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챗 없인 中서 사업 못한다" 美기업들, 트럼프 금지령에 반기

https://news.v.daum.net/v/20200818032126523


[Close-up] 위챗, 얼마나 대단하길래

애플·포드차·월마트·디즈니·골드만삭스 등 미국 대표 기업은 지난 11일 백악관 관계자와 가진 화상회의에서 "위챗과 위챗의 운영사인 텐센트와 교류를 제한하면 세계 2위 시장인 중국에서 미국 기업의 경쟁력이 크게 약화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 8일 미국 기업과 중국 메신저인 '위챗'의 거래를 막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한 지 사흘 만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기업 운명이 중국 시장과 깊게 연결돼 있는 미국 주요 기업 십수 곳이 트럼프 대통령의 '위챗 금지령'에 반기를 들고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앱 분석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지난 9~14일 6일간 미국 내 위챗 다운로드 수는 트럼프의 금지령이 나오기 1주일 전보다 41% 급증했다. 미국 앱장터에서 위챗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불안에 중국계 이민자는 물론, 중국 관련 사업을 하는 미국인들도 미리 위챗을 다운받았기 때문이다. 메신저 앱인 위챗이 뭐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금지 조치에 중국은 물론 전 세계가 떠들썩한 걸까.

◇중국은 '위챗 왕국'

2011년 1월 출시된 위챗은 서비스 9년 만에 세계 월평균 사용자가 12억600만명을 돌파했다. 이 중 11억명이 중국 현지 이용자다. 인터넷 검열 정책 탓에 구글·페이스북과 같은 해외 인터넷 기업의 서비스가 아예 막힌 탓도 있지만, 중국에서 위챗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대체할 업체는 없을 정도로 위상은 절대적이다. 중국 내 스마트폰 이용자가 늘수록 위챗의 영향력은 더 커지고 있다. IT업계에선 "한국에서 네이버와 카카오가 가진 막대한 영향력을 합쳐도 위챗이 중국에서 가진 위상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평가한다.

지난 2018년 중국 광저우에서 텐센트가 주최한 메신저 ‘위챗’ 관련 행사에서 한 관람객이 위챗 내 별도 프로그램인 ‘미니앱’ 실행을 위해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읽고 있다. 위챗은 단순한 메신저가 아니라 앱 안에 300만개 이상의 별도 ‘미니앱’을 갖추고 있을 만큼 막강한 중국의 대표 모바일 서비스다. /블룸버그

위챗은 단순 메신저를 넘어 중국 내 '앱 유통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위챗 안에서 실행할 수 있는 '미니앱(샤오청쉬·小程序)'이 기존 앱을 대체하면서다. 예컨대 중국인들은 햄버거를 먹기 위해 맥도널드 앱을 따로 다운받을 필요가 없다. 대신 위챗에서 맥도널드 미니앱을 실행시켜 쿠폰을 받고, 메뉴 주문과 결제까지 한 번에 끝낸다. 지난 1월 기준으로 위챗 내 미니앱 수는 300만개를 돌파했다. 애플의 앱스토어가 유통하는 앱 수와 비슷하다. 지난 한 해 위챗의 미니앱에서 발생한 거래액은 8000억위안(약 136조7200억원) 규모다. 위챗은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서비스를 흡수한 '괴물 플랫폼'이 된 것이다.

◇위챗을 때리니 애플이 아프다

이러다 보니 중국 진출 기업 입장에서 위챗 활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당장 월마트는 지난해 위챗에 중국 내 300여 매장에서 QR코드 스캔만으로 물품 결제를 하는 '월마트 미니앱'을 내놨고, 지금까지 가입자 5000만명을 돌파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미국의 '위챗 금지령'에 월마트가 먼저 반기를 든 것도 이와 같은 현금 창출 서비스를 포기해야 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애플도 마찬가지다. 최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서 진행된 설문조사에서 전체 참여 인원(120만명)의 95%가 "애플에서 위챗을 쓸 수 없게 된다면 안드로이드 폰으로 바꾸겠다"고 답변했다. 애플 전문 애널리스트 궈밍치는 "전 세계 앱스토어에서 위챗이 삭제되면 애플 스마트폰 판매량은 25~30%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위챗이 애플의 운명까지 바꿀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글로벌 투자 '큰손' 텐센트

중국 현지에서는 "트럼프 행정부 압박에 곧바로 항복한 틱톡과 달리 위챗은 미국의 제재에도 큰 흔들림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