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해체 속에 좌절감 더 크게 느껴"
이달 초 서울 오피스텔에선 50대 남성 고독사

방바닥에는 휴짓조각과 온갖 고지서, 옷가지들이 아무렇게나 뒤엉켜 널브러져 있었다.

싱크대에는 먹다 만 컵라면 컵과 배달 음식 용기가 쌓여 있었고, 책상 위에는 약봉지와 약통이 어지럽게 흐트러져 쌓인 상태였다. 방에서는 코를 찌르는 불쾌한 냄새가 났다.

어지러운 방 한쪽 선반 위에 놓여있던, 2008년 한 증권사가 시상한 모의주식투자 상패가 번쩍이며 주변을 더 낯설게 했다. 쓰레기 더미 한켠에는 고인의 이름이 적힌 법무법인 명함이 잔뜩 쌓여있었다.

지난 3일 서울 강동구의 한 원룸형 오피스텔에서는 50대 남성 박모씨가 숨진채 발견됐다.

제 자리를 잃고 흩어진 살림살이와 먹다 남은 음식 그릇, 생을 어렵게 이어주던 약 봉지 등은 한때 가지런한 가장이었을 수도 있는, 그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건물 관리인 A(77)씨는 21일 "주변에 방문하는 사람도 없고 굉장히 불쌍한 사람 같았다"고 말했다.

박씨가 평소 내원하던 병원의 의사 B씨는 주 3회 혈액 투석을 받던 박씨가 병원에 오지 않자 지난달 28일과 이달 초 두 차례에 오피스텔에 찾았다고 한다.

그는 박씨를 만나지 못하자 집에 없다고 생각해 돌아갔고, 박씨의 시신은 이달 3일 '이상한 냄새가 난다'며 한 오피스텔 입주민이 소방에 신고하고 나서야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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