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역업체 관리직들, 복수노조 설립해 교섭권 빼앗고 불안 조성하며 노조탈퇴 종용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직후 ‘비정규직 제로화’를 선언하며 찾았던 첫 행선지인 인천국제공항이 ‘용역회사 노동자들의 직고용 정규직 전환’을 무산시키려는 움직임으로 엉망이 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어지러운 시국을 틈타, 인천국제공항이 2017·2018년 직접고용 정규직화 노사전문가협의회 합의를 뒤엎고 자회사 설립을 강행한 데 이어, 한 용역회사 관리자는 노조원들을 대상으로 노조와해 설명회를 개최하곤 “말 안 듣는 견종은 안락사시켜야 한다” 등의 말을 서슴지 않고 꺼냈다.
특히 노조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설립된 자회사에선 노조의 힘을 빼는 작업이 이루어졌다. 노조가 자회사 반대 투쟁을 벌이는 동안, 또 다른 용역회사 관리자가 선제적으로 교섭창구단일화 절차를 통해 교섭권을 갈취한 뒤 “교섭권 없는 노조는 이제 아무런 힘도 없다”는 선전전을 펼치는 등 전형적인 노조와해 공작을 벌였다.
용역회사 관리직들이 나서서 직고용을 요구하는 기존 노조의 힘을 빼고 조합원들을 탈퇴 시켜 노조를 와해시키고 있는 것이다. 또 공사는 기존 노조를 따를 경우 차별대우를 받을 수 있다는 취지로 노조탈퇴를 부추기고 있다. 공사 측은 용역 관리자들을 중심으로 복수노조를 설립하고 노조와해 선전전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노노갈등”이라며 구경만 하고 있는 상황이다.

2017·2018 직고용 합의 뒤엎은 공사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5월 취임 후 첫 행선지로 인천국제공항을 찾아 공항에서 일하는 비정규직을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인천국제공항 정규직들의 반발 등 많은 논란이 있었으나, 연구용역 등을 거쳐 인천국제공항공사 제1기 노사전문가협의회는 1만2천여 명의 노동자 중 생명안전 등과 관련된 일부 상시지속 업무에 해당하는 3000명의 노동자를 직접고용 정규직화하기로 2017년 12월 26일 합의했다. 그로부터 1년 뒤인 2018년 12월 26일에도 제2기 노사전문가협의회는 비슷한 취지로 합의를 확정했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이 합의를 뒤엎으려는 움직임이 감지됐고, 이에 3개 용역업체(유니에스·서운·조은시스템) 소속 보안검색 노동자들은 ‘인천국제공항보안검색노동조합’(이하, 보안검색노조)을 설립했다. 보안검색노조 산하 지부는 각 업체에 따라 A지부(유니에스), B지부(서운), C지부(조은시스템) 등으로 불렸다.
코로나19로 전 세계 국경이 폐쇄되기 시작한 올해 2월 28일, 실제로 공사 측은 제3기 노사전문가협의회를 열고 기존 합의를 뒤엎었다. 당초 노·사가 2017·2018년 두 차례 합의했던 3000명 직고용 약속은 사라지고, 공사 측은 소방대와 야생동물 퇴치 등 241명에 대해서만 직고용하겠다고 했다. 또 항공보안법 등에 접촉될 수 있다는 이유를 들며 보안검색 1902명을 자회사로 보내는 안을 밀어붙였다.
사측은 1·2차 합의를 뒤엎는 제3차 노사전문가협의회 자리에 자회사를 반대하는 보안검색노조가 나오지 않자, 3월 초 노조 산하 1개 지부에 불과한 C지부 관계자들을 만나 이 안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받아낸 뒤, 3월 자회사인 ‘인천공항경비(주)’를 설립했다. 공사는 1900여 명의 보안검색 노동자들을 7월 1일 자로 모두 자회사로 전환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에 대응해, 보안검색노조는 공사가 보안검색노동자들을 직고용해야 한다는 취지의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자회사를 완전 거부했을 경우 조합원들이 소송이 끝날 때까지 해고상태에 놓이는 문제를 피하기 위해 임시로 자회사에 편제되는 것을 동의했다. 하지만 공사 측은 이런 상황을 이용해 보안검색노조를 따라 자회사 임시 편제를 선택할 경우 차별대우할 것임을 공표하며 노조와해를 부추겼다.

