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드들이 선점한 실리콘 밸리는 ‘브로’들에 의해 성장하고 확산됐다. ‘페이팔 마피아’가 대표적이다. 페이팔 창업자인 피터 틸은 스탠퍼드 재학 시절 그가 창간했던 보수 성향의 학생 신문 <스탠퍼드 리뷰>의 동료들을 페이팔 창업에 대거 끌어들였다. 틸과 동료들은 자신들이 철저히 ‘능력주의’로 인재를 뽑는다고 공공연히 떠들었다. 실상은 전부 남성이었고, 나이도 비슷했으며, 학력 수준도 대동소이했다. 인맥과 소개는 그들이 추구하는 “동일한 세계관”에 가장 손쉽게 도달하는 방식이었다. 페이팔의 원년멤버들은 페이팔을 떠난 뒤에도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며 여러차례 성공신화를 만들었고 지금까지 벤처캐피털리스트로 실리콘 밸리의 신생기업들을 쥐락펴락하고 있다.‘브로’ 문화는 엘리트들끼리 끌어주고 밀어주는 게 다가 아니었다. 잘나가는 창업자들은 주 80시간의 격무에 시달린 직원들을 비행기에 태워 라스베이거스의 스트립 클럽으로 데려갔다. 따라가지 않는 여성들은 왕따가 됐고, 따라간 여성들은 성적 농담의 대상이 됐다. 이같은 성차별적 조직문화에서 살아남았거나 직접 기업을 차려 스스로 최고경영자가 된 여성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98%에 이르는 남성 벤처캐피털리스트들은 공공연히 자신의 저택 온천에서 투자회의를 연다. 이뿐만 아니라 아는 사람은 다 아는 비밀 마약섹스파티는 큰 손들의 사교클럽으로 유명하다. 이 파티에 참석하지 않고서는 수억달러를 쥐고 흔드는 투자자와 눈도장 한번 찍기 쉽지 않다는 게 저자가 말하는 실리콘 밸리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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