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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로기준법 11조, 노조법 2조’ 개정,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 20만 국민동의로 입법 발의 추진

“모든 노동자를 위해!”

노사정 합의 추인을 두고 내홍을 겪은 후 비상대책위원회 체계를 세운 민주노총이 다시 전열을 가다듬고 하반기 투쟁의 닻을 올렸다.

남은 하반기, ‘민주노총’ 하면 떠오를 단어는 ‘전태일 3법’이다.

‘모든 노동자에게 근로기준법 적용, 모든 노동자의 노조 할 권리, 모든 노동자의 죽지 않고 일할 권리’를 위해 ‘전태일 3법’ 입법 발의 운동에 나선다.

민주노총은 ‘근로기준법 11조’와 ‘노조법 2조’ 두 개의 법을 개정하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라는 하나의 법을 제정하는 것을 ‘전태일 3법’이라 명명했다. 그리고 전태일 3법 제·개정을 위해 ‘국민동의청원’ 운동을 시작했다.

국회법 개정으로 도입된 ‘국민동의청원’은, 국회 홈페이지를 통해 100명 이상이 국회청원을 등록하고 청원이 시작된 후 30일 이내에 10만 명의 동의를 얻으면 누구나 국회 소관 상임위에 법안을 상정할 수 있다.

이전처럼 민주노총이 법안을 만들어 국회 해당 상임위 의원에게 입법 발의를 요청하는 소극적 방식이 아닌 100만 조합원, 2500만 노동자의 힘으로 법안을 국회에 상정하는 것은 물론, 법안 통과도 직접 쟁취하겠다는 것이다. 다음 달 25일까지 입법 동의 기준인 10만 명을 넘어 20만 명의 동의를 목표로 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전태일 열사의 인간해방 선언 50주년을 맞는 오늘, 코로나 19의 등장과 확산은 모든 노동자, 민중의 삶을 파괴했고, 가장 열악한 처지의 노동자들이 법적 보호도 없이 가장 먼저, 가장 심하게 고통받고 있다”면서 “모든 노동자를 위한 전태일 3법의 제정이 전 사회적 요구이며 시대적 과제”라며 그 과제를 푸는 앞자리에 서겠다는 결심을 내비쳤다.

민주노총은 지난 13일 ‘전태일3법 실천단학교’를 열어 민주노총 가맹·지역 담당자들과 전태일 3법을 이해하고 조합원과 대중들에게 설명할 방안에 대해 토론하며 입법 발의를 위한 첫걸음을 뗐다. [사진 : 노동과세계]

“전태일 3법 제정은 시대적 과제”

100만 조합원, 제1노총에 요구되는 시대적 과제를 ‘전태일 3법 쟁취’라는 결의로 답한 민주노총. 어떻게 과제를 풀어가고 있을까.

첫 번째, 근로기준법 11조 개정이다. ‘모든 노동자에게 근로기준법을 적용’하기 위해서다.

근로기준법(근기법)은 헌법에 따라 노동조건의 기준을 정함으로써 노동자의 기본적 생활을 보장, 향상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11조(적용범위)에서 5인 미만의 노동자가 일하는 사업장은 적용을 배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전체 사업장 중 60%가 5인미만 사업장으로 근로기준법의 적용대상이 아니다. 근기법 적용대상에서 배제된 5인미만 사업장의 노동자는 350만 명에 달한다. 뿐만아니라, 초단시간 노동자, 특수고용 노동자, 파견 노동자들 역시 해고, 휴일, 노동시간 등을 다룬 핵심조항에서 적용제외되는 등 최소한의 노동조건을 규정하고 있는 근기법의 사각지대가 점점 넓어지면서 임금, 노동시간 등 최저노동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노동자가 늘어나고 있다.

민주노총은 “근기법 사각지대의 확장은 노동조건에 대한 사회 전체의 눈높이를 낮추게 되고, 이는 정규직 노동자에게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지적하며 “모든 노동자가 근로기준법의 적용과 보호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노조법 2조 개정은 ‘모든 노동자의 노조할 권리’를 위한 것이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은 헌법상 권리인 노동3권 보장을 통해 노동자의 사회적 지위 향상을 그 목적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현행 노조법 2조는 노동자의 ‘정의’를 협소하게 규정해 노동조합을 만들거나 가입하고 활동할 수 있는 권리를 심각하게 제약하고 있다는 문제가 제기돼 왔다.

먼저, 노동자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노동자, ‘특수고용 노동자’들이 있다.
노동력을 제공한 대가로 받은 수입으로 생활하지만 노동자가 아닌 개인사업자(자영업자)로 등록돼 근로계약 대신 위탁, 도급 등의 방식으로 일하고 있는 ‘특수고용노동자’.

이들은 특정 사업자의 사업을 통해서만 노동시장에 접근할 수 있고, 사업주의 필요에 따라 조정·통제돼 일하며, 노동의 대가로 생활을 영위한다는 점에서 노동자가 분명함에도, ‘특정 사용자에 속해 근로계약서를 쓰고 임금을 받는 게 아니’라며 노조법상 노동자로 분류되지 않아 노조할 권리에서 배제돼 있다. 특수고용노동자 수는 221만 명에 달한다. 노조법이 이들의 노동자성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노조 설립필증이 거부되거나, 설립필증을 받았다고 해도 노조법을 핑계로 교섭을 거부당하는 일도 다수다.

