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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드라마·J팝 다 죽쒀도...日아니메는 잘 나가는 이유
지난 1월 27일 국내 개봉한 극장판 귀멸의 칼날은 누적 관객수 170만명에 근접하고 있다.닛케이에 따르면 '귀멸'의 경제적 파급 효과는 지난해 12월 기준 이미 2700억엔(약 2조8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일본에서 개봉 영화 역대 흥행 1위에 오른 것은 물론 '욱일기' 논란에도 국내에서 한때 박스오피스 1위에 머무르며 총 관객 170만명 동원을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대만에서도 역대 장편 애니메이션 흥행 1위 기록을 세웠고, 미국과 유럽에서도 이달 개봉이 예정돼 있습니다. 코로나19에 따른 반사 효과도 흥행 요인 중 하나로 꼽히지만, 어쨌든 세계적 성공을 거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그런데 애니메이션과 달리 근래 일본의 다른 대중문화 상품, 즉 영화, 드라마, J팝 등은 그다지 주목을 끌지 못해 왔습니다. 특히 일본 영화는 퇴보에 퇴보를 거듭하고 있다는 혹평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J팝과 일본 드라마 역시 K팝과 한국 드라마에 밀려 경쟁력을 잃었단 지적은 비단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 내에서도 계속 흘러나옵니다.
그럼에도 일본은 애니메이션에 있어선 여전히 건재한 모습입니다. 특히 한국은 2019년을 제외하면 거의 매년 미국 다음으로 수출계약이 많은 시장으로, 일본 애니메이션 수출의 주요 거점이 되고 있습니다. 왜 일본은 유독 애니메이션에 강점을 보이는 걸까요.
아니메 친화적 국민성…"서브컬처 탈피했다" 보기도
![스마트폰 등장 이전 지하철에서 만화를 보는 성인들(좌)/지난해 JR큐슈가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을 콜라보해 운행한 열차와 몰려든 일본인들(우) [사진=JR]](/media?src=https://file.mk.co.kr/meet/neds/2021/04/image_readmed_2021_369634_16187530714613789.jpg&board=programming&pid=1773931)
스마트폰 등장 이전 지하철에서 만화를 보는 성인들(좌)/지난해 JR큐슈가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을 콜라보해 운행한 열차와 몰려든 일본인들(우) [사진=JR]▶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애니메이션은 대부분 나라에서 영화나 드라마에 비해 하위문화(서브컬처)로 취급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한국만 해도 '애니메이션은 어린이나 보는 것'이라는 인식이 많습니다. 한국 영화시장 규모는 전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에 꼽힐 정도지만, 한국 애니메이션은 한국 영화시장 내에서 철저한 비주류입니다.
반면, 일본에서는 애니메이션이 어린이의 전유물로만 취급되지 않습니다. 일본에서도 저연령층은 애니메이션의 주요 타깃이지만, 이와 동시에 성인용 애니메이션 시장도 매우 활성화돼 있습니다. 때문에 일본에서만큼은 애니메이션과 만화가 서브컬처에서 탈피해 하나의 주류문화로 인식되기도 합니다.
인구 10분의 1이 만화·아니메에 빠진 '오타쿠 천국'
![기괴한 복장으로 시내 한복판에서 춤을 추는 일본 오타쿠들의 모습 [사진=연합뉴스]](/media?src=https://file.mk.co.kr/meet/neds/2021/04/image_readbot_2021_369634_16187530714613791.jpg&board=programming&pid=1773931)
기괴한 복장으로 시내 한복판에서 춤을 추는 일본 오타쿠들의 모습 [사진=연합뉴스]일본 오타쿠들은 비록 프로는 아니더라도 직접 창작한 작품을 홍보하고 교류하는 장으로서 '코믹마켓' 이란 것을 이뤄 활동해 왔습니다. 1975년 처음 시작된 코믹마켓은 1990년대 중반부턴 기업들까지 참가하며 더 활성화됐으며, 현재는 매년 해외를 포함해 수십만 명이 참가하는 글로벌 행사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코믹마켓을 통한 교류와 활동은 차후 상업 애니메이션 수준을 높이는데 까지 이어져왔습니다.

그래픽=조보라이와 관련해 아니메 평론가 도이 노부아키(土居伸彰)씨는 "디즈니와 픽사 작품이 세계적으로 광범위하게 인기가 있다면, 일본 아니메는 특정 취향 팬들이 좁고 깊게 열광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日시장 규모 한국 35배…도쿄는 최적의 '아니메 클러스터'

