좆소 2달 다니다가 나오고서 지금은 수박 먹으면서 열심히 포폴 만들고 있음


기분 전환할겸 지난 1~2년 사이의 썰을 풀도록 할게.


국비, 그것도 게임프로그래밍 국비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있을 수 있으니


유익한 정보도 포함할테니까 스압이더라도 념글 보내주면 ㄳ




일단 프로그래밍의 하위 범주로서 게임 프로그래밍은 비전공자들한테 접근성이 좋은건 사실인것 같다.


맨날 검은 콘솔화면 쳐다보는것 보다는 자신의 게임 취향? 철학? 기획?


그런 생각들을 내 손으로 직접 구현할 수 있으니까 매력적인 분야는 맞는거같아.


그리고 결국 게임 만드는데 많이 쓰이는 상용 엔진(유니티, 언리얼, 코코스)만 잘 다루면


아무리 비전공자여도 땔감으로서 1인분은 할 수 있다는것도 사실이니까.


그러다보니 내가 들었던 국비 수업에도 15명 중에 나 포함 2~3명 빼고는 전부 비전공자들이었음.


(참고로 나는 인가경 정도로 불리는 수도권 잡대 중 한 군데 컴공 나옴. 대학때 쌓은 실력은 걍 ㅍㅌㅊ수준)


학원은 신촌에 있는 SB* 학원을 다녔음.


이것도 TMI이긴 한데. 게임프로그래밍 학원도 프랜차이즈가 꽤 있어. 그 말은 같은 이름의 학원이 지방별로 꽤 있다는것.


그리고 그 프랜차이즈 중에 내가 다녔던 SB*, 그리고 SG*와 쥬* 정도가 제일 규모가 좀 큰걸로 알고있음.


진지하게 학원 다닐거라면 저 세 군데는 모두 알아보고, 직접 전화해서 상담 받아보고, 찾아가서 청강 들어보길 바래.




이제 1년 (정확히 수업은 10개월. 나머지 2개월은 희망자에 한해서 포폴 만드는 스터디 그룹 정도) 동안 뭘 했는지 알려줄게.


비전공자들이 많아서 처음에는 C, C++ 기본 문법들을 배우는 과정을 2달 정도 했던거같아.


말 그대로 헬로우월드 프린트 하는것부터 시작해서 배열 배우고 포인터 배우고....



그 2달동안 전공자한테 C,C++ 수업은 너무 지루해서 수업시간에 C++로 이런거 만들면서 시간 보냈음...


실제로 2달동안 C, C++ 배우고나면 저런거 만들어보게 시키긴 했음


허접하긴 해도 이런거 한번 만들어봐야 주구장창 문법 공부만 하는것보다


클래스 분할도 하고 객체지향도 왜 필요한지 몸소 느껴보고 좋은거같애. 난 나쁘지 않았어



그 다음에는 윈도우 API를 배우는데 여기서부터 비전공자들 멘탈 나가기 시작함.


우리 반도 처음에 15명 정도로 시작해서 이때부터 3~4명 탈주했음


API가 뭔지 대충 알지? 윈도우에서 돌아가는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인터페이스. 즉 라이브러리 같은건데


이걸 활용해서 콘솔이 아닌, 그래픽이 탑재된 본격적인 게임을 만들기 시작함. 물론 이것도 C++임.


퍼즐 게임을 만들 수도 있고, 쿠키런 같은 런 게임, 탄막 슈팅게임 등등 이것저것 다 할 수는 있긴한데


윈도우 API가 진~~짜 옛날 기술이라 좀 진부한 느낌이 있긴해.


그럼에도 나는 또 나쁘지 않은 커리큘럼이라 생각하는 이유가


이 구간에서부터 실질적으로 클래스 분할하고, 객체지향이 왜 필요한지 몸소 느껴보고, 싱글턴같은 디자인패턴도 써보고


단순히 문법과 알고리즘만 배우는게 아닌, 하나의 게임을 완성하기 위해 수 많은 클래스들을 만들고 조립하는걸 체험하는 과정인거같아


암튼 이것도 한 1달 좀 넘게 했던거같음



그 다음은 윈도우 API가 2D 였으니, 3D API의 대명사인 DirectX를 배움.


근데 게임 프로그래밍 전공자들도 DirectX는 진짜 신의 불가침 영역이라고 많이들 생각할거같음.


라이브러리 내의 함수들 가져다 쓰면서 함수 파라미터만 채우는 식으로 코딩하는 방식은 윈도우 API때랑 별반 다르지 않은데


이 때 등장하는 3D 개념들이 워낙 빡세고 한 두개가 아니라서... 학원에서 라이트하게 공부할 수 없는 과정인것 같음.


그래서 학원에서도 길게는 안하고 이것도 1달 정도 하고 넘어간거같음.



벌써 5달 지났지? 이 쯤 되니까 이제 수강생들끼리 형 동생 하면서 친해지고


같이 술도 자주 마시고 롤도 같이 하고. 공부할 사람은 하고 안할 사람은 걍 출석만 찍으러 오는 분위기가 됐음.


사적인 얘기라서 이런 얘기는 걍 안할게...



