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이라 여초말투 이해좀]
한동훈 페북 글을 보니 문득 러셀 커크가 쓴 "보수의 정신"이 생각나더라고.
1950년대 미국에서 좌파 사상이 횡행할 때 이 책이 출간되었는데
최초로 보수 이념을 집대성한 책이어서 이후 보수주의 운동의 시초가 됐었어.
이에 비해 좌파 사상은 18세기부터 문서화되어 근대화의 시초가 되었지.
시에예스가 쓴 제3신분이란 무엇인가 라는 책으로부터 프랑스혁명이 시작되었는데
프랑스 혁명이 표방하는 획일적 평등주의, 급진적이지만 정교하지 못한 개혁 등이
좌파 사상의 시작이 되었다고 봐.
그 이후 서양 곳곳에서 비슷한 혁명이 일어났고
결국은 마르크스의 공산주의라는, 추상적인 설계의 극을 달리는 사상으로까지 치닫게 돼.
미국에서도 1950년대까지 자유주의에 밀려 보수주의자들은 힘을 쓰지 못하고 있었는데
러셀 커크가 보수의 정신을 집대성하여 보수주의의 이념과 가치를 성문화하면서
2000년대 후반에서야 탄력을 받아 보수주의 운동이 대대적으로 일어났대.
이렇게 보수주의 이념이 늦게야 의식적으로 개념화된 이유는
추상적인 공상을 통해 유토피아를 구성하려는 공산주의 급진주의 좌파 사상과는 달리
서양에서의 보수 사상은 기독교 문화로부터 시작되어
추상적인 개념이라기보다는 현실적인 삶의 태도로 전래되어 왔기 때문에
좌파 사상처럼 이론으로 집대성하기가 굉장히 어려웠대.
18세기 말부터 급진적인 혁명을 통해 대통령제 국가로 변모한 프랑스, 미국과 달리
영국은 16~17세기부터 왕정과 귀족이 갈등은 했지만 의회주의라는 전통을 고수하며 점진적으로 변화해 왔어.
두 세력이 갈등하면서도, 피를 흘리지 않고 보다 점진적으로 근현대화에 성공한 거지.
그래서 보수의 정신을 집필한 러셀 커크도
영국인인 버크의 “프랑스 혁명에 관한 고찰”이 근대적 의미의 의식적인 보수주의의 출발이라고 평해.
몇백 년에 걸쳐 근대화를 이룩한 서양의 사정도 이런데
순식간에 근대화가 진행된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사실
반공주의 외에 다른 보수주의 이념이 뿌리내릴 시간이 없었지
사실 이 책도 몇십 년이 지나 박통 탄 핵 무렵에야 어렵게 번역되었을 만큼 우리에게는 보수의 이념과 정신이 생소해.
그런데 한동훈은 러셀 커크가 정리한 6가지 보수 정신의 핵심을 항상 강조하더라고.
말로만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행동에서도 드러나.
이념이 행동이 되고 삶의 태도가 되는 것, 이게 좌파와 보수의 다른 점이거든.
한동훈이 항상 동료시민을 강조하지. 마지막에도 “민심은 항상 옳다.”고 했고,
연이은 좌천을 겪으면서도 “상식적인 동료시민의 힘”을 생각해서 버텼다고 했어.
러셀 커크가 말하는, 정의와 양심이 지배하는 사회에 대한 믿음이지.
커크가 강조한 다른 점은 질서와 위계, 법률과 규범을 존중하면서 점진적인 개혁을 이루는 건데
한동훈은 사회적 시스템 안에서 상식과 정의가 승리할 수 있다는 기록을 남기려고 4번의 좌천을 견뎠다고 했어
장관 취임사에서도 시스템 안에서 정의에 이르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지.
비대위원장을 맡는 동안에도 국민의 힘은 다양한 목소리가 나올 수 있는 당이라고 거듭 강조했지.
그 말이 난감한 질문을 피해가려는 의도가 아니라, 진심으로 느껴져서 참 좋았어.
이번 페북 글에서도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목소리는 용기라고 하는데,
그 전까지 러셀 커크와 연관을 짓지 못하다가
다양한 비판을 중요시하는 점에서 “보수의 정신”이 생각나더라고.
한동훈의 말이 좌파의 허황된 이야기가 아니라, 삶의 태도에서 우러난 신념임을
국민들도, 말로 정리하긴 쉽지 않아도 모두 느끼고 있기에
그 많은 화환을 보내며 한동훈을 응원하는 거구나 깨달았어.
진중권이나 신동아 논설위원이 한동훈이 제시할 이념과 미래를 기대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 아닐까
글을 무지 못 쓰는데, 갑자기 퍼즐이 맞춰진 느낌이라 이 느낌과 생각을 꼭 나누고 싶어서 써 봤어.
시대의 흐름이 보수의 재정립과 새로운 이념을 원하고,
한동훈은 보수의 새 장을 열라는 시대의 부름을 받은 인물일 거야.
합리적인 보수임
좌빨과 다르면 다 보수라는 식의 막연한 보수 개념이 아니라... 체계적인 보수의 개념을 실천으로 정립해 줄 것을 기대함
보수의 정신 졸라 어려운 책이지ㅋㅋㅋ 동일저자가 쓴 지적인 사람들을 위한 보수주의 안내서?이걸 추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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