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국민이 진짜 주권자라면 법을 만들 수 있어야, 이정희 전 대표 신간 ‘국민입법제를 도입하자’

이정희 전 대표 신간 ‘국민입법제를 도입하자’
이정희 전 대표 신간 ‘국민입법제를 도입하자’ⓒ민중의소리

국회는 법을 만드는 기관이다. 수많은 법이 만들어지면 그 법들은 곧장 효력을 발휘하고, 우리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과거 수많은 잘못된 법이 국회를 통과해도, 국민은 반대 목소리를 외칠 뿐 어쩔 수 없이 제정된 법에 맞설 방법은 아무 것도 없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2009년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국회에서 강행 처리한 미디어법 개악이다. 방송을 통제하겠다는 민주주의와 기본권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법안이었지만, 국회를 통과하자마자 효력이 생겼다. 다수 의석을 가진 당시 한나라당이 절차를 거쳐 의결한 것이기에 국민은 손 놓고 법안이 위력을 발휘하는 걸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반면에, 많은 국민이 원했던 법안이 수구보수정당의 거부로 번번이 입법의 문턱에서 좌절하는 경우도 많다. 세월호 가족대책위가 ‘4·16 참사 진실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350만 명의 서명을 받아 국회에 청원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의 거부로 수사권과 기소권이 빠진 특별법이 제정되고 말았다.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표의 신간 ‘국민입법제를 도입하자’는 이렇게 악법도 법이라며 국회를 통과하면 국민은 막을 방법이 없고, 국민이 입법을 청원해도 다수 의석을 가진 특정정당의 거부에 번번이 막히는 이런 현실을 바꿀 방법은 없을지 고민하며 나온 책이다. 단순히 방안을 제안하는 책이 아니라, 직접 관련한 조직을 만들어 함께 실천하고, 만들어나가자는 운동적 제안을 담고 있다.

이정희 전 의원이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진보정치가 놓치고 있었던 노동문제들’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02.12
이정희 전 의원이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진보정치가 놓치고 있었던 노동문제들’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02.12ⓒ정의철 기자

이 전 대표는 현재 국민입법센터의 대표로 활동 중이다. 국민입법센터는 국민입법제도를 만들고 국민들이 이를 활발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 진보적 법률가를 비롯한 전문가들과 활동가들의 모임이다. 센터는 진보적 입법서비스를 제공하고, 입법을 위한 활발한 토론과 헌법교육을 지원하며, 국민입법 플랫폼도 만든다. 아울러 국민입법제 도입을 위한 개헌운동에 참여한다.

이정희 대표는 ‘국회의원 선출제도를 바꾸고 그들에게 더 좋은 입법을 하라고 요구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국민이 좋은 입법을 해낼 권한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국민에게 절실한 법안이라면 극우보수정당이 반대하더라도 국민투표로 결정해 시행할 수 있는 제도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전 대표가 제안하는 국민입법제란 과연 무엇일까? “국민입법제란 일정 수가 넘는 유권자가 국민발안권과 국민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하는 직접민주주의 제도다. 국민발안제는 국민이 국민발안권에 근거하여 직접 법률의 제정이나 헌법의 개정 등을 발의하고 국민투표에 부쳐 법을 만드는 제도, 폐기 국민투표제는 국회가 의결한 법률을 국민이 국민거부권에 근거하여 국민투표로 폐기시킬 수 있는 제도다.”

그는 이런 제도가 우리 헌법이 규정하는 국민 주권에도 맞는 제도라고 강조한다. “국민이 진짜 주권자이려면, 스스로의 뜻에 따라 규칙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 헌법은 대의기관인 국회가 입법권과 헌법 개정안 발의권을 갖는다고 쓴다. 하지만 일을 맡길 타인을 지정할 수는 있는데 직접 할 수는 없다면 주권자인가? 국회에 위임한 권한의 근원인 주권이 국민에게 있는 이상, 국민이 헌법과 법률의 개정을 발의하고 결정할 권한도 가져야 주권자다. 국민발안권과 국민거부권은 국민이 ‘현안에 대한 결정권’을 가질 수 있게 하고 선거일 외에도 주권자로서 힘을 발휘할 수 있게 한다. 규칙을 만드는 권한, 곧 입법은 본질적으로 주권자의 것이다. 이것이 헌법의 근본 원리인 국민주권원리에 맞다.”

이 전 대표는 국민입법제를 통해 국민이 완전한 주권자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국회가 입법을 독점하는 현행 제도하에서 국민은 국회의원을 잘뽑자거나, 덜 나쁜 사람을 뽑자는 식의 말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는 우리 스스로의 힘을 믿자고 강조한다. “다른 세상을 만들 수 있는 힘은 주권자인 국민 자신에게 있다. 1년 365일, 주권자가 되자. 국민입법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