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양악한지 7일차고

난 먹는거에 진심인 돼지새끼다. 난 새벽 3시에도 양심없이 맛있게 마라탕 요아정 배달음식 존나 처먹었고 살면서 다이어트 금주 금연 시도해본적도 없어

여기있는 사람들 죄다 예뻐지길 바라는 사람들이라서 다이어트도 되게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 많을텐데 난 아니다. 무엇보다 운동이 병행되지 않고 오로지 굶음으로써 빼는 살은 다이어트가 아님을 명심해라... 이시기엔 운동도 절대 금지다.


그래서 내가 오늘 쓰고싶은 건 '유동식만 먹어야하는 2주차까지 씨발 대체 어떻게 버텨야 하는가?' 이다. 그냥 죽었다 생각하고 안먹으면 되지 않느냐고?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퇴원하고 나서부터 항생제, 소염제, 진통제를 몸에 때려박아야는데 그게 빈 속에 들어갈 수 있을 것 같냐?  그리고 붓기를 빨리 빼기 위해선 무엇보다 중요한게 '걷기'다. 근데 니 체력이 안되면 집 안에서 청소기 돌리다가도 쓰러질거다.(내가 그랬다는건 함정) 정말 경험에서 우러나오고 나처럼 주린 배 잡고 괴로워하는 환자들이 없기를 바라면서 쓴다. 도움이 되길 바란다.


일단 양악을 하면 유동식을 담아 마실 수 있는 소스통이 필요하다. 병원에서 준거 쓰지말고... 이 소스통의 입구가 길고 얇아야 쓸만하다. 소스통의 입구가 짧으면 그만큼 음식물이 치아에 닿기 쉽고 꼬매놓은 곳에 염증을 불러일으키기도 쉽다.

그래서 내가 추천하는건 다이소 소스통 (품번 24991) 잘 새지도 않고 용량은 약 170ml인데 수술하면 어차피 120ml 마시는 것 조차도 고역이니 용량은 신경쓰지마라.


그리고 이 밑에는 내가 시도해본 음식들이다. 병원에서 제안하는건 뉴케어, 물, 두유 뭐 이런 것들 뿐이지만 인간은 절대 그거갖곤 안된다. 둘러보고 본인에게 맞을 것 같은 음식을 찾자. 이온음료나 뉴케어같은 유동식은 눈치껏 뺐다. 내 기준은  '먹을 수 있는' 게 아니라 '먹을 만 한 음식'이어야 됨.


1. 호박즙, 호박죽

개노맛 붓기에 도움된다고 샀는데 잘 모르겠고 살거면 즙말고 죽을사라 차라리 그게 맛은 없어도 배는 채워짐


2.오뚜기 쇠고기스프

맛있긴한데 건더기 꽤 많이 들어가 있어서 그거 걸러내는데 한세월임. 건더기 입자가 작아서 잘 갈아지지도 않으니까 먹지마셈

참고로 가루로 된 스프 (오뚜기포함 뭐 다른 브랜드) 쓰지마라 만드는데 시간만 오래걸림


3.폰타나 그릴드 머쉬룸 크림수프

추천함ㅇㅇ. 이거 가루형태가 있고 액체형태가 있는데 액체로 된거 사라. 믹서기에 넣고 존나게 갈갈갈해서 마시면 된다. 비위상한다고? 배고프면 그런건 눈에 안보일거다... 간도 이미 다 되어있어서 편했고 초반 이틀은 이걸로 버텼다 하지만 곧 물림.


4. 비비고 소고기 미역국, 황태국

비추. 나도 처음에는 자극 없는 (고춧가루없는)국물류면 괜찮지 않을까? 하고 이런 것들을 몇 개 샀는데 정말 놀랍게도 전혀 도움안된다. 당연히 건더기는 다 걸러서 먹어야하는데 그 건더기가 버려지는 걸 보면 진짜 가슴이 아프다... 게다가 싹 다 맹물맛임.


5.동치미

개강추!! 하지만 이걸 '끼니'로 생각하진 말고, 간식이나 입가심 용도로 써봐라. 상큼한 식초맛이 텁텁함을 없애는데 아주 일품이다! 진짜 이거만한 상쾌함이 없다. 좀 차갑게 해서 츄라이해봐라 후회안한다. 물론 난 그냥 시판용 동치미 사서 안에 건더기 싹다 빼고 국물만 모아다 마셨음


6.비비고 한우사골곰탕, 닭곰탕

추천. 내가 위에서 황태국이랑 미역국은 비추했는데... 그래도 이 두개는 약간의 꼼수를 추가해 먹을만한 단계로 높일 수 있다. 일단 이 사골곰탕과 닭곰탕을 제대로 먹기 위해선 '파'가 필요하다. 국을 끓일 때 파를 좀 많이 해서 같이 끓여라. 그리고 푹 끓인다음 건더기 싹 거르고 마시면 된다.


