잡고 있다면, 열등감 때문에 성형하고 싶다면 하지 않는 게 좋아.

성형해도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고 단점들만 점 점 더 많이 보일꺼야. 그 단점을 감추기 위해 또 성형을 하고 그렇게 성괴가 되는 거지.

성형하지 말라는 게 아니야. 성형을 비판하는 게 아니야.

나도 졸려보이는 인상을 주고 이마에 주름이 생기게 하는 안검하수때문에 눈 수술은 고려하고 있어.

 다만 너는 이미 충분히 괜찮은 사람이라는거. 가진 것에서 최선을 다해보라는 거. 그게 내가 하고 싶은 말이야.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지하고 받아들여야 남들이 볼 때 결여감이 안느껴지는 섹시한 사람으로 태어난다는 거야.

 어려운 길이지만 외모 때문에 힘들어하고 고민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열등감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



야 솔직히 키 170에 잘생기지 않아도 몸 좋고 자신감 있는 검사라면 남자로서 ㅆㅅㅌㅊ 아니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