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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친나치 행위자가 만든 곡조가 아니라, 국민 모두 우러나 부를 수 있는 곡조로 애국가를 부르자는 것”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애국가는 1980년대 민주화 투쟁의 거리에서, 전두환 정권의 총칼에 맞선 광주시민들의 싸움의 현장에서, 2002년 월드컵 그 뜨거웠던 광화문 네거리에서 불렸다. 하지만, 애국가는 애국조회와 국기하강식, 국민교육헌장과 함께 우리 뇌리에 자리 잡은 강요된 애국의 추억이기도 하다. 더구나 애국가 작곡가인 안익태의 친일·친나치 경력이 알려지면서, 과연 현재의 애국가가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노래일 수 있는가에 대해 논란이 크다.
문화운동가인 임진택 명창(창작판소리연구원 원장)은 ‘애국가 논쟁의 기록과 진실’이라는 책을 통해 애국가와 관련한 그동안의 논쟁을 총정리하고, 새로운 애국가에 대한 대안 중 하나로 ‘아리랑 애국가’를 제안했다. 임진택 명창을 만나 안익태 작곡 애국가의 숨겨진 사실과 애국가 작사자와 관련한 진실, 그리고 우리 겨레를 하나로 묶어낼 애국가의 새로운 미래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나는 애국가의 문제를 밝혀내는 사실 규명이 아니라
현재 애국가의 대안은 무엇인가에 주목했다.
그런 대안 없이 애국가 논쟁이 이뤄질 순 없다”
임 명창이 새로운 애국가를 고민하게 된 것은 어쩌면 ‘문화운동가’의 숙명 때문인지도 모른다. ‘문화운동’이라는 말조차 없던 시절부터 활동해온 그는, 자신이 “문화운동가를 자처한 최초의 광대”라며 그래서 애국가를 바로잡는 일에 주체로 나설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전태일 열사 50주기를 맞아 ‘창작판소리 전태일’을 무대에 올리고, 올해엔 안중근 의사와 관련한 창작판소리를 준비하고 있는 임 명창. 그가 바쁜 일정과 시간 속에서도 애국가와 관련한 책을 출판한 데 이어 뜻있는 이들과 함께 ‘애국가 바로잡기 국민운동’을 펼치고 있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임 명창이 애국가와 관련해 본격적인 관심을 가지게 된 건 2019년이었다.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었던 그해, 안익태의 친일·친나치 경력을 고발한 한신대 이해영 교수가 쓴 ‘안익태 케이스’와 안익태 작곡 애국가가 불가리아 민요를 표절했다는 국악 작곡가 김정희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의 인터뷰를 보고 나서였다.
오랜 기간 재야에서 활동해온 그로서는 정부행사나 공식행사에 잘 참여하지 않아, 애국가를 부를 일이 많지 않았기에 그동안 별다른 관심이 없었다, 그렇지만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과 함께 전해진 애국가를 둘러싼 논란은 그에게 커다란 물음으로 다가왔다. 문화운동가인 임 명창에게 그 질문은 현재의 애국가를 유지할 것인가 말 것인가가 아니라, 우리에게 어떤 애국가가 필요한가였다.

“안익태의 친나치 친일 반민족행위를 밝혀내고 폭로하고 이에 분개하는 건, 학자와 언론인의 몫이다. 나는 애국가가 가진 문제를 밝혀내는 사실 규명이 아니라 현재 애국가의 대안은 무엇인가에 주목했다. 그런 대안 없이 애국가 논쟁이 이뤄질 순 없다. 그래서 지난 2019년 현재 애국가의 대안 중 하나로 ‘아리랑 애국가’를 공개한 바 있다. 애국가와 관련된 연구 역시 대안 마련을 위한 것이었다. 작곡가 안익태 뿐 아니라, 작사자도 친일파 윤치호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작사자 작곡자 모두가 문제라면, 완전히 새로운 애국가가 필요하다. 그렇지만 작사에 문제가 없다면 곡만 바꾸면 되기 때문이다”
“아리랑, 안익태 곡조보다 민족적 정서가 더 깊다.
모든 국민이 잘 알고, 해외동포들, 외국인도 우리 노랜 줄 안다.
우리나라의 정체성과 일치하는 곡이다”
임 명창의 연구 결과, 작사자는 항간에 알려진 것처럼 윤치호가 아니라 독립운동가 안창호였다. 그는 이 때문에 가사는 그대로 두고 곡조만 아리랑으로 바꾸는 것을 하나의 대안으로 제안하게 된 것이다.
