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사람인지라 궁금해서 한 번 와봤다. 근데 아직도 나 가지고 물고 뜯고 난리일 줄은 몰랐다 ㅎㅎ


글까지 쓸 생각은 없었다만, 그래도 없는 말 지어내진 말자. 내가 C를 맨날 깠다느니, '국비왕'이라느니 무슨 '고수'가 나오니까 도망 갔다느니 아주 별의 별 소리가 다나오네.


난 원래 성격도 그렇지만, 지금은 솔직히 다 귀찮다. 무슨 고수인 양 자랑질을 하고 싶었으면 할 곳이 프갤 같은데 밖에 없는 것도 아니고, 그런 거 하려면 매번 장문으로 "꼰대" 소리나 들으면서 구구절절 설명할 이유도 없어.


나도 한 때는 꼭 개발 아니라도 온갖 플렘질은 다 하고 다녔지만 지금은 그냥 우리나라 인터넷 자체에 질렸다. 요샌 그냥 우리나라 국가 정체성이 '혐오'란 생각이 들더라. 사는 게 빡빡해서 그런가, 어느 사이트를 가도 다 편갈라서 조리 돌리고 조롱질하고 그게 일상인 거 같다.


그래서 요샌 짤방 보러 레딧이나 가고, 외국 듣보 커뮤니티나 디스코드 같은데서나 놀지 울나라 커뮤니티는 거의 안하게 되더라. 그런데 주로 있다가 여기 오면 진짜 숨이 탁 막힌다. 도대체 어쩌다 다들 이 지경이 됐을까 싶어서.


개발도 다 귀찮아. 그걸로 큰 돈 벌거나 성공할 생각 처음부터 없었고 지금도 없어. 그냥 난 내가 재밌는거 찾아서 해보는 게 낙이고, 개발도 그래서 붙잡고 있는 것 뿐이다. 그러니까 아무도 안 쓰는 게임엔진이니 그런 것만 골라서 하는 거고.


그래도 오키 같은 데 가끔씩 장문으로 글이라도 남긴 건 조금이라도 먼저 개발 시작하고, 어쩌다 보니 특정 분야는 나름대로 깊게 파보기도 한 입장에서 안타까워서 그런 거다. 니들이 날이면 날마다 까대는 국비 그 시장이 기형적인 건 내가 더 잘 알거든. 니들하고 다른 건, 니들은 그냥 그런 애들 조롱하고 밟으면서 니들 알량한 자존심 세우는 도구로 보는 거고, 난 그 중에서 조금이라도 개발 적성에 맞는 애들이 있다면 내가 먼저 경험했던 내용을 알려줘서 그 바닥에서 탈출하게 도와주고 싶은 생각이 있다는 거다.


참고로 난 사장 아니다. 어디서 그런 이야기 들었는지 모르겠다만 난 그냥 지분 참여한 개발자일 뿐이야. 그래도 같이 일할 사람은 거의 항상 내가 직접 뽑는다. 어디 보니 내가 무슨 국비 출신 데리고 웹 SI하는 사장 쯤 되는 걸로 이야기 지어 내던데, 나는 사람 뽑을 때 이력서는 거의 안본다.


난 학벌도 안보고,자격증도 필요없고, 국비를 나왔다고 점수 더 주지도 않고 차별하지도 않아. 그건 전공자도 마찬가지다. 난 그냥 개발자 뽑을 땐 본인이 작성한 코드만 본다. 개발자면 좋은 코드 짤 줄 알면 되지, 남자인지 여자인지, 무슨 대학 나왔는지, 무슨 학원을 다녔는지 그런게 뭐가 그리 중요할까.


그리고 깃헙하나만 까봐도 보통은 어느 정도 수준의 개발자인지 대략적인 그림은 보이거든. 저수준 관련 논쟁도 그렇지만, 개발이 어려운게 그런 거다. 나보다 못하는 사람이 얼마나 못하는지는 잘 보이는데, 내가 안해본 분야 하는 사람이나 나보다 잘하는 사람이 얼마나 내 위에 높이 있는지는 판단을 못한다.


그래도 나는 20년 이상 개발했고, 보통 같은 분야 초중급을 뽑으니 코드만 봐도 대략 수준이 보이는 것 뿐이지.


