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괄정당 VS 대중정당]
1. 오세훈의 포괄정당
오세훈 시장은 2004년 우리나라의 정치를 코페르니쿠스적으로 전환시킨 오세훈법을 만들었다. 오세훈법이라 불리는 이 개정안들의 핵심은 돈정치를 추방하자는 것이었다. 당의 중앙당과 시도당을 약화시키고. 지구당은 완전히 폐지하며. 선거공영제를 강화하고. 후원금 제도를 약화시키며. 여론조사 경선 방식 강화를 넘어 100%를 지향하는 오픈 프라이머리 제도를 추구한다.
우리나라 정당을 당원에 구애받지 않고 중앙당에 구애받지 않으며 국민들의 포괄적 의사를 따르도록 하는 포괄정당화를 추구한 이 개혁은 20년이 흐른 지금 한국 정치의 특징을 만들어 냈다.
과거 총재정치의 제왕적 지배구조가 정당에서 사라지고 여론조사에 기반한 경선, 그리고 민심의 동향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정당들이 되게 하면서. 결과적으로 첨예한 쟁점을 제외하고 양당의 정강과 정책을 비슷하게 만들었다. 제도권 정당의 포괄정당화가 이뤄졌다.
반면 후원금 제도를 축소시키고 선거공영제를 강화하며 원외 정치인의 활동기반과 정치자금 마련을 원천봉쇄해 명망가와 재력가, 전문직만 정치를 할 수 있게 하였고 지역별 정당 우위를 고착화시켰다. 그 결과 국민의힘은 영남과 강원, 강남에서 절대 우위. 민주당은 강남 제외 수도권과 호남에서 절대우위를 가지게 되었다. 지구당 조직이 존재하지 않다보니 현역의원이 없는 지역은 팬카페 등 팬덤 조직을 통해 정치활동을 이어갔고 팬덤 정치가 상시화되기 시작했다. 여론조사가 중시되며 다수 여론을 만드는 선동의 정치와 감성의 정치가 일상화됐다. 여론조사시 역선택의 폐해 역시 꾸준히 제기되는 문제점이다.
20년간 이어진 오세훈식 정치실험은 확고한 장단점을 보여주며 이제 평가의 선상에 놓이고 있다.
2. 이재명의 개딸 당원 중심 대중정당
대중정당이란 당원민주주의, 정당민주주의를 기반으로 당원으로 가입한 대중들이 당내 의사결정을 정하는 정당을 말한다. 중앙당과 지구당 체제, 그리고 중앙당 당대표 권한의 강화, 당원과 비당원의 확고한 지위 차이 등이 오픈프라이머리 방식의 포괄정당과 확실히 다르다.
이재명은 확고한 팬덤을 지닌 정치인이다. 그리고 그 팬덤을 당원으로 대거 입당시키는 조직화에도 성공했다. 이 당원들이 민주당의 의사결정을 죄다 장악하도록 당헌 당규를 고치고 있고 개딸들은 이재명과 혼연일채가 되어 이재명의 의지를 실현하고 이재명을 결사옹위하고 있다.
당원 가입 등의 문화가 존재하지 않는 우리나라에서. 팬덤으로 똘똘 뭉친 조직화된 소수가 당을 장악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미 통합진보당이 그러한 점을 보여주었고. 통합진보당 시즌 2가 당원민주주의라는 명분 하에 민주당에서 더 크게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현재 민주당의 모습은 오세훈의 포괄정당화 개혁으로 잉태된 개딸이란 팬덤 세력이 과거 대중정당의 남은 제도를 타고 우리나라 양대 수권정당 중 하나인 민주당을 완전히 장악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하겠다.
영리한 이재명은 당원민주주의 명분으로 헌법기관인 국회의장 조차 당원이 뽑는데 관여토록 하려 하고 있다. 취약한 정당민주주의 시스템을 가진 나라이기에 일종의 작전 세력이 대기업 규모의 정당 하나를 통째로 좌지우지하게 된 것이다.
