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니악 구조가 데이터 플로우 아키텍처. 흔히 현대 PC 구조의 근본이라고 불리는 폰 노이만 아키텍처랑 반대되는 개념임. 프로그램 카운터? 그딴거 없고, 그냥 앞에 모듈 처리 -> 그 모듈 신호 받아서 뒤 모듈 처리 -> 또 그 신호 받아서 뒤 모듈 처리 하는 식으로 모듈들이 하드 와이어드 된 상태에서 돌아가는 애들임. 


이딴식이라 매번 하드웨어 단계에서 직접 설계해야 하며, 선을 일일히 모듈마다 꼽았다 껴야 하고, 알고리즘하고 실제 여기다 돌리는 구성도도 다르게 생겼을 수 밖에 없음. 존나 힘들고 오래걸리는 작업이라 연결하고 테스트하는데만 며칠이 걸림. 그래도 이게 마냥 단점만은 아닌게 일종의 FPGA 비스무리 하게 돌릴 수 있음. 그래서 병렬 연산도 하드웨어 단계에서 직접 구현 가능. 아무리 CPU가 빠르다 하더라도 전용 회로보다는 느릴 수 밖에 없거든. 그러니까 코인 채굴할때 글카 쓰는것보다 ASIC쓰는게 훨씬 효율적인거랑 비슷한 이야기지. 오버헤드가 훨씬 적어지고 낭비하는 메모리도 없으니까… 말하자면 컴퓨터라기 보다는 부품별로 나눠놓고 레고처럼 조립 가능한 전자식 문제해결기계라고 해야 하나…


근데 이게 존나 웃긴게 나중에는 일일히 기계 설계 하는게 힘들어서 개발자놈들이 특정한 명령어 입력을 차례로 넣으면 알아서 번역해서 작동하는 만능 기계 프로그램을 만들어놓음. 사실상 가상 CPU를 만들어놓은거임.


만들라는 프로그램 내장식은 안만들더니 나중에 귀찮다고 가상 CPU를 구현해놓는 이 병신스러움을 참을 수 없던 노이만 선생이 그대로 에드박을 개발하는걸로 이어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