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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지오 모루 브라질 전 법무공안부장관 ⓒAP브라질에 세르지우 페르난두 모루(Sergio Fernando Moro)라는 유명한 칼잡이가 있습니다. 브라질 연방 판사와 법무공안부 장관을 역임하면서 민중 진영을 압살한 뒤 법복을 벗고 오는 10월 예정된 대선에서 우파 진영 다크호스로 거론되는 인물입니다. 1996년부터 브라질 연방 판사로 재직한 그는 2014년 3월부터 수사 판사로 활약했습니다. 브라질에서는 특이하게도 판사가 수사도 하고 판결까지 내릴 수 있습니다.
정치적 야욕을 지니고 있던 모루는 수사 판사가 되고 난 뒤 브라질의 국민 영웅 룰라 대통령을 표적으로 삼습니다. 각종 경제·사회 분야 개혁 정책으로 민중들의 강력한 지지를 받던 노동당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해서였죠. 우파 정치세력과 자본가들은 모루의 든든한 뒷배였습니다.
참고로 룰라는 2003년부터 2011년까지 대통령을 지내며 퇴임 당시 90%에 육박하는 국민 지지를 받았습니다. 룰라의 후계자 지우마 바나 호세프는 브라질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돼서 각종 경제개혁을 단행했습니다.
브라질 우파 정치세력과 자본가들은 정책적으로나 도덕적으로나 노동자당과 경쟁하기 어려웠죠. 방법은 노동자당 정권의 도덕성을 흠집내는 것이었습니다. 확실한 칼잡이가 필요했고, 모루가 적임자로 선택받았습니다.
수사 판사로 직을 바꾼 모루는 2014년 3월부터 ‘라바 자투 작전(세차 작전)’부터 시작했습니다. 브라질 국영 석유기업과 정치권의 정경유착 프레임을 씌웠죠. 이 수사는 우파 세력의 집중적인 여론전에 힘입어 노동자당 정권의 지지율을 떨어뜨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모루는 수많은 전·현직 정치인들을 감옥에 보냈고, 우파 매체들로부터 ‘올해의 브라질인’에 선정되는 등 스타덤에 올랐죠.
이 사건으로 호세프 정권은 상당한 타격을 받았고, 우파 세력은 운신의 폭을 넓히는 데 성공했습니다. 2015년 모루는 민중 진영을 겨냥한 수사를 확대했습니다. 노동자당 출신 전·현직 대통령을 모두 겨냥하기 시작한 것이죠. 모루는 룰라 전 대통령이 대형 건설사로부터 뇌물을 받았을 것이라는 예단을 근거로 표적수사를 벌였고, 이듬해 3월 룰라의 자택 압수수색 및 구속을 단행하면서 도덕성에 치명적인 타격을 줍니다. 자본권력에 흡수된 언론들은 룰라를 부패한 사람으로 만들었고, 여론은 동요했죠.
룰라는 실제로 부패한 정치인이었을까요? 아니었습니다. 모루는 명백히 증거능력을 갖춘 증거들이 아닌 여러 건의 진술을 옮겨쓴 공소장에만 근거해 룰라에게 유죄 판결을 내렸습니다. 룰라는 ‘쿠데타’라고 항변하지만 결국 징역 12년형을 받고 투옥됐습니다. 최초 여성 대통령 호세프 역시 탄핵을 당합니다.
시간이 흘러 룰라는 명예를 회복했습니다. 물증이 나오지 않아 신문기사와 각종 조작된 증언들을 토대로 사건을 엮는 과정이 담긴 모루와 주임검사 간 텔레그램 대화 내용이 공개되면서 말입니다. 결국 지난해 3월 브라질 연방대법원은 룰라에 대한 수사와 연방법원 판결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유죄 판결을 무효로 되돌렸습니다.
그럼에도 모루는 “나의 수사를 정치적 박해로 취급하려는 시도가 있다”, “룰라에 대한 나쁜 감정이 없다”고 당당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습니다.
브라질 사례에서 우리는 교훈을 찾을 수 있습니다. 수사 권력과 우파 정치세력, 자본 권력, 그리고 이들 권력과 결탁한 언론이 힘을 모으면 상대 진영을 만신창이로 만들 수 있다는 것. 그 상대가 민중의 강력한 지지를 받는 권력이라 하더라도 말이죠. 브라질이 아닌 다른 나라라고 예외일 수 있을까요?
이 이야기를 하다보니 떠오르는 사람이 한 명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상상을 해봅니다. 만약 모루가 칼을 휘두르는 세상이 우리 앞에 펼쳐진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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