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사원(신참)시절
부서배치 받자마자 받았던 악기바리.
대기업 신참들의 악기를 키우는 전통.
사무실 배치받고나서 사수들앞에서 삽겹살이나 소주를 그냥 입에넣고 악으로 삼켜야 한다.

철모르던 신참시절 나도 빙 둘러앉은 사수들 앞에서 참이슬을 거의 일곱병을 먹어야했고
쓰디쓴 후레쉬를 허겁지겁 물도없이 계속 삼키느라 속이 뒤집어져도 참아야 했다.
세병째 먹는데 목구멍에 알코올이 확 느껴지면서
마신 소주들이 속에서부터 올라왔다.

위액섞인 소주를 입에 물고 얼굴이 벌게져서 있는데
황근출과장님이 호랑이처럼 달려와서 내 가슴팍을 걷어차고 귀싸대기를 올려붙였다.
당연히 입에 머금고 있던 소주 토사물은 바닥에 뿜어졌다.
나는 그날 황근출과장님께 반병신되도록 맞았다.
구타가 끝나고
황근출과장님이 바닥에 떨어진 참이슬 토사물을 가리키며 말했다.

"악으로 먹어라"
"니가 선택해서 온 대기업이다. 악으로 먹어라."
나는 공포에 질려서 무슨 생각을 할 틈조차 없이 토사물들을 주워먹었고

황근출과장님의 감독 하에 남은 소주 및 타버린 삼겹살까지 전부 먹었다.
그날 밤에 황근출과장님이 나를 불렀다.
담배 두개를 물고 불을 붙여 한개비를 건네주며 말했다.


"바닥에 흘린 니 토를 아무도 대신 치워주지 않는다. 여기는 너희 집이 아니다. 아무도 니 실수를 묵인하고 넘어가주지 않는다. 여기 대기업에서뿐만이 아니다. 사회가 그렇다. 아무도 니가 흘린 똥 대신 치우고 닦아주지 않아. 그래서 무슨일이 있어도 실수하지 않도록 악으로 깡으로 이악물고 사는거고, 그래도 실수를 했다면 니 과오는 니 손으로 되돌려야 돼. 아무도 책임져주지 않아. 그래서 다시 먹으라 한거다."


"명심해라. 회사원은 자신의 선택이 불러온 책임을 피하지 않는다"

그날 나는 집에 돌아가 사직서를 작성하고, 세무사 공부를 결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