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학교가 끝나고 나서

 

버스 정류장을 향해  친구랑 인터넷에 자주 떠도는 '보슬년' 을 주제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친구하고 헤어지고, 나는 버스에 탔지.

 

그런데 그날따라   버스에 사람이 많았다.

 

안 그래도 더워죽겠는데, 밀폐된 공간안에 사람이 꽉 차있으니

 

에어컨을 세게 틀어도 엄청 덥고 정신없었다.

 

속으로 '아, 짜증나네." 중얼 거리고 있었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뒷문으로 내리지 못한 사람이 있었는지,

 

버스 아저씨께서 앞문을 여셨다.

 

앞문으로 여고생 4명이 쪼르르 내리더라.  교복을 보아하니 00고등학교 학생인 것 같았다.

 

앞문으로 내린 여고생 4명중에 마지막으로 내린 여고생이 "미안해요!" 라고 말을 하더라.

 

옆에 여자 3명은 "그냥 내리면 되지  뭘 또 그래, 창피하니까 빨리 그냥 가자." 라고 말을 하고 있고.

 

나는 처음에 그 여고생이 나한테 한 말인지 몰랐다.

 

누구한테 하는 소리인가 싶어, 고개를 주위로 돌리는데

 

그 순간 "괜찮으세요? 정말 죄송해요!" 라고 또 다시 말을 함.

 

다른 사람한테 말을 하는 가 싶었지만, 그 여고생은 내 눈을 정확히 바라보고 말을 하였어.

 

나는 이 여고생이 나한테 왜 그런 말을 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어, 잠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지.

 

그랬더니, 섬섬옥수 하얀 검지를 펼쳐서 내 신발을 가리키더라.

 

신발자국이 조금 묻어 있었다.

 

'아, 급하게 내리다가 내 발을 모르고 밟았다는 말이구나...'

 

나는 그제서야 상황을 이해하고 피식 웃으며 "괜찮아" 라고  손을 흔들어주었다.

 

그녀도 "다행이에요" 라고 해맑게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어 주더라.

 

그렇게 그녀가 내리고 버스는 다음 장소를 향해 출발했다.

 

버스 타는 동안 내 마음이 따뜻한 온기로 가득 채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천사가 있다면, 저런 여자가 바로 그 천사가 아닐까?  생각을 해본다.

 

그날 집에 도착한 이후로, 나는 그 신발을 다시는 신지 않았다. 아니 신을 수가 없었다.

 

신발자국이 지워질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그녀와의 추억이 담긴 신발자국이 지워질까봐, 나는 신발을 소중한 상자 안에 지금까지 보관해두었다.

 

인생 살다보며 힘들고 괴로울때, 상자를 열어 신발자국을 유심히 바라본다.

 

그 당시에 있었던 아름다운 추억들이 내 얼룩진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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