“기존 가사를 살려 새롭게 만들 수 있는 곡은 아리랑이 유일하다. 다른 대안은 없다. 70년 이상을 의무적으로 불러서 몸에 배어 있는 곡조를 한순간에 버리는 건 쉽지 않다. 분단 이후 민족의 애환을 함께 겪었던 오래된 곡조를 버리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함에도 버려야 한다. 마치 암이 발견된 것과 마찬가지다. 암을 제거하지 않으면 생명이 죽는 상황이라면, 암은 즉시 제거해야 한다. 그래야 생명이 살아난다. 아리랑은 (애국가와 관련해) 암을 이기는 치료제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안익태 곡조보다 민족적 정서가 더 깊고, 모든 국민이 잘 알고 있다. 국내는 물론 해외동포들도 안다. 외국인도 아리랑을 들으면 우리 노래인 줄 아는 우리나라의 정체성과 일치하는 곡이다.”
△임진택 명창이 만든 아리랑 애국가
임 명창은 저서 ‘애국가 논쟁의 기록과 진실’에서 그동안의 논쟁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며 애국가의 대안을 채택하자고 설득력 있게 호소하고 있다. 그는 애국가와 관련해 두 개의 감춰진 진실과 한 개의 뒤집힌 사실이 있다고 주장한다. 두 개의 감춰진 진실은 애국가 작곡자인 안익태의 친일·친나치 과거와 불가리아 민요인 ‘오, 도부르잔스키 크라이(О, Добруджански край, 오 도브루자의 땅이여’를 표절했다는 것이다. 한 개의 뒤집힌 사실은 앞서 이야기했듯이 작사자가 독립운동가 안창호에서 친일파 윤치호로 둔갑한 것이다.
“만주환상곡은 만주국 건립 10주년 기념해 만든 음악이다.
일본은 조선은 식민지로 만주는 괴뢰국으로 만들었다.
바로 그 만주국을 칭송하는 노래다”
우선 안익태의 친일 친나치 행적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단서는 ‘만주 환상곡’이다. 지난해 8·15 광복절에 김원웅 광복회장이 안익태의 만주환상곡 연주실황 동영상을 공개하면서, 안익태의 친일 친나치 행각이 논란이 됐다. 안익태는 1942년 9월 18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만주국 건국 10주년 경축 음악회에서 직접 작곡한 ‘만주 환상곡’의 연주를 지휘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 25개 독립운동가 선양단체로 구성된 ‘항일독립선열선양단체연합’은 안익태의 친일행적을 규명해 서훈을 박탈해야 하고, 안익태가 작곡한 애국가를 국경일에 사용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논란이 일자 안익태의 조카인 안경용 씨(미국명 데이비드 안, 안익태 막냇동생 안익범의 장남)는 김원웅 광복회장 등을 무고죄로 고소했다. 안 씨는 월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이 곡(만주 환상곡)은 일본 제국주의의 꼭두각시 국가인 만주국을 위한 교향곡이 아니에요. 우리 뿌리인 만주의 웅장하고 아름다운 강산을 노래한 것입니다. 판타지는 신화·상상·공상 같은 것이지 현실과 거리가 멀어요. ‘만주 환상곡’은 ‘만주국’이라는 괴뢰정권을 위한 곡이 아니라 한국인의 정서가 녹은 만주의 넓은 대지, 비옥한 농토, 추운 겨울… 이런 것들을 이야기하는 곡이죠.(중략) 당신(안익태)은 만주를 옛부터 고조선, 부여, 고구려, 발해 등 우리 민족의 역사가 어려 있고 우리의 기상과 서정이 녹아 있는 아름다운 영토라고 봤어요. 언젠가는 우리가 되찾아 올 우리 겨레의 정신적 뿌리라는 것을 노래한 음악적 교향시가 ‘만주리안 판타지’입니다”라고 주장했다.
△1942년 9월 18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만주국 건국 10주년 경축 음악회에서 ‘만주 환상곡’을 직접 작곡하여 지휘하고 있는 안익태(에키타이 안)
이런 주장에 대해 임 명창은 “만주환상곡이 어떤 음악인지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임 명창은 “만주환상곡은 1942년 만주국 건립 10주년을 기념해 만든 음악이다. 일본은 당시 조선은 식민지로, 만주는 괴뢰국으로 만들었다. 그 만주국을 칭송하는 노래”라고 설명했다.
만주환상곡은 총 4악장으로 되어 있는데, 마지막 4악장은 합창곡으로 되어 있다. 임 명창은 합창곡의 가사가 만주환상곡이 만들어진 배경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말한다.
‘10년 세월 제국은 무르익었네.
우리는 일본과 굳게 연결되었네.
