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혁명동지가’ 부른 옛 통합진보당원에 국보법 위반 ‘유죄’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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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당 관계자들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사건 3차 재판 유죄확정판결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news1

옛 통합진보당 행사에서 노래 ‘혁명동지가’를 부르고 이적표현물을 소지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안소희 파주시 의원 등 3명이 유죄를 확정받았다.

대법원 2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14일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 등 혐의로 기소된 안 시의원에게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 자격정지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홍성규 전 통합진보당 대변인과 김양현 전 당 평택위원장도 1·2심과 같이 각각 징역 1년6개월과 징역 1년에 자격정지 1년, 집행유예 2년을 확정받았다.

3선 시의원인 안 시의원은 이번 확정판결로 직을 잃게 됐다. 홍 전 대변인은 현재 민중당 사무총장, 김 전 위원장은 각각 민중당 자주평화통일위원장을 맡고 있으나 정당법상 당원 자격도 잃게 된다.

이들은 지난 2012년 옛 통합진보당에서 주최한 출마자 결의대회에서 혁명동지가를 함께 부르고 이듬해 이른바 ‘RO 회합’으로 불리는 서울 마포구 합정동 마리스타교육수사회 모임에 참석해 이적성 발언을 한 혐의 등으로 2015년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지난 2015년 대법원은 이석기 전 의원의 선고에서 ‘RO’에 대해 “객관적인 자료가 부족하고, 이들이 언제 가입했고 어떤 활동을 해왔는지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한 바 있다.

1, 2심은 혁명동지가를 부른 혐의에 대해 “혁명동지가를 제창하거나 이에 호응한 행위는 직접적인 방법으로 반국가 단체의 활동을 찬양 및 동조한 것”이라며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끼칠 명백한 위험성이 있다”며 유죄로 봤다.

다만 ‘RO 회합’ 참석한 혐의와 관련해서는 주요 참가자와 단순 참가자를 구분해 안 전 시의원에게만 유죄, 나머지 두 사람에게는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도 이 같은 원심의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여 징역형을 유지했다.

민중당 측은 이날 확정판결 직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시대의 악법 국가보안법 적용도 모자라 그 범죄 구성 요건을 지나치게 확장해 억울한 피해자들을 만들어낸 오늘의 판결은 역사적 범죄”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석기 전 의원을 내란음모 사건으로 징역 9년의 억울한 옥살이를 강요한 것도 모자라 동료들이 다른 날 다른 장소에서 부른 민중가요 한 곡 제창으로 국가보안법 위반죄를 물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유엔인권보고관이나 자유권규약위원회에서 여러 차례 폐지 필요성을 언급한 국가보안법 7조(찬양·고무)에 대해서는 21대 국회가 우선적으로 폐지해야한다”며 “국민적 성원에 힘입어 민주개혁세력에게 190석의 의석을 몰아준 21대 국회가 폐지하지 못한다면 정의는 기약 없이 지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와 별도로 민중당은 오늘 부당한 판결로 범죄자 낙인이 찍힌 3명의 당원과 함께 (헌법재판소에) 국가보안법 7조에 대한 위헌소송을 제기할 것을 결의한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안 전 시의원은 “국가보안법 굴레에 갇혀있으면서도 국가보안법이 수구냉전 시대 뒤안길로 사라질 법이기에 희망을 가져왔다”며 “국민을 위한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문재인 정권 시대에도 또다시 국가보안법으로 의원직이 상실되고 정치 활동의 자유가 말살되는 사법살인의 현장을 맞이해야 되는 것이 참으로 분노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이들이 통진당 행사에서 불렀다는 혁명동지가는 가수 ‘백자’가 1990년 대학 시절 자신의 친구들을 격려하기 위해 직접 작사·작곡한 노래다. 백자 씨는 2013년 이석기 전 의원의 재판부에 의견서를 제출해 가사 내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도 했다.

백자 씨는 해당 의견서에서 당시 재판부가 문제 삼았던 가사인 ‘동만주를 내달리며 시린 장백을 넘어 진격하는 전사들’에 대해 “일제 치하 무장독립군(김좌진, 홍범도, 안중근 등)의 독립 운동가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또 ‘혁명의 별은 찬란해’는 “어려운 상황에서 밤하늘 별빛을 바라보듯이 희망에 대한 은유적 표현”이며 ‘몰아치는 미제에 맞서’는 “미국 제국주의적 정치 양식에 대해 비판하는 내용으로 당시 미군 범죄가 심각했던 점과 걸프전 등에 대한 비판의식”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