7.땅콩버터 +우유

땅콩버터는 스키피꺼를 썼고 우유는 덴마크 락토프리를 썼다. 땅콩버터가 단짠의 정석에 칼로리가 넘사로 높기 때문에 에너지채우는덴 직빵이라고 생각이 들었음. 일단 효과는 좋다.

방법은 우유100에 땅콩버터 한스푼넣고 좀 데워줘야됨 그리고 믹서기에 갈갈갈 해준다음 체에 적어도 두번 걸러라. 존나 고소하긴 한데 금방 물림 ㅎ


8.바나나+ 우유

바나나우유가아니라 진짜 찐 바나나+우유 갈아서 마신거임. 난 개인적으로 이거 차갑게 해서 마실때가 맛있더라. 에너지도 잘 채워지고 맛있어. 잘 갈아서 체에 걸러 마시자. 바나나 싫어하면 어쩔 수 없지...


여기까지 오면 뭔가 버틸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도 들고 그럴거다. 생각보다 어려워보이지 않겠지만 절대 아니야. 내가 여기서 멈춘 이유는 지금까지 내놓은것들 죄다 결국 '액체'라는거임. 이런 것들은 흡수가 빠르고 결국 아무런 영양가도 없어서 금방 배가 고파져. 그냥 물배채우기 그 이상 이하도 아니고 아무리 마셔도 다음날 되면 일어나자마자 꼬르륵대는 니 위장을 느낄 수 있을거다. 빨리 라면끓여주세요 현기증난단말이예요 라는 짤이 생각나기 시작하면 내가 무슨말 하는지 알거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쌀' (곡기)가 필요하다는거야.

여기서부터는 곡기 위주로 시도해 본거 두개를 말해볼게.


1.본죽100퍼 갈기요청 (난 야채죽, 전복죽샀음)

역시 추천! 난 사장님 요청사항에 한번 더 썼다. 턱수술을해서 씹지를 못하니까 아예 마실 수 있는 수준으로 갈아달라고 요청했고 안에 건더기 형체 없을 정도로 다 갈아주셨어. 그리고 죽이 꽤 되직한 상태로 오니까 물을 좀 타서 마셔라. 이거 먹고 나니까 훨씬 나았어 진짜로. 확실히 한국인은 탄수화물 쌀이 들어가야돼...



2.음식점에서 질 좋은 갈비탕국물에다가 불린 찹쌀 갈아마시기

방법이 좀 그런가? 일단 내가 할 수 있는 걸 총동원해본거야... 일반 쌀을 미음처럼 불려도 괜찮을 것 같아. 방법은 간단해. 찹쌀을 하루 불리고, 퍼지도록 끓여줘.

갈비탕 끓일 땐, 국물만 마시더라도 일단 넣는건 건더기까지는 다 넣어야돼! 그래야지 그나마 국물맛도 좀 더 살아. 한 차례 푹 끓이고, 국물만 걸러서 찹쌀에 섞어마시면 돼.


사실 여기까지 쓰니까 정말 도움이 되는 글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다. 사실 제일 나았던건 어떻게든 곡기가 들어가게 만드는 방법이 가장 많이 도움되었어. 결국 국물, 액체류, 유동식은 아무리 해도 에너지에 도움이 안되더라.

그리고 이렇게 먹고나서 제일 중요한건 '입 헹구기'야. 특히 죽처럼 되직한 걸 먹으면 치아사이에 낄 수 도 있는데다 2주동안은 양치를 할 수 없으니 헥사메딘 가글에만 의존해야하는데 염증도 그렇고 입냄새도 그렇고... 먹고난 후에 입을 물로 좀 헹궈줘.  


말했지만 난 아직 7일차고 드디어 내일 1주차 소독받고 레이저 치료 받으러 병원에 가. 내가 너무 이것저것 다 주워먹어서 염증있다고 할까봐 좀 무섭네 ㅋㅋㅋ;

당연히 아직 입벌리기, 말하기 아무것도 안돼. 얼굴은 팅팅 부었고 절반은 감각도없고 솔직히 너무 힘들어. 언제 내 일상을 되찾을 수 있을 까 몇시간씩 울면서 후회도 조금 해봤어. 근데 다들 괜찮아진다고 하니까...

이미 수술하고 나서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이미 수술이 확정되어서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이 이걸 본다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해. 공유하고 싶은 거 있으면 댓글 꼭 남겨줘 나도 지금 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많은 액체류 음식을 시도해보고 싶어... 긴 글 읽어줘서 고맙고 2주차에 다시 또 글 올려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