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는 이달 초 국방물자생산법(DPA)을 발동해 다국적 기업 3M이 중국 현지에서 생산한 마스크에 대한 징발을 명령했다. 또 미국 정부는 미국 제조업체들에게 의료장비와 마스크 수출 금지도 요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아예 “마스크를 수출하는 기업에게 거칠게 보복하겠다”고까지 협박했다.
급기야 이 사태는 독일 베를린시가 3M으로부터 구매한 마스크 20만 장을 미국이 태국에서 강탈하면서 ‘마스크 해적질’ 논쟁으로 번졌다. 이달 초 프랑스도 “중국에서 수입하려던 마스크 수백 만 장이 상하이 공항에서 미국 업자들에게 납치당했다”고 분통을 터뜨린 바 있다. 미국은 의료용품과 마스크 수출 규제로 이웃 캐나다와도 언쟁을 벌였다.
자유무역과 국제분업이 각 나라의 안전을 보장해 주지 않는다는 사실은 이제 명백해졌다. 바이러스의 위협 아래 강대국들은 서둘러 빗장을 걸고 이웃의 어려움을 외면했다. 위기가 닥치면 위기를 극복할 능력이 있는 나라는 빗장을 걸고 그 능력을 독점한다.
코로나19 사태는 우리에게 경제적 독립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켰다. 우리에게 마스크를 생산할 능력이 있었기에 망정이지, 그 능력이 없었다면 한국 사회는 큰 혼란에 빠졌을 것이다.
식량은 어떤가? 신자유주의와 자유무역 옹호론자들은 “식량이 부족하면 언제든지 국제 곡물시장에서 수입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마스크조차 해적질 논란이 벌어지는 판에, 전 지구적 식량 부족 사태가 터진다면 우리는 꼼짝없이 식량 대란 사태를 맞아야 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곡물 자급률은 1965년 93.3%에서 2018년 21.7%로 폭락했다. 이마저 쌀 자급률이 100%를 넘겼기 때문에 나온 수치다. 콩(25.4%)과 밀(1.2%), 옥수수(3%) 등의 자급률은 수치로 언급하기 민망한 수준이다. 세계 전체 평균 곡물 자급률이 101%인 점을 감안하면 한국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그래서 농업을 비롯해 국민 생존 및 건강과 직결된 산업은 국가가 적극 보호해야 한다. 자유무역은 돈을 위해 작동하지 국민의 생존을 위해 작동하지 않는다. 코로나 사태가 알려준 중요한 교훈 중 하나는 위기 앞에 자유무역과 국제분업은 전혀 효율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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