이번 민주당의 개딸 사태는 우리나라 정치 문화와 정당제도가 얼마나 전체주의적 시도에 취약한지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이다.
이런 상황에서. 개딸 당원 권한 강화와 조직화를 위한 이재명 지구당 추진이. 바로 제왕적 대표제를 위한 지구당 부활이라 할 수 있으며. 오세훈은 지구당 부활론과 관련해 한동훈이 아니라 이재명의 이런 취지를 비판하여야 했다고 본다.
3. 한동훈의 생활정치로서의 대중정당
한동훈은 총선때부터 정치개혁을 공약으로 내놓았다. 국회의원 특권 폐지와 국회의원 세비 인하, 국회의 세종시 이전 등은 모두 국회의원 자리 자체의 매력을 감소시키려는 것이었다 볼 수 있다.
지금까지 국회의원은 국민을 위한 봉사직이란 생각보다는 입신양명의 끝판왕으로 취급받아왔다. 그렇기에 자리를 차지하고 무엇인가를 하려는 것보다 자리 그 자체가 목적인 사람들이 경쟁하는 정치가 지속적으로 이어졌다. 당선 가능성이 높은 지역구 공천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다 국회의원이 되기만 하면 의전을 누리고 웰빙하려는 모습이 바로 이런 이유에서 였다.
한동훈은 이런 부분을 없애려 했고 정치에서 이루고자 하는 뜻이 있는 사람들이 정치를 하고 생활인들이 정치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하려 했다.
이를 위해 국민이 보기에 과도한 특권은 내려놓도록 하고 선거에서 낙선한 청년 등 생활인들이 정치를 이어갈 수 있도록 지구당 부활과 원외 정치인 후원금 제도를 다시 가능토록 하는 대신 회계 감사등을 빡세게 하는 개혁안을 들고 나온 것이다.
이런 방식의 정치개혁이 이뤄진 대표적인 나라들이 바로 북유럽 국가들인데 이들 국가들에서는. 돈이 없어도 정치를 할 수 있도록 공적인 정치자금 제도가 투명히 운영되도록 하되, 국회의원들이 도보나 지하철,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것이 자연스러울 정도로 국회의원 개인이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익은 국민 평균 수준으로 줄이고 의전도 거의 철폐시켰다.
이런 방식으로 지구당에서 풀뿌리 생활밀착형 정치가 자리를 잡으면 정치인들이 인지도를 노리고 바람에 기대며 선동적이고 선정적인 주장을 하기 보다는 오랜 기간 차분히 지역에서 기반을 닦으며 상식적인 주장을 이어가는 정치를 할 수 있다.
그리고 지구당에서 국민의 정치적 욕구가 소화되어 나가면서 자연스럽게 명망가 중심의 극단적 팬덤 정치와 팬덤이 정당 민주주의를 장악해 전체주의화되는 현상도 막아낼 수 있다.
물론 이것도 국민들이 정당정치에 풀뿌리 단계에서 당원으로 충분히 참여할 때 가능한 일이라 아직 그 시도의 끝이 좋을지 알 수는 없지만. 오세훈의 포괄정당과 이재명의 개딸 당원 중심 대중정당이 만나며. 팬덤 전체주의, 지역별 기득권 정치세력 고착화로 가고 있는 우리나라 정치의 난맥상 해결을 위해 충분히 시도해볼만한 일이라 생각한다.
그래도 우리 당의 정치 지도자들이 철저히 자신의 권력만을 강화시키려는 것이 목적인 이재명과 달리. 한국 정치의 미래 문제를 두고 건설적 토론을 이어가는 것에 희망이 생긴다.
이재명 개딸 전체주의의 당 장악 및 의회장악, 국가장악 시도에 대한 최소한의 반발조차 찾아보기 힘든 민주당과는 확실히 다르다.
시도 자체가 의미있다. 한동훈의 문제 의식이 적절한 결과를 얻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