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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에는 오늘도 그 카페에서 기다렸다.
알로라에서 처음 만난 그 트레이너, XX.
“오늘은 특별한 데이트야”라고 말하며 데려온 곳은 한식당이었다.
그는 릴리에의 손을 꼭 잡고 웃었다.
“너한테 어울리는 매운 맛, 먹여줄게.”
릴리에는 설레는 마음으로 상추쌈을 싸주고,
뜨거운 떡볶이처럼 빨갛게 끓는 냄비를 보며 행복했다.
“XX 오빠, 나… 정말 좋아해.”
그 순간, XX의 표정이 미묘하게 굳었다.
그는 포크를 내려놓고, 조용히 말했다.
“미안. 나… 다른 사람이 생겼어.
너는 너무… 순수해서, 내가 감당하기 버거웠어.”
릴리에의 손이 떨렸다.
상추쌈이 바닥에 떨어졌다.
뜨거운 국물이 손등을 데였지만,
그보다 더 뜨거운 건 가슴이었다.
XX는 일어났다.
“잘 지내. 너라면 금방 괜찮아질 거야.”
문이 닫히는 소리가 울렸다.
릴리에는 혼자 남아,
아직 김이 모락모락 나는 냄비를 내려다보았다.
눈물이 뚝, 뚝 떨어져 국물 위에 번졌다.
그녀는 천천히 상추를 다시 들었다.
매운 고추를 올리고, 떡을 한 입 넣었다.
너무 매워서 눈물이 또 흘렀다.
하지만 이번엔… 조금 달콤했다.
“매운 건… 참아야지.”
릴리에는 작게 중얼거렸다.
그리고 크게 한 입 더 베어 물었다.
오늘도, 그녀는 웃으며 먹었다.
실연당한 소녀의, 아주 작은 반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