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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거 평생 써본 적도 가져본 적도 없고
사실 관심조차 없는 한남.st 아들새끼라
사는 것도 그다지 재미 없으실텐데
매 번 홈쇼핑서 보시는거 슬그머니 따라 보면
혼잣말로 필요 없다며 채널 돌리시는거 마음 아팠음


제작년에 심박기 다실 때가 가장 위험했는데
그 땐 사실 그렇게 와닿지 않았고
작년에 갑상선 암 앓으시는데
뭐 암 중에는 가장 괜찮다 우짠다 하는데
그 암이라는 단어가 정말 크게 다가오더라
그리고 며칠 전에 문득 주차장에서 엄니
뒷모습 보는데 그렇게나 호랭이 같던
우리 엄니가 어쩜 그리도 작아보이는지


매 번 있을 때 잘해야지.. 라고 되뇌이기만 하고
그렇게 하루이틀일주일한달몇년을 은근슬쩍
넘어가고 나한테는 아낌없이 쓰고..
정말 더 늦으면 안되겠다 싶어서
수요일 처음으로 명품관이라는데 갔다.


거기 나이키 츄리닝 입고 온 사람은 나뿐이더라
혼자 뭣모를 기세에 눌려 엉거주춤 쭈뼛대니
매우 친절하게 다가와주신 직원분에게
어머니 선물해드리려고 하는데..라는 중에
이 가방이 눈에 꽂혀 이것 밖에 안보이더라
일단 난 잘모르니 추천 여러개 받아보고
금요일에 다시 오겠다카고 이틀동안 고민하고
다시 가서 보는데 계속 눈에 아른거리더라 저게


아무래도 저걸 사야겠다 해서 결제하니
직원이 추천해준 것들 제치고 제일 비싼거였네 아 ㅋㅋ


들고 오는 내내 좋아하시지 않을까 하는 설렘 반,
그리고 한편으론 태생적 불효새끼 답게
어머니 평소 입버릇처럼 반품하라는 말을
아주 조금은 기대하며 품에 꼭 안고 왔다.


혼자만의 기분으론 쟈철, 버스 안에서
내 가방 박스만 보는거 같아
불안하면서도 뿌듯하더라 헤헤


집에 도착해서 드렸더니 역시나 인상 한껏 찌푸리시며
대체 이게 얼마짜린데 이런걸 왜 사냐 말씀하시지만
언박싱 하는데 허둥지둥 허겁지겁 하시는 모습이
기분이 매우 좋았다.


이내 꺼내서 죙일 어깨에 메곤 거울만 보시는데
입버릇처럼 말씀하시던 반품하란 소리는 없더라
흐뭇하면서도 조금은 속상 아 ㅋㅋ;;


이제 카드값은 어쩌나 싶어
벌써부터 스트레스가 밀려오지만
남들 다 하나씩은 있다는 그거
평생 없이 자라서 알지도, 쓸 줄도 모르고
그리고 당신 손으로는 절대 직접 사시진 못하실거고
용돈 드려봤자 또 나나 형꺼 뭔가 사주려 하셨을테니
매우 합리적인 소비였다 싶었다.


사실 이따위 가죽쪼가리에 왜들 열광하는지는 잘 모르겠고
같은 돈으로 금덩어리 사드리는게 백배 나은거 같다고
아직도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 마인드지만
이러나 저러나 그로 인해 울 엄니가 기뻐하면
그거만으로 충분히 만족스러운 듯


미간 잔뜩 구기시곤 돈도 없는 놈이 라며 툴툴 대시더니
친가 외가 친구들 동네사람들 빠짐없이 전화 돌리시면서
급작스레 안부를 묻곤 내가 사온 백을 자랑하시는걸 보니
그야말로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다.


떠들 곳 없는 아싸라 갤러리 찾아왔으니 재밌게 읽어주길.
이곳 갤러들도 모두 행복하길 바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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