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에서 쓰는 금속피로(金屬疲勞)라는 용어가 94년 성수대교
붕괴참사 사고원인 조사과정에서 등장해 국내 언론에 본격 쓰이기
시작했다.금속피로란 금속재료에 계속하여 변형력을 가하면
연성(延性)이 점차 감소하여 파괴되는 현상을 일컫는다.성수대교의
경우 연결핀 주위 용접이 잘못돼 그 부분이 부식되면서 금속피로가
가중돼 하중을 못 견디고 무너져내렸다는 분석이다.

97년 9월 지하철 4호선 혜화역 인근 레일에서 1cm 정도의 균열이
발생해 전동차 운행이 마비된 적이 있다.당시 지하철공사는 여름철
더위로 인한 금속피로현상 때문이라고 진단했다.이처럼 고체재료에도
피로현상이 나타나 물리학적으로 피로한도(限度)및 소정의 반복횟수에
견디는 시간적 강도를 재는 ‘피로시험 ’을 하고 있다.

두꺼운 철판도 피로하면 균열이 생겨 파괴되는데 연약한 인간은
과로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이내 피로가 엄습하게 마련이다.
개인의 피로는 충분한 휴식과 안정을 취하면 회복되지만,지금 우리
사회는 웬만한 처방으로는 치유가 쉽지 않은 ‘만성피로병 ’에
시달리고 있다.갈수록 피로감이 쌓이는 일들이 일상을 짓누르기 때문이다.

국민의 피로를 풀어주고 원기를 북돋아야 할 정치가도 민주당
최고위원들의 말을 빌린다면 일종의 ‘개혁피로 ’에 걸렸다고 한다.
‘금속피로 ’‘육체피로 ’라는 용어는 들어봤어도 ‘개혁피로 ’란
아마도 요즘 등장한 신조어(新造語)가 아닐까 싶다.얼마나 드라이브를
걸었길래 ‘개혁 ’에 피로감이 누적됐을까.출발부터 개혁을 내세웠지만
뭣하나 속시원히 해결된 것이 없고 정책실패만 즐비할 뿐 개혁의 끝은
보이지 않아 답답한 심경이 바로 ‘개혁피로감 ’이다.

개혁을 주도한 사람들이 ‘개혁피로 ’를 언급하고 여당 내에서도
문제로 제기되고 있는 판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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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피로라는 말은 김대중 정권 때 쓴 내 일기에서 유출된 것일 가능성이 크다. 개혁을 밀어붙이면 좋은 일이지만 반복되서 지겨워지는 현상에 대해 당시에 일기에 썼었다. 정확히 개혁피로란 단어를 쓰지는 않고 피로감을 줄이는 방법이 뭘까 그런 식으로 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