신성한 목표 속에 하나의 심장으로
독일이여 이탈리아여 분투하자!’
- 만주환상곡 4악장 합창 가사
임 명창은 “이런 가사의 합창곡이 어떻게 고조선, 고구려 등 우리 민족의 역사를 노래한 음악이란 말인가. 더구나 이 가사를 쓴 이는 ‘에하라 고이치’라는 자다. 미 CIA가 기밀해제한 미 육군 유럽사령부 정보국이 작성한 문건에 따르면, 그는 표면상으로 베를린 주재 만주국 공사관 참사관으로 근무했지만, 실제로는 일본 정보기관의 독일 총책이었다. 그런데 안익태는 에하라 고이치의 사저에서 2년반 동안 같이 살았다. 보통 관계가 아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불가리아 출신 미국 작곡가
“불가리아 가수들이 한국에 와서
‘오, 도부르잔스키 크라이’를 노래했다면
한국 청중은 아마 일어섰을 것”
안익태 애국가가 불가리아 민요를 표절했다는 의혹도 중요한 논쟁이다. 관련한 의혹이 처음으로 제기된 건 지난 1964년 열린 제3회 서울국제음악제에서다. 행사 둘째 날 미국인 지휘자 피터 니콜로프가 행사 공식 숙소였던 반도호텔(현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최 측이 숙소 등 계약 사항을 위반했다고 비난했다. 그런데 이 자리에서 뜻밖의 이야기가 나오게 된다. 기자회견 후반부에 피터 니콜로프가 “한국의 ‘애국가’ 중 몇 소절이 나의 모국 불가리아의 민요와 유사하다”고 주장한 것이다. 논란이 일자 그는 ‘오, 도부르잔스키 크라이’를 직접 불러주며 “불가리아 가수들이 한국에 와서 ‘오, 도부르잔스키 크라이’를 노래했다면 한국 청중은 아마 일어섰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시 애국가 표절과 관련한 논란은 해프닝 정도로 취급되며 묻혀 버렸다. 시간이 지나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았던 애국가 표절 논란에 관심을 가진 미국인이 있었다. 바로 제임스 웨이드다. 그는 미국 아메리카 음악대학(American Conservatory of Music)에서 작곡과 이론을 전공한 음악평론가로, 1964년 당시 한국 ‘코리아 타임스’와 ‘코리아 저널’의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었다. 애국가 표절 시비를 목격한 그는 캘리포니아 대학 음악과의 불가리아계 미국인 보리스 크레만리예프 박사로부터 불가리아 민요 ‘오, 도브루잔스키 크라이’의 사본을 한 부 입수해 이를 바탕으로 그는 두 음악의 유사성을 분석한 소논문을 발표했다.
제임스 웨이드는 ‘애국가의 A 소절 B 소절은 불가리아 민요의 A 소절 B 소절과 거의 같은 음으로 진행된다. 그리고 이 유사음들은 몇 개의 두드러진 동기(모티브,motive)로 묶여 있는데, 이 동기들은 선율적으로나 리듬적으로 동일성을 보여준다. 이 정도의 유사성(동일성)을 우연의 일치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후 음악학자 이유선(중앙대 교수)이 1976년 ‘한국양악백년사’라는 책을 내면서, 안익태 애국가 곡조의 표절 가능성을 언급해 잠시 논란이 일었다가 가라앉았다. 그로부터 40여년이 지난 2019년 국악작곡가 김정희에 의해 이 문제가 다시금 떠올랐다.
“표절이 아니라 거의 복사에 가깝다”
김정희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지난 2019년 8월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안익태 곡조 애국가 계속 불러야 하나’ 공청회에서 “(안익태 애국가) 전체 16마디 중 4마디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서 선율의 유사성이 매우 높다”며 “애국가의 출현음 총 57개 중 맥락과 음정이 일치하는 음이 모두 33개로 58%의 일치도를 보였다. 변주된 음까지 포함하면 모두 41개로 유사도(일치도)가 72%로 높아진다”고 말했다. 이어 “이 정도 유사도로는 표절 의도가 확인되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결과적으로 표절임을 부인하기 어려운 수치”라고 덧붙였다.
△불가리아 민요인 ‘오, 도부르잔스키 크라이(О, Добруджански край, 오 도브루자의 땅이여’
임 명창은 “표절이 아니라 거의 복사에 가깝다”면서 “안익태 ‘애국가’ 곡조 표절 시비를 종식(終熄)시키기 위해서는 표절 감정(鑑定) 전문음악인들로 하여금 공인된 연구조사를 통해 결론을 얻어내도록 하는 공식적인 과정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창호가 애국가 작사자임을 100% 확신한다.
