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에 RX570 당근했는데 예의바른 중학교 급식이 하나가 가져갔었음
그런데 일주일인가 후에 걔한테 도와달라고 채팅이 옴
사연 들어보니 엄마 지인한테 받은 3500X에 기쿨 달린 컴 쓰다가 소음이 너무 심해 청소 하려다 무뽑하고 난 후로 컴이 안 켜진다는 거임. 핀도 안 휘었는데 왜 이런건지 모르겠다고 하면서 애가 완전 패닉상태였음.
컴 가게에 갈 돈도 없고 부모님한테 시퓨 사달라고 하기도 못한 상황에 윗짤처럼 글카 분해한 사진에 언더볼팅 옵션까지 다 설명해서 넣어준 사람이면 컴도 잘 알 것 같아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연락한 거였다고.
나중에 알았는데 아빠 일찍 여의고 엄마 혼자 애들 먹여 살리고 있는 어려운 집안 애였음
나한테 사간 글카 살 돈도 쓰고 있던 1050 당근한 돈에 자기 용돈 아낀거 보태서 마련한 거였고.
어쨌든 나한테 교차검증 테스트 가능한 예비 부품도 다 있어서 일단 가져오라고 하니 초딩 4학년 여동생하고 같이 낑낑대면서 다리건너 얖동네부터 내가 사는 아파트 앞까지 들고 옴 ㅋㅋㅋ
일단 교차테스트로 am4 테스트용으로 쟁여둔 3200g 꽂으니 정상작동 하고 걔가 가져온 3500x는 전원 자체가 안 켜짐.
핀 안 휘었다고 해서 보니 겉보기에는 그렇게 보임. 그래도 왠지모르게 이질감이 자꾸 들어서 플래시 비춰서 반사형태 촬영하면서 촬영한 사진 확대해서 수직 맞는지 확인해보니 2개 열 전체가 정말 미세하게 기울어져 있는 걸 확인함.
집에 있는 반짇고리에서 제일 얇은 바늘 하나 꺼내서 미세조정 들어가서 수직 맞추니 가동 성공함. 못 고치면 내 3200G 넣어서 주려고 했는데 개꿀 ㅎ
마침 집에 싱글타워 하나 굴러다니길래 기쿨 떼고 그것도 달아줌.
애 두명이서 90도로 꾸벅꾸벅하면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하는데 뿌듯하더라.
그 후 애들 데리고 피자스쿨 가서 피자 2판 셋이서 같이 먹고 집에 계신 어머님 가져다 드리라고 치킨 한마리 포장해서 택시 태워서 돌려보냄.
그리고 아직 중3인 놈이 어린 여동생 데리고 쌩판 남인 30대 아죠씨 집에 갔다고 하면 니들 엄마 가슴 철렁할거라고 설명한 후에 나도 아무것도 물어보지 않을테니 앞으로 나같은 제3자 어른한테 너희들 인적사항이나 주소 함부로 알려주지 말라고 주의 준 다음 그냥 동네 무인카페에서 만나서 해결했다고 말하라고 입단속도 시켜둠.
아, 그리고 애들이랑 대화하면서 알게 됐는데 놀랍게도 게임 취향은 오빠쪽보다 여동생쪽이 나랑 잘 맞았돈던게 인상적이었음 ㅋㅋㅋ
애초에 업글 목적이 오빠쪽이 옵치2나 발로란트 쾌적하게 하려고 했던 거였고 둘 다 내가 건드리지 않는 것들인 반면 여동생쪽은 게임 스트리밍 방송 보면서 알게된 동방야작식당에 푹 빠져 있었음. 컴 맛가고 자기도 못하게 되니 컴 운반하는데 순순히 협조했던거라고 ㅋㅋㅋ
나도 그 겜에 푹 빠져 있던터라 마침 할인하고 있어서 다 합쳐서 만원 좀 넘어가던 DLC 꾸러미 선물해줬음ㅋ
나이 서른 넘어서 생긴 몇 안되는 소중한 추억임
오늘 왜 갑자기 이런 글 올리냐... 하면
그 때 글 올리고 싶었는데 혹시나 애들 신분 특정될 거 같아 그냥 쭉 참았음
그리고 그 때 나중에 내가 컴 업글하면 당근챗으로 오빠쪽 불러서 주려고 했던 1070TI를 애들 엄마가 재작년에 재혼하시면서 이사가는 바람에 못 주고 오늘 당근일정 잡혀서 문득 떠올라 적어봄.
오빠쪽하고는 이후 몇 번 당근챗 주고 받았는데 이사간다는 소식 전하고 나서는 이후 연락 없었음. 애들 잘 살고 있으려나 모르겠네.
별로 크게 내가 뭘 해준건 아니지만 나한테도 추억으로 남은 만큼 그 애들 머릿속에도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었으면 좋겠다.
끄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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