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한 달 전,


체력이 좀 딸리는 것 같아서 유산소랑 맨몸운동 위주로 좀 하려고 헬스장 등록했다


꾸준히 다니다보니 어느 한 여성 분이 눈에 띄었다


막 실갤에 올라올정도로 엄청난 몸매는 아니고


그 학창시절에 보면 평범상에 화장안하고 안경끼고 공부만 하는 여자애인데


성인되서 라식하면서 안경벗고, 수수한 화장을 조금씩 하고, 운동 열심히 하면서 엉덩이가 업된 그런 상인게 딱 느껴지더라


여우처럼 홀리는 여자도 아니고, 강아지처럼 귀염꿀 떨어지는 여자도 아니고


그냥 모범생이 조금씩 수수하게 이뻐져가는 그런 류였다


왜 확신하냐면 같이 온 친구들도 비슷했거든


조금 어리숙하지만, 퇴근 후에도 꾸역꾸역 오는 성실함에, 힘들어도 긍정적으로 웃는 모습에 반해버렸다




하루는 운동 마치고 엘베에 같이 타고 내려오는데 직장이 대기업 계열사(어딘지 노코멘) 나이는 20대 중반 키는 165? 인걸 알았다


이런 여성과 연애한다면 참 좋으련만


하지만 나는 20대후반에 뭐하나 없는 CPA 재시생, 키170이하, 얼굴 적당히 빻았고, 예전에 그나마 쌓아둔 근육도 증발된 내가 너무 초라했다


전형적인 전붕이인 나는 동차합해서 킹갓회계사가 되면 고백할 자격은 되지 않을까 생각하며


그렇게 하루하루 독서실에선 그녀를 생각하며 빡공하고, 헬스장에선 조금씩 살빠지고 근육붙는 내 몸을 보며 열심히 살았다....




그렇게 오늘도 빡세게 하체랑 유산소 조지던 오늘


턱걸이도 하고 거울에 비치는 그녀도 볼 겸 기구 있는 곳으로 갔는데


그녀가 웬 낯선 근육질의 남성과 꽁냥꽁냥질을 하고 있었다



어? 뭐지?



뭔가 직감한 나는 지난 시간들을 되돌려보았다


어느 날부터인지 모자랑 헤드쎗끼고 운동만 하던 그녀가 모자, 헤드셋 벗고 눈화장을 찐하게 하기 시작했고


달라붙는 긴팔에서 조금씩 탱크탑을 입으며 노출이 잦아졌다


그리고 이젠 그 남자의 두꺼운 허벅지를 쓸어담으며 '오빠ㅎㅎ오늘은 뻠핑 좀 됐네' 이러고 있었다


사람을 잘 못 본건가 했지만, 여자치곤 조금은 걸걸한 목소리가 동일인물임을 알려주고 있었다




그렇다. 



그녀는 여다른 여성들처럼 교태를 부리는 하나의 암컷으로 변화하고 있었으나


전붕이인 나는 인지부조화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명확한 증거인 남친이 나타나서야 인정을 한 것이다.




남자는 원래 다니던 사람인지 최근에 온 사람인지도 모른다.


헬스장에 그녀가 없는 걸 확인하면 아무도 안 보고 나 운동하는 것만 봤다


진짜 금태양도 아닐텐데 주황색이 섞인 노랑머리에 태닝한 짙은 갈색의 피부, 일반인치고 꽤 보기 좋은 근육질까지...


저 사람보다 내가 나은 점은 하나도 없었다


그녀에게 고백하진 않았지만, 사실상 차인거나 다름없었다




그렇게 마감까지 항상 채우던 나는 하하호호하는 웃음소리를 뒤로하고 5분 일찍 나왔다


오늘따라 밤하늘이 더 어둡고, 길거리의 사람들은 더 시끄럽다


전붕이의 청춘은 오늘도 허망하게 저물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