교섭권 빼앗아 노조무력화 시키기
노조와해 설명회 “안락사해야”
공사가 2017·2018년 노사전문가협의회 합의를 뒤엎은 것도 문제지만, 이후 자회사를 반대하는 보안검색노조를 상대로 용역업체 관리직들이 벌인 일은 과거 악덕 사업주 밑에서 발생했던 ‘노조파괴’ 행위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한 용역회사 관리직은 복수노조를 설립해 직원들에게 자회사를 반대하는 보안검색노조에서 탈퇴할 것을 종용하고, 직접 설립한 복수노조로 보안검색노조에서 떨어져 나온 다른 노조와 함께 자회사에서 선제적으로 교섭창구단일화를 진행한 뒤, 보안검색노조가 있으나마나한 노조가 됐다는 선전전을 펼쳤다.
그 과정을 보면, 치밀한 공모를 통해 노조를 와해시키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먼저, 보안검색노조에서 떨어져 나온 C지부는 보안검색노조(A·B지부)가 자회사 반대 투쟁을 벌이는 동안 C지부 조합원들과 함께 자회사에 입사했다. 그런 뒤 지난 5월 4일 선제적으로 회사에 단체교섭을 요구했다. 그러자 자회사 노무팀은 곧바로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고, 이달 2일 교섭 대표노조를 확정했다고 공고했다.
공고에 따르면, ‘642명으로 구성된 보안검색서비스노동조합’(C지부)과 ‘9명의 조합원으로 구성된 보안검색운영노동조합’이 교섭창구단일화 과정을 거쳤고, 그 결과 C지부가 교섭 대표노조로 확정됐다.
그런데 ‘9명의 조합원으로 구성된 보안검색운영노동조합은’은 C지부 용역업체(조은시스템)와는 다른 용역업체(유니에스)에서 관리직(행정차장)으로 있는 공 모 씨가 만든 복수노조(A-)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이유로 ‘1개 노조만 교섭창구단일화에 참여했다면 온전히 진행됐다고 볼 수 없다는 판례’를 의식해 9명으로 급조된 노조를 교섭창구단일화에 참가시킨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실제로, 확정 공고 이전엔 642명이었던 C지부 총인원은 확정 공고가 발표되자, A- 노조 대표를 뺀 인원만큼 채워져 650명이 됐다. 이에 대해, 보안검색노조 관계자는 “C지부와 A- 노조가 교섭창구단일화를 위해 조합원들을 주고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교섭 대표노조 확정 공고 뒤, 자회사에서의 교섭창구단일화를 주도·공모한 용역회사 관리자는 자신이 설립한 복수노조 조합원을 모아놓은 단체 대화방에서 “단체교섭권은 우리 보안검색운영노동조합(A-)과 보안검색서비스노동조합(C지부)이 갖고 있고, 과반수를 넘었으므로 인천국제공항공사와의 협의 및 관계기관에 요구할 수 있는 권리 또한 우리에게 있다”며, 보안검색노조의 권한이 유명무실하게 됐다는 식의 주장을 펼쳤다.
또 그는 “교섭권도 없는 노동조합(보안검색노조)이 여러분을 위해 뭘 해줄 수 있을까? 진지하게 생각해볼 때”라며 복수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직원들에게 이 같은 내용을 전파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실제로 용역회사 관리직의 이 같은 선전전으로 조합원들은 교섭권을 상실한 노조에 가만히 있으면 불이익을 받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업체 행정팀장이라는 또 다른 관리직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직접 설명회를 개최해 보안검색노조를 따르면 미래가 없다는 식의 폄훼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녹취록에 따르면, 이 용역업체 관리자는 4월에 개최한 설명회에서 보안검색노조가 제기한 근로자지위확인소송과 관련해 “(보안검색노조에선) 반드시 이긴다고 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내가 봤을 땐 패소할 확률이 훨씬 크다. 경비업법을 물거품 시키지 않는 한 이길 수 없다”라며, 공사 측 논리를 적극 내세웠다.
또 이 관리자는 보안검색노조를 개에 비유하며 “지도할 수 없는 견종이면, 강형욱 조련사가 안락사시키라고 하지 않나”라며 “바꿀 수 없는 개에 대해선,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견종에 대해선 안락사를 시키라 한다. 변화가 안 될 것 같으면 이 조직을 죽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보안검색노조는 이 같은 사실을 지난달 7일·20일 고용노동부에 부당노동행위로 진정을 넣은 상태다. 사건을 담당한 근로감독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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