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문 참여 쿠팡 노동자 53명 중 70% “작업장·식당·탈의실 등에서 거리두기 안 돼”
설문 참여 쿠팡 노동자 53명 중 70% “작업장·식당·탈의실 등에서 거리두기 안 돼”

쿠팡 부천물류센터에서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한 지 200여 일이 지난 가운데, 최근 다시 쿠팡 물류센터에서 잇따라 확진자가 나오고 감염 위험이 있는 업무까지 추가되면서 집단감염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쿠팡 발 코로나19 피해자모임’(이하, 피해자모임)과 ‘쿠팡 발 코로나19 피해자 지원 대책위원회’(이하, 지원대책위) 등은 9일 서울 잠실 쿠팡 본사 앞에서 현장실태 고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우려를 밝혔다.
설문조사 노동자 70% “거리두기, 잘 안 지켜져”
지원대책위는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53명의 쿠팡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김우 권리찾기유니온 활동가는 “각 센터별 확진자 소식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쿠팡 노동자들의 불안은 높아져만 간다”며 “설문조사 결과도 다르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거리두기 지침은 보여주기용 외침에서만 존재할 뿐, 실제 작업할 때는 마감에만 목을 맬 뿐 거리두기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답변이 70%에 육박했다”고 강조했다.
지원대책위 설문조사에 따르면, 작업장·식당·탈의실 등에서 거리두기가 지켜지고 있냐는 질문에 응답자들의 69.8%가 “아니다” 또는 “그렇지 않은 편”이라고 답했다. 또 응답자의 48.9%가 통근버스에서도 거리두기가 잘 지켜지지 않는 편이라고 답했다.
고건 피해자모임 대표도 “10여 일 전부터 현장 노동자들로부터 많은 연락을 받았다”라며 “오직 마감 시간만을 지키기 위해 2인 1조부터 심지어 3인 1조까지 작업을 강행하고, 공용 공간 그리고 통근 버스에서도 (지난 5월 집단감염 직후 실시됐던) 가리두기는 사라졌다고 한다. 이러다간 또 그때의 악몽이 반복될 것 같다는 불안감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라고 말했다.

노조 “플레시백 회수 업무 추가...감염 우려”
정진영 공공운수노조 쿠팡지부 지부장은 최근 회사의 일방적인 감염 우려 업무 지시로 당황스러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정 지부장은 “최근 쿠팡은 고객이 신선식품을 주문할 때 박스로 받을 것인지 ‘쿠팡 프레시백’으로 받을 것인지 선택하게 하고 프레시백을 선택하면 다음 로켓배송할 때 회수하는 시스템을 일방적으로 도입했다”며 “인력 충원도 없이 추가 업무만 생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코로나가 위험한 시기에 누가, 언제, 어떻게 썼는지 모를 프레시백을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쿠팡 노동자들이 회수·정리를 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우리는 방역 대책도 없이 병원 입원환자나 코로나19 자가격리자들이 주문을 해도 당연히 방문을 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프레시백을 회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지부장은 “최근 교섭에서 이런 문제를 제시했지만, 회사는 아무런 개선책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며 “이러한 시기에 회수 업무를 추가하는 게 과연 맞는지 회사는 다시 한 번 검토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자가격리 직원 “집단감염 터지기 전으로 회귀”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피해자모임 관계자가 지난 8일 1명의 확진자가 확인돼 폐쇄된 쿠팡 부천물류센터에서 일하는 A 씨의 글을 대독했다. A 씨는 부천물류센터 확진자 발생으로 자가격리에 들어간 상태다.
A 씨는 글에서 “코로나가 하루 600명 이상씩 나오는 요즘, 쿠팡 부천 2센터는 코로나 집단감염이 터지기 전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쿠팡 부천물류센터가 집단감염이 발생했던 지난 5월보다 훨씬 많은 물량을 다루고 있으며 이를 소화하기 위한 계약직 채용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에 평소에는 1명이 포장 업무를 담당하던 공간에 2명이 함께 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 씨는 쿠팡이 직원들에게 ‘페이스쉴드’를 나누어줬지만 바쁜 업무로 페이스쉴드는 버려지는 등 방역지침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물건 분류 작업 공간에서 직원들이 어깨가 부딪힐 정도로 가깝게 붙어서 일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A 씨는 “그런데도 관리자들은 코로나 방역수칙보다는 더 많은 물량을 더 빨리 마감해야 한다며 ‘빨리빨리’만 외친다”라며 “과연 이런 상황에서 출·퇴근 시간에만 거리두기를 하라고 하면, 잘 될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A 씨는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여기서 또 코로나에 걸릴까 두려워하며 일을 하고 있다”라며 “쿠팡은 또 한 번의 일이 터지기 전에 말만 하지 말고 행동으로 보여줬으면 한다”라고 촉구했다.
한편, 지난 8월부터 쿠팡 물류센터에서 산발적으로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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