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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미 연구팀 분석.."각국, 시위 요구에 적절히 대응 못해"

(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세계 각지에서 시위가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주요 원인은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진단이 나왔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3일(현지시간) 한 연구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독일 싱크탱크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FES)과 미국 컬럼비아대 산하 비영리기관 '정책대화 이니셔티브'는 공동 작성한 '세계의 시위 : 21세기 주요 시위에 대한 연구' 보고서에서 2006년 73건이던 시위가 2020년에는 251건으로 세 배 넘게 늘었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이는 2008년 미국 금융위기나 2011년 '아랍의 봄' 시위 때보다 많은 것이다.

연구진은 15년간 101개국에서 벌어진 900여 건의 시위를 정밀 분석해 현재 상황이 1948년과 1917년, 1968년 등 "수많은 이들이 당대에 불만을 품고 변화를 요구했던" 시기와 비슷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세계 모든 지역에서 시위가 늘어났지만 특히 유럽과 중앙아시아에서 시위가 급증했고 중저소득 국가들보다 고소득 국가에서 시위가 더 많이 늘었다.

미국에서도 최근 몇 년간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등의 시위부터 '티 파티' 시위와 '도둑질을 멈춰라' 캠페인 등 각종 대형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또 2020년 인도 농민 시위와 2019년 브라질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반대 시위, 2013년 이래 계속되고 있는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시위 등은 역대 최대 규모로 기록됐다.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탄핵 촉구 시위 (상파울루 AP=연합뉴스) 지난 10월 2일(현지시간) 브라질 최대 도시 상파울루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등 인종 또는 민족적 정의를 요구하는 시위가 급증하는 추세이며, 독일 극우 반이슬람 조직인 '페기다'의 시위와 키르기스스탄의 반중 시위처럼 다른 이의 권리를 부정하는 시위도 아직은 적지만 점차 늘고 있다.

대부분 시위는 폭력적이지 않았고 약 20%에서만 군중의 폭동과 파괴, 약탈이 있었지만, 점차 폭력성이 느는 추세라고 연구진은 밝혔다.

전체 시위들 중 거의 절반 가까이에서 경찰이 시위대를 체포했고, 경찰이 폭력을 행사한 경우도 25%를 약간 상회했다.

연구진은 세계적으로 시위가 확산하는 이유로 '민주주의의 실패'를 지목했다.

전체의 54%가 정치 시스템 또는 대의제 실패에 대한 인식에서 촉발됐으며 약 28%는 '진정한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시위였다.

그 밖의 시위 주제는 불평등과 부패 및 기후변화 대책 등이었다.

연구진은 각국의 정책결정자들이 시위자들의 요구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너무 많은 정부 및 재계 지도자들이 시위자들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며 "대부분의 시위 참가자들이 요구하는 것은 정부 당국이 하기로 해 놓고도 실천하지 않는 것들"이라고 지적했다.

양질의 일자리와 미래 세대를 위한 깨끗한 지구, 자신들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에 대한 의미 있는 제언 등이 그것이라고 연구 보고서 작성자의 한 사람인 FES의 국제경제정책 전문가 새라 버키 씨는 말했다.

미하엘 브뢰닝 FES 뉴욕사무소장은 "요즘 세계 각지에서 벌어지는 시위에 대한 인식이 제각각이어서 시위를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며 "시위는 누구도 못 하게 막을 수 없는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