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그냥 코딩이 즐거워서 나한테 일을 준다는거 자체가 즐거웠다.

하지만 너무 심한 박봉에, 직원들끼리 나가서 대화하는 이유로 따로 불러내서 혼내는 상사를 보고, 이 회사는 아니라고 느꼈다.


결국 도망치듯 이직을 했다.

이후 고른 직장은 여유없이 고른 직장답게 얼마안되서 임금이 체불되기 시작하고, 결국 다시 이직을 해야했다.

난 회사에서 시키면 그냥 다하는 개발자였다.

앱을 만들기도, 웹을 만들기도, 그냥 PC용 응용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했다.

내 주특기인 앱 개발이야 혼자 맡는 경우가 많았지만, 웹이나 PC용 응용프로그램의 경우는 회사에서 사람없다고 해달라고 하는 경우가 많아서

같이 하거나 같이 하던 사람이 나가서 혼자하는 경우도 많았다.


야근을 너무 많이해서 잠깐 말이 어눌해진적도 있었다.

주말도 나가고, 새벽에 택시타고 집에가는 일도 많았다.

결국 몸이 아팠고, 그만뒀다.


다시 구한 회사역시 앱을 개발했지만, 결국 돈이 없는 회사답게 또 나한테 다 몰렸다.

아니 사실 돈이 없는거랑 상관 없겠지. 그냥 내가 호구이기 때문이라는걸 잘 안다.

한 몇년 일하고, 역시 한계가 와서 나오게 되었다. 언젠가 나아지고 변하겠지는 벌어지지 않았다.


잠시 쉬는 동안 회사에서 시키는 야근에 주말을 나가는 동안 세상흘러가는걸 몰랐던걸 한번에 보니,

난 이미 많이 뒤쳐진 개발자였다.

앱개발 언어는 이제 코틀린 개발자를 찾지만, 난 코틀린을 하지 못한다.

역시나 늘 하던대로 회사에서 시키면 하겠지만, 경력자를 뽑는 회사입장에선, 시키면 다하는 사람은 필요없다.

RxJava니.. 옵저버 패턴이니 하는것도 재밌어 보였고, 혼자 조금 만져보니, 신세계였지만, 내 밥줄이 되어주진 못할 것이다.

생계는 멈추지 않는다. 일을 그만두고 천천히 공부할 여유따윈 없다.

아마도 난 또 하던대로 나한테 다 시키는 회사를 가게될 것 같다.

그리고 절박한 삶과 개발을 이어갈 것이다.

그래도 연봉은 SI보단 많이 받았다.

근데 의미가 없는것 같다. 결국 항상 불안정하고, 미래계획은 세울수 없었고,

연애는 언감생심이었다.


재구직을 하는 동안 코딩테스트는 그래도 참 많이 통과했었다.

삽질을 너무 많이 해와서 코딩테스트를 잘 보는건지,

아니면 그냥 코딩테스트가 쉬운건지...

후자인것 같다. 솔직히 기업들이 해커랭크, 프로그래머스, 테스트돔 등의 솔루션을 사용해서 보는 코딩테스트들은 너무 친절하다.

아마 기본도 안된 사람 걸러내기 위한 수단이겠지.


이번회사는 얼마나 다닐 수 있을까?

난 언제 사람답게 살 수 있을까?

내가 부족해서인데 난 언제쯤 안 부족한 인간이 될 수 있을까?

지긋지긋하다는 말은 언제쯤 내 입에서 떨어질 것인가?

알수도 없고, 긍정적인 예측도 안된다.


그냥 하고싶은 말은, 아니다 싶으면 빨리 도망가는게 맞았던것 같다.

시키는대로 다 하면 바보가 되니, 자기 기술스택은 알아서 잘 챙기라는 것이다.

그리고 난 그냥 지 할일도 제대로 못챙기고 일 시킨 회사를 탓한 멍청이라는 것이다.


지긋지긋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