그래픽=조보라이러한 거대 시장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투자와 제작·공급이 활발히 일어나는 건 당연한 수순입니다. 일본은 매년 330편이 넘는 자국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있으며, 이는 한국(한 해 70여 편·2019년 기준)의 5배에 달합니다. 한 산업의 경쟁력은 생산성을 얼마나 갖췄느냐가 중요한 요인이라는 점에서 일본은 애니메이션 제작에 좋은 수요·공급 조건을 갖추고 있는 셈입니다. 수요층이 크고 다양하니 부가가치가 높은산업과 연동되기도 쉽습니다.
노동력 면에서도 일본은 1970년대 이미 애니메이션을 전문적으로 교육하는 학교가 생겨 애니메이터 양성이 빠르게 이뤄졌습니다. 또 그보다 더 이전인 1960년대부터 만화와 상업 미술 등이 발달해 제작 스튜디오들이 필요 인력을 단기간에 확보하기도 용이했죠. 현재 일본 전국의 제작 스튜디오 중 약 90%가 몰려 있는 도쿄는 인력뿐 아니라 투자자와 제작위원회 구성을 통한 자금 조달에 이르기까지 최적의 입지 환경을 갖춘 아니메 클러스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日아니메, 에도 시대 '우키요에' 계승했나
![호쿠사이가 만년에 그린 우키요에 홍법대사수법도(弘法大師修法図)에는 도깨비 등 공상적 존재가 그려져 있다 [사진=일본 위키피디아]](/media?src=https://file.mk.co.kr/meet/neds/2021/04/image__2021_369634_16187530714613797.jpg&board=programming&pid=1773931)
호쿠사이가 만년에 그린 우키요에 홍법대사수법도(弘法大師修法図)에는 도깨비 등 공상적 존재가 그려져 있다 [사진=일본 위키피디아]▶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사실 우키요에는 일본에서 20세기 이전까지 수백년 동안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습니다. 소재가 고상하지 못하고 불특정 다수를 위해 대량 생산·판매됐으며, 화가 신분이 높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일본 애니메이션·만화가 세계적 인기를 끌자 일본에서도 우키요에가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에는 일본 당국이 우키에를 통해 자국 애니메이션의 역사성을 홍보하려는 목적도 있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우키요에와 현대 만화·애니메이션 사이에는 100년이라는 시간 차가 존재하는 만큼 직접적 관련성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예를 들어 가쓰시카 호쿠사이가 그린 '호쿠사이 만화'에는 '만화(漫畵)'라는 한자가 쓰였지만, 당시 풍속과 정물 스케치를 모은 화집이라는 성격을 띠어 이야기가 있는 현대적 만화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일본의 애니메이션과 풍속화에서 발견되는 유사점은 애니메이션에 대한 일본인의 선호도가 그들의 역사와 전통에서 비롯된 오랜 취향에 따른 것이라는 해석을 낳고 있습니다.
'쿨재팬'의 명암…日 전문가들 "쓸데없는 짓 말라"

일본 정부가 주도하는 쿨재팬 사업 누적 적자는 지난해 3월 220억엔(약 2260억원)을 넘어섰다.그러나 사업 매출 전체의 60% 이상이 애니메이션에 편중돼 있고, 지난해 3월 기준 누적 적자가 220억엔(약 2260억원)에 달해 일본 내에서도 비판이 계속되는 상황입니다. 또한 일본 애니메이션 업계내에서도 국가가 주도하는 쿨재팬 시책에 대해서는 찬성보다 반대 의견이 많습니다.
애니메이션 연구자이자 니혼대 예술학부 강사 쓰카타 노부유키(津堅信之) 씨에 따르면, 제작자들은 국가가 관여한다는 건 표현의 자유를 규제한다는 소리에 지나지 않는다며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애니메이션 분야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는 공무원들이 개입한다는 것 자체가 내키지 않는다는 겁니다. 익명의 감독은 "아니메와 일본 만화는 과거부터 어떠한 지원도 없이 작가와 팬들 힘으로 발전시켜 온 것"이라며 "쓸데없는 짓은 말고 내버려 두라"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회의적 반응은 제작자뿐 아니라 비평가와 팬들로부터도 대체로 공통된 것이라고 합니다.
한국 애니메이션, 웹툰 앞세워 도약 가능할까

웹툰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한미일 합작 애니메이션 `신의 탑`이와 관련해 한창완 세종대 융합예술대학원장은 "한 나라의 지적재산권(IP) 산업이 제대로 발전하려면 애니메이션을 포함한 모든 콘텐츠 산업이 동반 상승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는 "애니메이션은 현재 한국 IP 산업 중 가장 약한 고리인데, 애니메이션 산업 발달로 관련 산업의 부가가치와 IP 산업 전체가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네이버,카카오의 웹툰 플랫폼들은 일본 등 세계 디지털 만화시장을 선도하고 있다웹툰 기반 애니메이션이 인기를 끌면서 국내에서는 기존에 아동용에 편중됐던 한국 애니메이션의 장르와 수요층이 다각화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이와 관련해 한 원장은 "웹툰을 잘 영상화한다면 한국도 애니메이션 강국으로 발돋움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현재 가장 절실한 건 민간의 공감과 투자"라고 말했습니다.
흔히 영화를 종합예술이라고 한다지만 애니메이션도 다르지 않습니다. 향후 웹툰을 활용한 애니메이션 산업이 더 확산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한국 애니메이션이 과연 지금보다 얼마나 진일보할 수 있을지
종이책 위주라지만, 일본 플랫폼에 네이버 카카오 비율 오지네
애니 존나 쳐막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