그리고 남은 5개월은 상용 엔진을 배움. 잘 모르는 애들을 위해 짧게 설명하면


현재 우리가 하고있는 모바일 게임의 99%는 코코스, 유니티, 언리얼. 셋 중 하나로 만들어지고


코코스는 2D 게임 전용 엔진임. 게다가 코코스는 라이센스가 무료라서 2D 게임을 만드는 중소 회사라면 무적권 이거로 만듬


언리얼은 2D, 3D 다 됨. 사실 언리얼4가 완성되기 전까지는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유니티가 거의 독점이었는데


사람들이 들고있는 핸드폰의 성능이 상향평준화되면서 언리얼4로 고퀄리티 3D 게임을 만드려는 중소도 많아져서


최근에는 언리얼 다룰줄 아는 사람을 많이 뽑는 추세같음.


근데 3D 게임을 만들기 위해 언리얼을 다룰려면 3D의 기반인 DirectX를 또 잘 알아야됨


(언리얼 자체가 쉽게 말해서 DirectX를 편하게 쓰라고 인터페이스화된 툴임)


그리고 코코스는 사실 엔진이라기 보다는 라이브러리 성격이 강해서 하드코딩이 베이스임.


그러다보니 학원에서는 당연히 접근성이 셋 중에 가장 편하고 낮은 유니티를 주로 가르침.



말이 길었는데.. 유니티는 C# 기반이라 초반에는 C,C++ 배웠던거 복습도 하는 차원에서 C# 문법을 잠깐 배움.


그리고 유니티로 게임 2~3개 만들면서 남은 시간을 보내게 되고,


유니티에서 TCP/UDP 통신을 편하게 해주는 대표 에셋 중에 하나인 포톤 클라우드도 조금 배우고


PHP로 웹서버랑 통신하면서 웹DB 만들어서 사용하는 정도도 배우긴 함



아무튼 종강 2~3달 전부터는 다들 자기들 포폴 만들면서 시간 보냄.


결국 종강할때 제일 최우선으로 평가받는게 포폴이고, 이거는 학원 입장에서나 수강생 입장에서나 똑같이 중요하기 때문에


나름 열심히들 만드는데.. 다만 실력과 갈아넣은 시간에 따라 퀄리티의 차이가 있을 뿐..



그렇게 종강을 하고... 뜻이 있는 사람들끼리는 따로 스터디를 만들어서 부족한 부분을 더 배우거나 포폴을 계속 만들거나 함.


그리고 게임잡에서 공고 보고서 여기저기 이력서 넣는 과정.



마지막으로 내가 학원 다니면서 느꼈던 부분 중에 가장 큰 거는..


학원에서 수강생들에게 최대한 공부에 대한 부담을 안주려고 함. 나는 그게 좀 지나칠 정도라고 생각했음.


이 말은 학생들에게 집에서 해야할 숙제를 거의 안내줌. 그니까 자발적으로 공부하는 사람 말고, 공부할 생각이 없는 사람이


집에서 강제적으로 2~3시간이라도 공부하게끔 강요를 10개월 동안 단 한번도 한적이 없음


나는 이게 강사의 성격이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국비 수업은 수강생들의 평가가 아주 아주 아주 크게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학원 입장에서 부담을 안주려고 일부러 그랬다는거임


그래서 학원에서 따로 압박 안주니까 그날 그날 수업만 대충 들어야지~ 하다보면 시간 진짜 훌쩍 지나감


제대로 할거라면 학원에서 숙제같은거 안내줘도 여기저기 커뮤 돌아다니면서 동기부여 얻고 따로 공부해야됨


안그러면 좆된다라는 사실만 인지하고 학원가면 괜찮은거같음



그리고 나도 종강하고 몇 달 뒤에 한 좆소기업에 취업하긴 했는데


지금은 백수자나? 아주 안좋고 더럽게 나오게 됐음. 딱히 썰을 풀고싶어도 별로 도움이 될만한 내용이 아닌거 같아서 안씀...


다만 한 가지 몸소 느꼈던 거 하나는


게임회사 가면은 진짜 근본없는 좆병신 회사 아니면 


PM (프로젝트 매니저. 일정 관리자)

QA (고객 응대. 버그 리포트. 그 외 수 많은 잡일) 

기획 (BM이나 업데이트 기획)

그래픽 (원화, UI)

개발 (클라이언트, 서버)


이렇게 5개 부서가 존재하는데. 내가 생각했던것보다 이 5개 부서 중에 개발쪽 대우가 가장 좋았던거같음


일단 연봉 부터가 5개 부서 중에 가장 높고 (좆소라서 큰 차이는 없었지만)


운영진들이 개발쪽은 터치를 거의 안함. 그래서 업무 스트레스는 좀 있어도 사내 정치질로 받는 스트레스는 거의 없었음


그래서 본인이 무슨 분야가 됐던 게임회사에서 일을 하고싶다면 개발자가 확실히 대우가 좋으니까


(개발자 중에서도 팀장급의 서버 경력자는 걍 한달에 한번씩 망치로 모니터 부숴도 회사에서 절대 언터쳐블인듯...)


나름 "헛공부 했네 시발. 딴거 할걸." 이런 후회가 남는 직업은 아닌것같음


다시 포폴 만들러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