그동안 윤치호 설을 주장한 사람들은 아무 반박을 못할 것이다
이 책은 애국가 작사자 논쟁에 마침표를 찍는 것이다”
애국가 작사자와 관련한 논란도 뜨겁다. 임 명창은 이 책에서 작사자와 관련한 논란에 더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 그가 이 책을 쓰게 된 가장 큰 이유도 작사자 규명에 목적이 있다.
“안익태 작곡 문제보다 더 심각한 것은 애국가 작사자 문제다. 지금 사람들은 애국가 작사자가 누군지 잘 모르고 있다. 국가에서 애국가를 보급하면서도 공식적으로 작사자를 밝힌 적이 없기 때문이다. 학교에서도 애국가 작사자를 미상으로 해놓으니 알 수 없다. 나 역시 오랜 기간 애국가를 부르면서도 작사자가 누구인지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다. 인터넷 등에 알려진 정보 가운데 상당수는 애국가 작사자가 친일파 윤치호로 되어 있다. 이같은 작사자 논쟁이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연구하게 된 것이다.”
작사자 연구는 대안 애국가의 방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작사자와 작곡자 모두가 문제라면 애국가를 완전히 새로 만들어야 하지만, 작사자가 문제없다면 작곡만 바꾸면 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우리는 이미 정부 수립과 함께 이전에 부르던 스코틀랜드 민요 ‘올드 랭 사인’ (Auld Lang Syne) 선율의 애국가에서 안익태 작곡의 애국가로 바꾼 경험이 있다. 이 책에서 임 명창은 애국가 작사자는 윤치호가 아닌 안창호이며, 윤치호로 바뀌게 된 것은 우연이 아니라 이승만과 친일파가 매우 고의적으로 바꿔치기한 것이라고 말한다.
임 명창은 그동안 윤치호 애국가 작사설의 결정적 증거로 제시된 ‘윤치호 자필 붓글씨 가사지’와 ‘윤치호 역술 찬미가 재판본’에 대해 그 두 가지 물증이 사실은 윤치호가 애국가 작사자가 아니라는 역증거라고 강조했다. ‘윤치호 붓글씨 가사지’는 위작일 가능성이 높으며, 설혹 자필이라 하더라도 필서 연대의 허위성으로 증거법 상 인정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윤치호 역술 찬미가 재판본’에 대해서는 거기 실려있는 순수 찬송가 12편과 애국찬미가 3편의 편집 의도를 분석하여 ‘애국가’를 포함한 애국찬미가 세 편의 작사자가 동일인이 아님을 방증하고 있다고 밝힌다.

안창호 작사와 관련한 근거로는 1945년 김구 제(題) ‘한국애국가’야말로 애국가의 작사자가 도산 안창호임을 묵시적으로 증언한 가장 유력한 증거이며, 이광수·최남선·주요한 세 사람은 자신들의 친일행적에 대한 부담에도 애국가 작사자가 도산 안창호임을 암묵적으로 증언했다고 임 명창은 강조했다.
또한 독립운동가의 후손 윤정경은 작은할머니 김정수(1894년생)와 작은할아버지 윤형갑(1904년생)이 전한 안창호 선생의 애국가 관련 구술을 채록하여 공개한 바 있다. 이에 근거해 임 명창은 애국가의 원형인 ‘무궁화노래’의 후렴과 ‘동해물과 백두산이’로 시작하는 애국가 본 가사의 작사자가 안창호임을 명백히 입증된다고 설명한다.
“이 나라의 국부(國父)를 두 명 꼽는다면 저는 도산 안창호 선생과 백범 김구 선생을 꼽는다. 애국가 작사자가 안창호 선생임이 밝혀진다면 우리 국민은 애국가 가사를 더욱 힘차게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안창호가 애국가 작사자임을 개인적으론 100% 확신한다. 아마 그동안 윤치호 설을 주장한 사람들은 아무런 반박을 못할 것이다. 이 책은 다른 논쟁보다 애국가 작사자 논쟁에 마침표를 찍는 것이다. 그런 바탕 위에 새로운 애국가의 대안은 현행 노랫말을 존중하고 살리면서, 곡조를 바꾸는 것이다.”
“안익태가 친나치 행각, 반민족적 행위를
온 국민에게 숨기고 대접받아왔던 사실이 드러났다.
