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ews.v.daum.net/v/20120711212612834
오는 12월 대통령 선거에서는 아무래도 경제민주화 이슈가 가장 큰 화두가 될 것 같다. 그것은 경제민주화가 '민생 경제'의 핵심을 이루기 때문이다. 민생 경제란 한마디로 '살림살이' 경제다. 기존의 돈벌이 경제 논리와 다른 논리 위에 선다는 말이다.
보수 기득권층을 대변하는 새누리당은 경제민주화 이슈를 선점한 듯 보이지만 좀 더 깊이 들어가 보면 그 내용이 '무늬만' 경제민주화일 가능성이 높다. 일례로, 최근 뉴스에 많이 등장한 '일감 몰아주기 근절' 등 불공정 행위 규제를 통한 공정 거래 확립은 경제민주화가 아니라 시장 경제 질서 강화에 불과하다. 이것은 마치 사냥할 때 정작 목표물은 겨냥하지 않고 덤불 언저리만 때리는 꼴이다.
중산층이나 서민층을 대변한다는 민주당은 그보다 한 발 더 나아간다. '재벌 개혁'을 초점으로 하여 경제력 집중 완화, 지배구조 개혁을 꾀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최근 발의된 9개 법률 개정안에는 재벌 문제의 핵심 중 하나인 대기업 순환출자를 금지하고 출자총액을 제한하는 제도를 다시 도입하기, 금산 분리 강화와 재벌 범죄의 사면 제한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은 민주당더러 재벌 개혁이 아니라 재벌 해체를 지향한다고 비난하고, 민주당은 새누리당에 대해 알맹이가 없이 말로만 경제민주화를 외친다고 비난했다. 내가 볼 때, 민주당의 여러 정책이 추진된다고 해서 재벌이 해체될 리 만무하고 새누리당의 시장 질서 확립이 된다고 해서 경제민주화가 될 리 만무하다. 참된 경제민주화는 기득권을 가진 양당 자체가 자신의 기득권을 온전히 버림으로써만 실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거대 정당이 기득권을 버린다는 것은 단순히 두 정당만 그렇게 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우리 사회가 암묵적으로 전제하고 있는 모든 기득권 구조 자체를 허물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결국, 참된 경제민주화를 이루려면 거대 양당부터가 스스로의 기득권에 대해 포기할 각오까지 하면서 사회 전체가 묵인하고 있는 기득권 구조 자체를 근원적으로 수술해야 한다.
일례로 나는 김상봉 교수의 < 기업은 누구의 것인가 > 에서 제안된, 재벌을 비롯한 주식회사 사장을 노동자가 선출하는 미래를 상상한다. 봉건주의 시대에 왕은 하늘의 뜻이나 선친의 뜻에 의해 군림했다. 민주주의 시대라면 당연히 온 백성이 대통령을 뽑는다. 이런 맥락에서 경제민주화 시대엔 주식회사 같은 기업체나 학교 같은 곳에서 일반 직원이나 노동자, 평교사가 그 대표를 뽑아야 한다. 그래야 '민주주의는 공장 문 앞에서 멈춘다'는 말도 사라진다. 대부분의 노동자나 가족을 떨게 하는 고용 불안 또는 정리 해고 문제, 비정규직, 성차별이나 학력 차별도 사라질 것이다. 물론 과연 그 노동자나 교사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도 중요하다. 따라서 경제민주화가 완성되려면 '보통' 사람들의 철학이 중요하다. 어릴 때부터 삶에 대해 어떤 태도를 배우는가가 중요한 셈이다. 어른이 되어서도 인문학적 깊이가 있는 학습이 필요한 까닭이다. 게다가 나 혼자만 깨친다고 될 일도 아니고 친구나 이웃들과 소통하고 토론하며 공론을 만들어가야 한다. 소모임이나 네트워크가 중요해지는 까닭이다.
한편, 최근에 국립대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서울대 학부제 폐지안이 부각되기도 했지만, 실은 이것도 기득권에 대한 근본적 변화를 꾀하는 것은 아니다. 제2의 서울대가 분명히 나올 것이고 이미 몇몇 대학들이 속으로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는지도 모른다. 사태의 핵심은 일류대 출신들이 정치경제적 기득권을 장악한 현실이다. 이를 허물기 위해서는 기업이나 학교 등에서 사람을 구할 때 출신 학교나 학위, 지역을 물을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잘할 수 있는지 보아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그가 개인 행복을 넘어 사회 행복에 기여할 것인가, 학벌이나 직업에 무관하게 비슷한 대접을 받을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결국, 고교평등화를 넘어 대학평등화, 또 이를 넘어 직업평등화가 되면서도 교장 및 사장 직선제까지 이룰 때 비로소 사람들은 신바람이 날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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