그리고 난 개발 자체를 순전히 외국 사이트나 커뮤니티로만 배워서, 여기서 막 대학 졸업하고 그런 애들보다는 대략 이 동네가 어떤 흐름으로 여기까지 왔는지는 더 잘 알 것 같다. 나는 2000년 대 초에 자바가 엔터프라이즈 시장 싹쓸어 먹고 다른 영역까지 넘봤던 거 기억하고, 그 때 벌써 미국 대학 입문 과정에서 제일 많이 쓰이는 언어가 되고, 십 여년 지나서 어떻게 파이썬 같은 다른 언어에 자리를 내주게 됐는지 대략 알고 있다.


웃긴게 뭐냐면, 그 긴 시간 내내 우리나라는 갈라파고스 처럼 SI 바닥은 무조건 자바 스프링 최고! 이러고 있고, 대학이나 비자바 업계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르고 C가 최고다, C 안하면 진짜 개발자가 아니다 이딴 소리나 하고 있었단 거지. 내가 볼 땐 그게 딱, 조선 망할 때까지 유학 붙들고 앉아서 양이 배척하는 그런 마인드인데, 그런 애들이 되레 나보고 "꼰대"라고 하더라 ㅎㅎ 엔터프라이즈 동네에서 뭘 하는지, 뭐가 있는지 관심도 없고 그냥 국비 나온 애들 자바로 게시판 짜는 것만 봤으니 다 우습게 보이는 거겠지.


난 대충 지금 국비 학원 나와서 CRUD 반복 숙달해서 페이지 찍어내는 애들이 예컨대 스프링, 이클립스 같은 거 직접 설계하고 만들려면 어떤 걸 배워야 되는지는 안다. 비슷한 거 내가 직접 공부하고 해봤으니까. 그래서 하다못해 SOLID라도 보라는 거고, 패러다임 중요하다고 하는 건데, 딱 봐도 고수준 언어 문법 수준 이상 해본 적 없고, 복잡한 거 만져본 적도 없는게 뻔한 애들이 별의 별 해괘한 소리를 하면서 난리를 치더라... 뭐 인공지능도 중요한 건 다 C로 짠다느니, 금융권 SI도 인정 받으려면 수학을 2-3년 하고 알고리즘 부터 하라느니 ㅎㅎ


뭐 게시판 플렘질이야 수 많은 주제로 신물나게 했는데, 그딴 거 반박 못해서 프갤 접은 거 아니다.


처음에 이야기 했지만, 그냥 여기 보면 숨이 막혀. 난 왜 다들 그렇게 나보다 못난 놈 찾아서 조리 돌리려고 눈에 불을 켜고 다니는지 모르겠다.


디씨라서 그렇다고? 글쎄... 난 디씨 처음 만들어서 다들 햏자 놀이 하던 시절도 기억하는 데, 그 땐 이 지경은 아니었던 것 같네.


내가 볼 땐 그냥 지금은 사는게 다 드럽게 빡빡해졌다. 나 땐 대학에서도 그렇게 열심히 안했거든. 뭐 취업 경쟁률이 수백대 일이니 그런 거 상상도 못했다.


그런 거 보면 요즘 애들 참 불쌍하긴 한데, 그래도 그걸로 모든 게 다 정당화되는 건 아니다. 아마 그렇게 사는 게 빡세고 운빨 타고 난 거 아니면 딱히 미래에 대한 희망도 없고 그런 애들이 많다 보니, 어떻게든 나보다 못한 놈 찾아서 짓밟으면서 "내가 x신이라도 저 x신보단 낫다"는 식으로 자존감 높이려고 발악하는 느낌이랄까...


일주일 쯤 프갤에 있어 보니 정말 하루 왠종일 그런 걸로 악다구니를 쓰는 거 보니까 이게 사람 사는 동네인가 싶어서 숨이 막히더라. 거기에 뭐 혹시 고수준 배우는 애들 방향 잡는데 도움이나 될까 싶어서 쓰는 글도 어그로나 끌리니까 현타가 온 것 뿐이다.


그러니까, 나도 이젠 내가 여기서 뭐 누구 도와 주겠단 생각은 접었고, 아는 척, 자랑질 그런 거 할 생각은 처음부터 없었어. 그래서 뭐 니들이 앞으로 20년 쯤 더 C/C++만 붙들고 있음 다른 땔감 언어는 다 우습게 배운다고 착각을 해도 이젠 별 관심없다.


대신 없는 사람 가지고 하지도 않은 말 지어내서 뒷 말하고 그런 건 좀 안했음 좋겠다. 아무리 디씨라도 적어도 사람 사는 동네면 그 정도는 바랄 수 있는게 아닐까?


여튼, 프갤 접는다 했다 뜬금 장문으로 글 써서 미안하고, 뭐 저수준이든 고수준이든 열심히 해라. 뭐 어느 분야든 잘하면 좋은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