그런데도 그 애국가를 계속 부르라는 이들이 있다면
그들이야말로 애국을 모욕하고 애국가를 부정하는 셈이다”
대안 애국가를 새로 만드는 과정에서 현행 애국가가 가지고 있는 독점적 구조를 없애는 것도 필요하다고 임 명창은 강조한다. 우리나라는 법으로 정해진 국가가 없다. 다만 ‘대한민국 국기법 시행령’ 제19조에 “국기의 게양식 및 강하식을 애국가의 연주에 맞추어 행한다”라는 내용이 있으며, 대통령 훈령인 ‘국민의례 규정’에 ‘애국가 제창’이라는 항목이 등장할 뿐이다. 그럼에도 애국가는 국가주의의 상징처럼, 때론 애국과 비애국, 국민과 비국민을 가르는 도구로 왜곡되기도 한다. 나라를 사랑하는 노래가 다양하게 있을 수 있음에도 단 하나의 애국가만을 예시하고 획일적으로 요구하면서 오히려 진정한 애국의 의미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수많은 애국가, 보통명사로서의 애국가들을 발굴 보급해야 한다. 1896년 최초로 애국가 가사 짓기 운동이 벌어졌을 때 독립신문에 다양한 애국가가 응모돼 30여 개의 가사가 신문에 실렸다. 제목은 애국가, 독립가, 진보가, 조선가 등 다양했다. 애국가가 가지는 상징성과 국가대표성 때문에 국가공식행사에서는 하나의 통일된 애국가가 필요하겠지만, 지방자치단체나 민간단체, 각급 학교 등에서의 다른 행사에선 다양성을 보장해야 한다. 예를 들어 광주에선 애국가 제창 순서에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할 수 있다. 통일문제에 관심이 많은 경기도나 강원도에선 어떤 행사를 할 때 애국가 순서에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부를 수도 있는 것이다. 또한 민간단체나 학교에서도 자신들이 원하는 애국가로 ‘아리랑 애국가’를 택할 수 있어야 한다.”

하나의 애국가를 강요하는 구조를 바꾸고, 대안 애국가를 만드는 것은 생각만큼 쉬운 일은 아니다. 극우보수세력은 애국가 관련 논란에 늘 색깔론으로 대응해 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동안 애국가는 결코 의문을 가져선 안 되는 절대 진리처럼 여겨져 왔다. 지난해 김원웅 광복회장 등이 안익태의 친일·친나치 행위를 지적했을 때에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은 논평을 통해 “초대 임시정부 대통령을 이름만으로 부르고, 대한민국의 국가인 애국가를 부정하고, 현충원의 무덤까지 파내자는 무도한 주장을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임 명창은 안익태의 친일 문제를 알면서 애국가 곡조를 바꾸지 않는 게 오히려 비애국적, 반민족적인 행위라고 지적했다.
“애국가 작곡자 안익태가 자신의 친나치 행각, 반민족적 행위를 온 국민에게 거짓말로 숨기고 대접받아왔던 사실이 드러났다. 그런데도 그 애국가를 계속 부르라고 하는 이들이 있다면 그들이야말로 애국을 모욕하고 애국가를 부정하는 셈이 된다. 반문한다. 친일·친나치 행위자가 만든 애국가 곡조가 아니라, 온 국민이 진정으로 우러나 부를 수 있는 곡조의 애국가를 부르자는 것이 어찌 국가를 부정하고 애국가를 부정하는 일이란 말인가?”
이토록 쉽지 않은 일이기에, 이제 정부와 국회가 직접 나서서 공식적으로 애국가와 관련해 안익태의 친일·친나치 의혹, 안익태 작곡 애국가 곡조의 표절 문제, 애국가 작사자 문제를 조사한 뒤, 조사 결과에 따라 새로운 대안 애국가들을 모집하고 보급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고 임 명창은 강조한다. 정부와 국회에서 공식적인 움직임 없이 민간에서만 논란을 벌여선 결코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이 임 명창의 생각이다.
이런 상황에서 그가 쓴 이 책이 국가 관련기관인 한국학중앙연구원 출판부에서 출간된 것은 애국가 문제의 규명과 해결에 이제 정부와 국회도 함께 나서야 한다는 공론화의 기회가 될 수 있겠다는 기대를 모은다. 임 명창은 비록 쉽지않은 길이지만, 모두가 함께 부를 수 있는 대안 애국가를 만들기 위해 길을 나섰다. 오는 3·1절엔 출판기념회와 함께 ‘애국가 바로잡기 국민운동’ 추진위원회 출범도 계획하고 있다. 임 명창은 ‘애국가 논쟁의 기록과 진실’ 마무리 글에서 이렇게 호소했다.
“국회와 정부는 애국가를 바로잡기 위한 국민적 요구에 대해 때를 미루지 말고 곧바로 명확한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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