노조할 권리에서 배제된 또 하나의 노동자, 진짜 사장과 교섭을 할 수 없는 ‘간접고용 노동자’다. 1998년 파견법 제정 이후 기업이 노무를 제공하는 노동자와 직접 근로계약을 맺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고용된 노동자를 자신이 고용한 것처럼 사용하는 ‘간접고용’이 허용된 이후, 현재 간접고용노동자는 346만 명에 달한다.

이들은 실질적인 사용자인 원청이 요구하는 노무를 제공하지만 근로계약은 원청과 파견, 도급, 위탁 업체(형식 사용자)와 계약을 맺는다. ‘진짜 사장(원청)’은 근로기준법의 규제를 받지 않고 파견이나 도급 계약을 해지하는 방법으로 노동자를 해고하고 ‘형식 사용자’는 노동자의 고용이나 안전, 인권 문제에 책임지려 하지 않으면서 간접고용 노동자는 불안정한 고용과 낮은 임금, 열악한 노동환경에 처해있다.

현행 노조법은 ‘진짜 사장’을 간접고용 노동자의 사용자가 아니라고 규정하고 있어, 이들 간접고용 노동자들은 ‘진짜 사장’을 대상으로 교섭과 단체행동,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없다. 이들이 파업 등 단체행동을 하면 ‘진짜 사장’은 원청의 노동자를 대체 투입하거나 하청업체와 계약을 해지하고 폐업을 하는 등 부당노동행위를 일삼는 형국이다.

노동자들의 ‘노동자성’과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하고 자유롭게 노동조합 할 수 있는 권리를 위해 ‘노동조합법 2조 개정’이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사진 : 뉴시스

마지막으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제정은 ‘모든 노동자의 죽지 않고 일할 권리’, 안전한 일터를 만들기 위해서다.

한 해 평균 2400 명, 하루 평균 7명의 노동자가 산재사고로 사망하는 한국사회. 산재사고는 추락이나 끼임사고 같은 재래형 사고의 비중이 높고 같은 현장에서 유사한 형태의 사고가 반복되고 있으며, 사고의 대부분이 하청노동자에게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노총은 이런 사고 형태의 핵심 원인은 사업주가 위험을 외주화해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위험을 떠넘겨 원청이 구조적·조직적 책임을 회피하고, 비용절감을 이유로 안전수칙 등 법을 지키지 않기 때문이며,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은 이런 사업주를 처벌하는 수위가 낮아 법을 지키도록 강제하는 수단이 되지 못한 것을 짚었다.

산안법은 산업현장에서 발생하는 재해에 대해 책임의 소재를 명확히 하고 후속조치를 마련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사업의 실소유주인 원청의 책임을 묻지 못하고 하급관리자, 하청업체에 책임을 전가하고 있으며, 중대한 재해를 일으킨 기업은 마땅한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제정이 요구되는 이유다.

“위험과 사망이 외주화되고, 90% 사업장이 법을 위반하는 세상을 바꾸기 위해” 중대재해에 경영책임자, 원청 책임자를 처벌하고 징벌적 손해배상을 도입하자는 것이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위한 국민청원동의는 2018년 12월 태안화력발전소 컨베이어벨트에서 홀로 일하다 사망한 김용균 청년 노동자의 어머니이자 김용균 재단 이사장인 김미숙 씨가 대표 청원인으로 나섰다.

26일, 전태일 3법 입법 발의 대표자 기자회견. 진보정당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함께 했다. [사진 : 뉴시스]

“20만 노동자 민중 힘으로 ‘전태일 3법’ 쟁취”

26일 기자회견으로 본격적인 입법 발의 운동은 시작됐다. 노동자 권리 보장에 앞장서고 있는 진보정당과 시민사회단체가 민주노총의 든든한 지원군으로 나섰다. 이들은 이날 회견장을 찾아 민주노총의 전태일 3법 입법 운동이 ‘전 사회적 요구’이자 ‘시대적 과제’임에 적극 동의하며 함께 힘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진보정당 김재연(진보당), 김태연(사회변혁노동자당), 심상정(정의당), 현 린(노동당) 대표와 시민사회단체를 대표해 박석운 민중공동행동 공동대표가 회견에 함께 했으며, 이들 모두 전태일 3법 대표 발안자 100인에 이름을 올렸다. 진보정당, 시민사회, 종교계 등 각계에서 대표 발안자로 참여했다.

전 조합원의 힘과 역량을 집중해 전태일 3법 쟁취 투쟁에 나서는 민주노총은 27일 중앙위원회에서 전태일 3법 쟁취 등 하반기 투쟁을 결의하고, 31일엔 각 지역에서 동시다발 기자회견을 열어 20만 명의 전태일 3법 발의자 모으기에 돌입한다.

민주노총은 또 “국회에서의 논의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모아진 청원인의 힘을 바탕으로 국회를 설득해 법안을 통과하고 법안 안착화를 위한 대중적인 투쟁도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민주노총을 비롯해 노동계, 시민사회가 노동자의 기본권,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는 최소한의 법인 노조법 2조와 근로기준법 11조 개정,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지만 국회의 외면으로 오랫동안 제·개정 되지 못했다.

올해는 어떨까. 전태일 열사 50주기, 조합원과 민중의 힘을 믿고, 2500만 모든 노동자를 위한 ‘전태일 3법 쟁취’, 다시 투쟁에 나선 민주노총의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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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국민동의청원http://www.minplus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07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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