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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복습하다가 나석철이랑 건물 밖으로 떨어졌을 때와 이연이가 기탁이 집 앞에 찾아왔을 때.
그 시간 사이의 홍탁이는 어떤 상태였을까 생각하면서 싸지름.
글이란걸 써 본 적이 없어서 똥필력인거 양해부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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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내가 눈을 뜨고 있는 건지 감고 있는 건지 조차 모를 어둠 속이었다. 우라질. 결국 소멸하게 된 건가. 헛웃음이 비식비식 새어나왔다. 나를 바라보던 다혜와 매제의 마지막 모습이 떠올랐다. 승재와 제길이. 크눌프에 있을 아우들. 그리고 송이연. 내 안에 너무 크게 자리한 이연의 모습에 가슴 한 켠이 시큰해지는 것을 느끼며 애써 생각을 전환했다. 비록 내 마지막을 기억할 사람은 단 한명뿐이겠지만 분명 사나이다운 이별이었으리라. 그렇게 스스로를 달래던 그때 한줄기 빛이 캄캄한 어둠을 비집고 흘러 들어 왔다. 익숙한 구두소리가 또각또각하고 울려 퍼졌다.

"한기탁씨."
"미쓰? 미쓰라도 날 마중 나와준 건가? 난 어떻게 된 거야? 금기를 어기면 소멸이라더니 아직 의식도 있고 손 발에 감각도..."
"한기탁씨, 당신에게 마지막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기회?"
"아주 짧은 시간이지만 한기탁씨에게 드릴 수 있는 마지막 선물입니다."

기회? 선물? 그 말의 의미를 깨닫기도 전에 몸이 붕 뜨는 느낌이 드는가 싶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발끝으로 땅의 감촉이 느껴졌다. 떨리는 두 다리로 버티고 섰다. 밝아진 주변이 느껴졌다. 조금 쌀쌀한 바람이 피부에 와 닿았다. 부신 눈을 살며시 뜨며 고개를 들었다. 눈을 뜬 그곳엔 거짓말처럼 이연이 서 있었다. 반가운 마음과 슬픈 마음이 교차하며 알 수 없는 기분이 들었다. 입가에 지어진 미소마저 일그러지는 듯한 기분이다.

"마지막 선물이라..."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나즈막하게 말을 내뱉었다. 내 말이 들리기라도 한 건지 그녀가 나를 향해 돌아 보았다. 물기 어린 두 눈이 보인다. 그 끝에 맺힌 눈물을 닦아주고자 그녀를 향해 한걸음 한걸음을 내딛었다. 천근만근인 다리를 이끌고 그녀의 앞에 섰다. 나를 찾기 위해 뛰어온 것인지 가쁜 숨을 몰아쉬는 그녀의 어깨가 작게 들썩였다.

"너..."
"이번엔... 제대로 인사하고 가려고."

떨리는 손을 들어 그녀의 볼을 어루만지며 흐르는 눈물을 닦아 내었다.
가지마. 늘 내게 꺼지라고 하던 그녀가 울면서 나에게 가지 말라고 한다. 그녀에게 꺼지기 싫다고 소리치던게 엊그제 같은데. 나를 안아주며 자신과 함께 살자고 말하던 그녀의 모습이 아른거린다. 가고 싶지 않다. 이미 셀 수 없이 속으로 외치던 한마디였다. 그러나 내 입은 나의 생각과는 다른 말을 하고 있었다.

"이제... 울지마."

그녀의 두 볼을 감싸쥐었다. 내가 그녀에게 부릴 수 있는 마지막 욕심이었다. 그녀의 입술에 머무른 시간은 짧은 듯 길었다. 그리고 그 시간 속에서 그녀와의 추억을 보았다.
떨어지고 싶지 않았지만 이제 정말 끝이 다가왔음을 느꼈다.

"오빠... 가지마..."
"어디 안 가, 임마."
"내 옆에 있어...응?"

흐려지는 의식 속에서 그녀를 향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시간이 다 되었나보다. 발끝, 손끝의 감각이 사라져만 갔다. 그렇게 그녀와의 마지막 작별 인사를 끝으로 내 의식은 또다시 짙은 어둠 속으로 사라져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